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일반약도 독 될 수 있다"
감기약·진통제 오남용에 3개월간 부작용 283건 속출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 복용 중인 처방약이나 기저질환에 따라 심각한 이상사례를 유발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흔히 안전하다고 여기는 종합감기약이나 진통제도 자의적으로 복용할 경우 낙상이나 호흡곤란 등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대한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원 지역의약품안전센터(이하 센터)는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최근 3개월간 ‘이상사례 보고시스템’을 통해 전국 약국에서 접수된 일반의약품 부작용 사례 283건을 분석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가장 흔하게 찾는 약물 군에서 부작용이 집중됐다. 가장 많이 보고된 약물 군은 종합감기약, 경구 항히스타민제, 코막힘을 완화하는 비충혈제거제 등이 포함된 ‘호흡기계 약물’이었다.
이어 경구용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와 파스류를 포함하는 ‘근골격계 작용 약물’이 뒤를 잇달았으며, 비타민제와 위장약 등 ‘소화기관 및 대사 약물’ 순으로 다빈도 부작용이 접수됐다.
구체적인 이상사례 유형으로는 소화불량, 오심(구역질), 복통, 변비 등 ‘위장관 장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감기약 등에 포함된 성분으로 인한 졸음, 불면, 수면장애 등 ‘정신 장애’ 증상과 가려움증(소양증), 발진, 홍반, 안면부종 등 ‘피부 및 피하 조직 장애’도 주요 부작용 유형으로 확인됐다.
실제 약국 현장에서 수집된 사례들은 일반의약품 오남용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기존에 항우울제를 복용 중이던 한 환자는 약국에서 구입한 일반 감기약을 함께 복용했다가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낙상하는 아찔한 사고를 당했다.
또한, 과거에 목이 붓는 인후 부종 병력이 있던 또 다른 환자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일반 진통제를 복용한 후 급격한 인후 부종과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 병원 응급실로 긴급 이송되어 조치를 받기도 했다.
실제 현장 사례를 보고한 서울 스마일약국의 김태용 약사는 “소비자들은 일반의약품이 비교적 안전하다고 인식해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기존 처방약과의 상호작용이나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 위험이 늘 존재하는 만큼, 유통 최전선인 약국에서의 전문가 중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최은경 지역의약품안전센터장은 소비자들이 약을 고르는 습관을 바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센터장은 “종합감기약, 진통소염제, 비타민제 등은 대개 여러 성분이 섞여 있는 복합제이기 때문에 환자가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복용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가장 안전하게 약을 복용하기 위해서는 일반의약품을 선택할 때도 자신이 앓고 있는 기저질환, 현재 먹고 있는 병용약물, 과거에 겪었던 약물 이상반응 병력을 약사에게 먼저 적극적으로 알리고 세심한 복약상담을 거쳐야만 안전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고 강력히 당부했다.
한편, 대한약사회 지역의약품안전센터는 일선 약국가와 협력해 일반의약품 부작용 사례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약사의 전문적인 스크리닝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이상사례 보고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해오고 있다.
이번 조사는 약국 현장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일반약 안전 관리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공론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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