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것을 채워나가는 공간, 즉 학교입니다. 청소년기에 다니던 학교를 선생님한테 기초를 배우는, ‘학’(學)의 과정이라고 하면, 학교를 마치고 밖에 나와서는 ‘습’(習)을 해야 합니다. ‘습’은 배운 것을 가지고 날아가는 것을 몸에 익히는 과정인데, 그때는 스스로 하는 수 밖에 없어요. 이를 위한 학습 공간이 서재죠. 한 권 한 권의 책이 스승이고, 또 그 책을 쓰신 분들이 다 선생님이니까 서재라는 것은 사실 학교죠. 병원의 서재에는 철학, 문학 책이 많습니다. 실용적인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 병원에서, 저 책들을 읽으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마음을 풀거나 감수성을 호흡할 수도 있게 되죠. 안동 집의 서재가 주된 서재인데, 그곳의 책들은 30세 이후부터 두루두루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모은 책으로,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