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도서

공병호 씨의 서재

jean pierre 2009. 3. 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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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서재는 지식을 만드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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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읽는 책들을 우선순위로

제 서재는 책을 읽는 공간이자 생각하고 창조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제 모든 일상이 바로 이 공간에서 이루어집니다. 처음에는 온 집안에 책들이 그냥 흩어져 있었습니다. 책은 꽤 많은데 수납하는 공간이 따로 없다 보니, 책을 찾는 과정이 무척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원하는 책을 찾는데 드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책을 읽고 쓰는 시간 외에 불필요한 과정이 자꾸 생기더군요. 그래서 현재와 같은 분류 체계를 만들어서 서재를 정리하게 되었어요.
제 서재 구성은 일반 도서관의 방식과는 조금 다릅니다. 제가 많이 읽는 책들을 우선순위로 정리하죠. 보통 도서관에서 사회과학, 인문과학 등의 식으로 분류 한다면, 저는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이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춰 분류를 하였어요. 예를 들면 제가 가장 많이 읽는 장르를 1번, 2번으로 나누고, 다시 자기경영, 리더십, 역사, 기업경영, 인문소설 등의 장르를 나눠 거기에 따라 책마다 일련번호를 부여했습니다. 그리고 새로 들어온 책들은 한편에 모아두었다가 1년에 2번 정도 다시 분류하여 바코드 작업을 합니다. 이렇게 서재를 구성하다 보니 컴퓨터에 찾는 도서명만 치면 바로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어서 정말 편합니다. 서재에 책이 필요한 손님이 와도 헤매지 않고 쉽게 책을 찾아줄 수 있어 더더욱 좋습니다.

음식을 천천히 씹어먹는 것처럼

책도 천천히 읽어야 하는 책, 빨리 읽어야 하는 책이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실용도서는 목차를 먼저 보고 그 다음에 중요한 대목을 보고 다시 처음부터 정독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렇게 하면 내가 읽고 습득해야 하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승전결이 있는 소설은 차근차근 앞장부터 읽어나가면서 생각을 이어 나가고, 또 마음을 다듬는 책들은 음식을 씹어먹듯이 천천히 한 구절구절을 느끼고 되새기면서 마음으로 읽어야 합니다.
어떤 책이든지 그 안의 한 문장이 자신의 마음에 진동을 줄 때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두드리는 글귀를 만난다면 절대 놓치지 마세요. 천천히 되새기면서 사유하고 언젠가 읽었던 다른 책들과도 연결해 보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소중한 정보와 감동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얻게 된 지식은 영상매체를 통해 일방적으로 주입된 것이 아닌 ‘나의 지식’이 되는 것입니다. 책은 그냥 읽으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스스로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창조해야 자신의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자서전을 소설처럼 읽습니다

저는 사람과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그래서 자서전을 굉장히 좋아 하는데, 제가 자서전을 즐겨 읽는 또 다른 이유는 한 사람의 불행했던 시절과 역경을 헤쳐 나가는 이야기에 공감이 갈 뿐 아니라, 그 감동과 더불어 생생한 지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자서전이나 평전을 마치 소설같이 읽습니다. 그것이 바로 인간 드라마이니까요. 특히, 미국 작가들의 자서전은 매우 솔직해서 좋아하는데 자신의 어린 시절 비행이나 불행 등 부끄럽게 여겨질 수 있는 부분 까지도 아주 과감하고 솔직하게 털어 놓아 인간적으로 더 공감이 되고 흥미를 주는 것 같습니다. [IBM의 창업자와 후계자]는 꽤 오래 전에 나온 책인데, 제가 무척이나 감정이입이 되어서 읽은 책입니다. IMB창업자 아들의 젊은 날의 방황과 그것을 기다려 주는 아버지의 이야기죠. 특히 아들에게 기차에서 화장실을 이용하고 꼭 사용한 자리를 깨끗이 닦고 나오게 하거나, 호텔에서 발렛 파킹을 할 때도 남들보다 돈을 더 주게 가르치는 창업자 토마스 왓슨의 교육 방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버지는 이래야 하는구나’ 하고 느꼈지요. 이렇게 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신이 가장 궁금한 것부터 시작하세요

제가 특별히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나거나 똑똑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 저의 경쟁력은 바로 호기심 입니다.‘저것은 왜 저럴까?’, ‘와! 저거 대단하다’ 이렇게 늘 궁금해 하고 감탄합니다. 길거리에서 간판을 보든, 어느 기업 사장실에 들어가든 주위의 모든 것을 관찰하고 그것에 대해 알고 싶어 합니다.이러한 호기심이 제가 책을 쓰게 되는 큰 원동력이 됩니다. 제가 쓴 책들의 절반이 모두 저의 궁금증에서부터 시작했으니까요. 하지만 궁금한 것에서 끝나면 안 됩니다. 그 궁금한 것에 대한 정보를 얻었으면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독서가 주는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가 바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니까요. 기획자이건 디자이너건 장사를 하는 사람이건 다 자기에게 필요한 정보가 있습니다. 때문에 독서를 통해 정보를 얻고, 그것을 스스로 생각하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직 독서가 어려운 분들에게는 어린아이와 같은 독서를 권하고 싶습니다. 자신이 가장 궁금한 것부터 시작하세요. 그것은 과학이 될 수도 있고, 투자 방법이 될 수도 있고, 요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단지 베스트셀러이기 때문에 ‘남들도 이 책을 읽는다더라’ 하고 시작하면 책 읽는 것이 너무 재미없고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어요. 또 글씨가 작고 두꺼운 책보다는, 그림이나 만화가 있는 쉬운 책을 먼저 접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은 사람을 바꾸는 가장 큰 힘

우리가 어렸을 때는 부모님을 통해 잘한 일에 대한 칭찬도 듣고 부족한 것에 대한 가르침이나 잔소리도 듣게 되는데, 그것이 사람을 훌륭하게 자라나게 하는데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면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내가 잘 살고 있는지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조언도 얻기가 어려워지죠. 제가 책을 많이 읽는 이유는 바로 책을 읽음으로써 스스로를 칭찬하기도 하고 반성하기도 하면서 더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이 세상 다하는 날까지 끊임없이 진리를 추구하고, 구하고, 실행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제가 바라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지식을 얻고 다시 만들어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나누는 활동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에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새로운 기회나 희망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지식은 사람을 바꾸는 가장 큰 힘입니다. 저는 그러한 지식과 지혜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용기와 열정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것이 바로 제가 꿈꾸는 인생이자 존재의 이유인 것 같습니다.그래서 저는 나중에 노년이 되도 전혀 무료할 것 같지 않습니다. 아직도 읽어야 할 책들이 무척 많고 제가 해야 할 일도 넘쳐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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