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정책

가정내 잔여 마약류의약품 발생 비율 53.7%

jean pierre 2025. 3. 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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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내 잔여 마약류의약품 발생 비율 53.7%

경북대병원. 용인세브란스 외래 환자 167명 대상 조사

다양한 발생 사유...위험성 고려 정부차원 관리대책 시급

우리나라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받아 복용한 환자들의, 가정내 잔여마약류 의약품 발생 비율이 53.7%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북대병원 약제부와 용인세브란스병원 약제팀이, 지난해 7월부터 11월 30일까지 외래 방문환자 167명을 대상으로 상담한 결과로, 전체 167명중 90명이 잔여 마약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조사 결과를 정리해, 병원약사회지 42권 1호에 실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표한 2023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현황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2.6명 중 1명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았으며, 2023년 의료용 마약류 처방환자 수가 1,991만명으로 확인되는 등 의료용 마약류 사용이 증가하고 있어, 이에 따른 잔여의약품 처리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약류 의약품의 경우, 처방 이후 관리는 사실상 제도권 밖에 있는 것이어서, 그 위험성에 비해 관리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그 위치가 가정이라는 점에서, 위험한 마약류 의약품인 펜타닐 패치등에 대해 가족이 임의복용후 사망하는 사례도 발생하는 만큼, 관련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식약처 위탁으로, 대한약사회가 가정내 의료용 마약류 수거. 폐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경기도, 2023년 경기도 부천시 소재 약국 중심으로 수행하던 사업을 2024년에는 경기도 부천시 외에 전국 6개 광역시(인천, 대구, 부산, 대전, 울산, 광주)의 종합병원 인근 약국으로 확대했다.

2024년에는 처방받은 후 실제 가정에 남은 마약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하여, 한국병원약사회와 함께 ‘종합병원-문전약국 연계 모델’을 추가하기로 하고, 참여 병원을 모집한 결과, 지역 거점 병원인 경북대학교병원이 최종 선정되었으며, 병원 앞 문전약국 6개소를 마약류 수거약국으로 지정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조사 환자의 대부분이 고령층으로, 마약류 의약품을 복용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인지도는 높았으나, 73%의 환자는 60대 이상으로 잔여 마약류에 대한 정확한 정보전달시, 실물과 처방내역을 일치시키는 부분에서 반복적으로 설명을 해야해서, 상담 진행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젊은 환자군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 성별은 남자 65.3%, 여자 34.7%였고, 상병이 다양하여 암성통증과 비암성통증으로 분류하고, 비암성통증은 다시 복합부위통증증후군과 신경 손상(신경병증성 척추병, 척추 손상 등), 장기이식, 기타 질환(HIV, 급성심근경색, 췌장염 등)으로 분류하였다. 

질환군별로 처방량과 잔여량을 조사한 결과, 암성통증 환자의 처방량이 많았고, 잔여 비율도 전체적으로 높았다. 

마약류를 마약과 향정으로 나누고, 마약성진통제를 지속형과 속방형으로 나누어보면, 질환별로 통증 관리를 위한 약물 처방이 다르게 이루어지고, 그에 따라 잔여약의 비율도 달라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돌발성 통증이 많은 암성통증, 신경 손상에서, 속방형 마약성 진통제가 지속형 마약성 진통제의 각각 12배, 2배 가까이 처방되고 있었고, 개인별 처방량은 362.4개, 514개에 이르고 있었다. 

이중 속방형 마약성 진통제는 환자가 통증 강도에 따라 스스로 조절하여 사용하도록 처방된 약으로, 실제 환자들은 ‘견디기 힘든 통증’에만 사용하는 등, 약물 의존성과 중독을 염려하여 약물사용을 최소화한다고 응답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로 인해 통증관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잔여약이 남는 원인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들 환자에 대해 마약 처방 시 마약류 사용법. 특히, 필요 시 사용 마약에 대해 약사의 체계적인 환자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체적으로 잔여약 발생 사유를 살펴보면 필요 시 복용(60.9%), 증상 완화 및 해소로 인한 약물 중단(14.1%), 의존성, 내성, 부작용 발생 우려로 인한 사용 자제(9.4%) 등의 순이었다. 

이 중 증상이 완화되거나 해소된 환자들의 경우, 현재 의료현장의 진료 시간이 짧아,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경북대병원 약제부는, 약사가 참여하는 다학제 팀 의료 활동(마약류 스튜어드십)은, 환자별 마약류 사용요구도를 검토하고, 장기 사용에 따른 의존 및 중독 위험을 모니터링하는 등, 마약류 사용에 따른 위험 완화에 반드시 필요한 활동으로, 잔여 마약류의 안전한 폐기까지 포함하여 전문가팀의 중재 활동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마약류 의약품 잔여비율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모색될 수 있다.

그 중 다제약물관리의 일환으로, 입원 및 퇴원 시 약물검토 및 조정을 거쳐 예방할 수 있지만, 현재 다제약물 시범사업을 상시로 운영하는 의료기관의 수가 한정적이며, 병동전담약사에 대한 제도적 지원은 전무한 상태에서 모든 의료기관이 이를 시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사례로 마약류 의약품이 남을 수 있으며, 의료기관과 약국에 폐기하도록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에게도 교육을 시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시범사업 진행 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참여 약사들은 국민 대상의 마약류 관련 지식과 오남용 위험성 교육 및 홍보, 그리고 마약류 수거·폐기에 참여한 환자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지적하였다고 강조했다. 

조사팀은 가정 내 의료용 마약류 수거·폐기 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교육과 캠페인을 통한 인식 개선이 선행되어야 하며, 마약류 처방환자 교육 시 해당 약품을 반드시 본인만 사용하도록 하고 , 가족 등 타인이 사용할 경우 치명적인 부작용과 중독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리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수거·폐기에 대한 보상책을 제도적으로 지원하여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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