경기도약,‘창고형·성지’ 약국 허용하려는 공정위 규탄
의약품은 공산품과 다르다...“대국민 사과하라” 공세
정부가 추진 중인 ‘창고형 약국’ 및 ‘성지 약국’ 광고 규제 움직임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경쟁을 제한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서자, 약사사회가 강력히 반발하며 전면전을 선언했다. 보건의료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시장 논리와 가격 경쟁의 실험대로 삼으려 한다는 규탄의 목소리가 거세다.
경기도약사회(회장 이성회)는 14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의약품의 특수성과 공공성을 철저히 외면한 채, 국민 건강권을 단순 소매업 수준의 ‘가격 경쟁 논리’로 전락시킨 공정위의 부당한 개입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공식적인 발표 철회와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이번 갈등은 보건복지부가 약국의 고유 명칭이나 광고에 ‘창고형’, ‘마트형’, ‘성지’, ‘특가’, ‘할인’ 등의 상업적 용어 사용을 금지하는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공정위가 이를 ‘경쟁 제한 규제’로 판단해 제동을 걸자 약사회가 즉각 폭발한 것이다.
경기도약사회는 공정위의 이 같은 결정을 “약사법이 엄격히 금지하는 환자 유인행위를 국가 기관이 앞장서서 방조하는 꼴”이라고 날을 세웠다.
약사회는 “의약품은 필요할 때 복용하는 치료제이지, 저렴하다고 미리 사두는 일반 소비재나 공산품이 아니다”라며 “약국에 ‘성지’, ‘특가’ 같은 수식어가 붙는 순간 오남용은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다수 선량한 동네약국들은 법을 준수하며 가격 광고를 자제하고 있다”며 “과도한 가격 경쟁 유도는 결국 저가·불량 의약품의 유입을 부추겨 동네약국의 폐업을 초래하고,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의료 접근성을 악화시키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약사회는 법리적으로도 공정위의 개입이 보건의료 당국의 전문성을 마비시키는 초법적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약사회에 따르면 공정거래법 제103조에 따른 협의 조항은 시장 독과점을 막기 위한 취지일 뿐,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보건의료 제도를 흔들 수 있는 법적 구속력이나 거부권이 없다. 즉, 공정위의 태클은 ‘단순 행정적 의견 제시’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해외 선진국의 사례도 제시됐다. 프랑스와 독일 등 보건의료 선진국들은 약국 광고법을 통해 의약품 광고 시 지나친 가격 할인 강조나 상업적 유인 행위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심지어 투자회사나 대기업의 약국 소유를 원천 차단하는 ‘약사 소유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는 등 약국을 철저한 ‘공공보건 서비스 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약사회는 복지부의 시행규칙 개정안이 공정위의 제동으로 표류할 위기에 처하자, 입법부인 국회가 직접 나서 법적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약사회 측은 “현재 공정위의 왜곡된 주장과 제도의 허점을 틈타 환자의 합리적 선택을 가장한 ‘창고형·도매형’ 약국과 ‘성지’ 마케팅이 독버섯처럼 번져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약사법 개정안의 즉각적인 통과를 촉구했다.
경기도약사회는 결의를 다지며 정부와 국회에 다음의 3대 요구사항을 강력히 천명했다.
▲보건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해 반대 의견을 즉각 철회하고 국민 앞에 사과▲보건복지부는 약국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입법 예고한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지체 없이 공포·시행▲국회는 창고형 약국 규제 및 편법 유인 행위를 근절할 약사법 개정안을 조속히 심의·의결등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의약품은 결코 흥정의 대상이 아니며, 국민의 생명은 규제 완화의 실험물이 될 수 없다”며 “약국의 공공성을 수호하고 약사 직능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혀, 향후 보건당국 및 공정위와의 갈등이 더욱 확산될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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