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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약사 패러다임②좁아드는 약사 입지‥10년 뒤 사라질 직업?

jean pierre 2012. 7. 2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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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아드는 약사 입지10년 뒤 사라질 직업?

 

제도·환경 급변에 혼돈정체성 점차 잃어

IT융합활용도 따라 양면성

 

환자들이 처방전을 가져오면 약국 카운터 뒤에 로봇이 앉아 있는 것을 보게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의료원은 최근 두 군데 병원에 자동화되고 로봇에 의해 컨트롤되는 약국을 도입했는데 속도나 업무효율 면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네요. 게다가 최근 새로운 약국에서는 컴퓨터가 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의료원의 의사가 발행한 처방전을 전산망을 통해 받아 로봇이 약을 고르고 포장하여 개인의 복용량에 따라 조제한다고 하니이 시스템이 상용화된다면 약사라는 직업이 정말 사라질지도 모르겠네요.”

 

이는 2020년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직업을 다루는 미국NBC의 프로그램에 나온 내용이다.

 

이 내용 대로라면 약사의 수명은 얼마 남지 않았다. 실제로 이 예상이 현실화되진 않겠지만 그만큼 약국, 좀 더 엄밀히 말하면 약사의 환경이 결코 장밋빛 전망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최근 약사라는 직업은 급변하는 환경적 변화를 맞아 제대로 적응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사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약사라는 직업은 상당히 촉망받는 직업이었다.

 

동네 곳곳에 위치한 약국들은 처방과 조제를 함께 하면서 호황을 누렸다.

 

약대를 나와 약국을 차리면 제약사들이 약을 싸들고 왔고 사실상 큰 돈 없이 약국을 오픈할 수 있던 시기다.

 

그러나 경쟁이 심화되면서 90년대 중반부터 가격경쟁이 벌어지고 이는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으며 이후 분업이 되면서 처방권은 모두 사라졌고 약은 과반 수 이상이 전문 약으로 전환됐으며 의료기관에서 나오는 처방전에 매출의 대부분을 기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사실상 매출의 대부분이 처방전에서 나오다 보니 이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약국 간 쟁탈전은 치열했으며 이는 약국간의 깊은 갈등으로 표출되기도 했다.

 

처방전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약국의 생존이 달려있다 보니 약사로서 갖춰야 할 자질은 뒷전이고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처방이 많이 나오는 의료기관을 찾아 다니는데 열심이다.

 

여기다 조제를 좀 더 빨리 할 수 있도록 IT기술의 급속한 발달과 더불어 약국에도 자동조제기가 급격하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특히 분업이 되면서 급속도로 컴퓨터와 인터넷이 약국가에 정착되면서 약국의 IT화는 대세로 변했다.

 

과거 지향형 탈피해야

 

이게 약국과 약사에게는 藥이자 毒이 됐다.

 

그만큼 조제 속도는 빨라지다 보니 조제건 수 증가에만 공을 들이는 상황이 증가했고 이는 다시 말해 약사의 기본인 복약지도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조제건수가 곧 수익으로 직결되는 상황에서 경영적인 측면에서 쏠리는 것이 인간의 기본 심리일 수도 있겠지만 약사가 '국가에서 부여받은 면허자'라는 점에서 본다면 기본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일반 약 약국외 판매 논란 때 국민들이 약국에 쏟아낸 비판의 주된 라인을 구축했고 이것이 사실인 이상 약사회 측은 설득력 있는 대응이나 반박을 하지 못했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 국민들이 약사라는 직업에 대해 만족이나 신뢰를 가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약을 약국에서만 팔도록 한 이유도 약사라는 전문 라이선스를 부여해 환자에게 약에 대한 안전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기 위함인데 현재 상황을 보면 약국과 약사의 그런 역할은 많이 무너지고 있는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약사의 역할과 필요성 등에 대한 부분에 대해 설득력 있게 논리를 펼 수 있겠지만 그런 이론을 현장에서 국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폭이 매우 좁다보니 국민으로서는 "그럴 바에야 구입이라도 편하게 해달라"고 요구 하는 게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여러 요소들을 들여다 보면 사실상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기 보다는 엄밀히 말하면 약사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곧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할 만큼 약국(약사)의 현실은 정도에서 벗어나 있는 부분이 다소 있다.

 

일부에서는 이런 약사의 현실을 끓는 물속의 개구리와 같은 상황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약사들만 탓할 수 없는 부분 또한 사실이다.

 

약사의 사명이나 윤리도 중요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의 논리도 결코 간과해선 안 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제도적인 장치나 시스템 적인 부분에서 뒷받침이 안 되면 자본주의 경제 논리에 의해 자연히 경쟁이 발생하게 되고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고 그에 따른 시대변화도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약사들의 마인드도 변화를 같이 해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갑작스런 제도와 환경,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약사들도 큰 혼돈에 휩싸여 있는게 사실이다.

 

사실상 시대 흐름에 따른 패러다임의 변화는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와 트렌드가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약사로서의 정체성을 일단 확고히 해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국가로부터 면허를 부여받은 전문자격사인 약사가 정체성이 없다면 늘 외치던 직능도 사실상 기대해선 안되는 게 맞다.

 

그러나 약사들은 상당수가 정체성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 이를 바로잡는 노력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더불어 패러다임의 전환이 뒤따라야 한다. 이에 일반약 약국 외 판매와 맞물려 상당한 혼선을 겪고 있는 약사들의 정체성 확립과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 모색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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