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거점도매’저지...지배업체‘이지메디컴’정조준
서울대병원 앞 1인 시위 돌입, 의약품입찰 특혜 이슈로 압박

한국의약품유통협회(회장 박호영)가 의약품 유통 생태계를 왜곡하고 중소 도매업체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대웅제약의 ‘거점도매’ 도입을 저지하기 위한 전면 투쟁에 돌입한 가운데, 이번 갈등의 불씨가 대형 국공립병원인 서울대학교병원의 의약품입찰 특혜 이슈로 전면 확산되고 있다.
유통업계는 실질적인 물류 기능 없이 통행세만 부과하는 거점도매의 폐단과 서울대병원의 입찰 수수료 전가 행위가 모두 대웅제약 오너가 지배하는 구매대행사 ‘이지메디컴’을 배후 연결고리로 삼고 있다는 점을 폭로하며, 유통시장 전반의 불공정 행위를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대외에 공표했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지난 7월 2일부터 박호영 회장을 필두로 서울대학교병원 정문 앞에서 유통업계의 생존권을 건 무기한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했다 . 이번 시위는 단순한 제도 개선 요구를 넘어, 의약품 유통업체들이 수십 년간 대형병원과 간납사 사이에 끼어 강제로 떠안아야 했던 이른바 '전산 통행세'의 구조적 폐단을 사회에 고발하기 위한 결단이다.
■ 서울대병원 입찰 수수료, 20년 넘은 특혜성 의혹
유통업계가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거점도매 저지 투쟁의 전선을 확대한 핵심 원인은, 국공립병원의 특혜성 의약품입찰 구조와 그 이면에 자리 잡은 수수료 의혹에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투명성이 완벽히 보장된 국가 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천억 원에 달하는 소요의약품 입찰을 민간 구매 대행사(간납사)인 '이지메디컴'에 통째로 맡겨 진행하고 있다.
협회는 서울대병원이 이지메디컴의 지분 4.2%가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지메디컴은 대웅제약 그룹 오너인 윤재승 전 회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어, 사실상 대웅제약 그룹의 지배회사 역할을 하는 곳이다.
국공립병원인 서울대병원이 공공 시스템을 완전히 배제한 채 20년이 넘도록 특정 대기업 계열 업체에 입찰을 몰아주는 현 구조는, 대웅제약 거점도매 정책의 실질적 가동 주체와 병원 간의 지분 관계로 얽힌 ‘특혜성’이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 평균 순이익률 0.2%인데 수수료만 0.81%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유착 구조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이 고스란히 약자인 공급 유통업체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통업체들은 이지메디컴 시스템을 거쳤다는 이유만으로 낙찰 가격의 0.81%에 달하는 이용 수수료를 전액 부담하고 있다. 업계는 이를 '부당한 통행세'이자 명백한 갑질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 공급업체들의 평균 순이익률은 고작 0.2%~0.5% 수준에 불과하며, 단지 전산망을 거쳤다고 대행사가 떼어가는 수수료(0.81%)가 더 큰 기막힌 현실이다.
실제로 이지메디컴은 2003년 이후 서울대병원 입찰에서만 23년간 최소 300억 원 이상의 수수료를 챙겨간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2026년에도 약 27억 원으로 추산되는 등 유통업계의 피땀이 독점 플랫폼의 주머니로 고스란히 들어갈 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병원이 부담해야 할 입찰 운영비용을 약자인 공급업체에 떠넘기는 현재의 구조는 명백한 불공정 거래"라며 "공공기관이 앞장서 중소 도매업계의 경영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현실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서울대병원의 궁색한 변명
한편 기획재정부의 시정명령 불이행 여부 질의에 대해 서울대병원 측은 "나라장터에 입찰 대행업체 모집 공고를 올렸으나, 경쟁업체가 없어 부득이하게 이지메디컴과 수의계약을 이어왔다"는 식의 면피성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유통업계는 이를 본질을 흐리는 '요식행위'이자 궁색한 변명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국공립병원으로서 예산을 절감하고 공정성을 기하려면, 나라장터 시스템을 통해 '소요의약품 입찰 자체'를 직접 부치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굳이 중간에 대웅제약 오너 일가와 지분으로 유착된 '입찰 대행사'를 두기 위한 우회 공고를 올린 뒤, 유치 경쟁이 없다는 핑계로 이지메디컴과의 수의계약을 정당화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공급 도매업체들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이 갑질 구조를 타파하지 못하면, 대웅제약 거점도매의 횡포와 대형병원의 통행세 갈취가 맞물려 중소 유통업계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이 극에 달해 있다.
박호영 의약품유통협회장은"의약품 유통산업은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필수 인프라다. 공공의료기관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불필요한 비용을 전가하는 초갑질 구조가 지속돼서는 결코 안되며, 이번 1인 시위는 특정 기관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공 의약품 조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한 유통업계의 절박한 생존 번민이자 호소다. 서울대병원은 의약품 구매체계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국공립병원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사회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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