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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 사회적 역할론 공감대 형성
단위약사회, 지역사회 속 약사활동 강화
직능회복·인식강화 등 失 보다 得 많아
약사라는 직업은 수 평 내지 크게는 100평 안팎의 공간에서 하루종일 근무해야 하는 고달픈 직업이다.
근무공간이 좁다는 점에서는 일반 다른 내근 직장인들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그 공간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특히 조제실 내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약사들로서는 바깥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조차 가늠하기 어려 울 때가 많다. 바깥세상과 교류하고 약사들의 직능이 어떻게 가늠되고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이런 상황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세상이 급변하고 있고 약사의 직능이 점차 위협받고 있으며 국민들 사이에 약사들에 대한 역할론이 그저 약국에서 처방전을 가져다 주면 하얀 가운 입은 약사가 처방전에 의해 약을 포장해 주는 정도로 인식되는 경우가 점차 늘어가는 상황이 지속되자, 약사들 사이에서 자성론 내지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분업이 되면서 그런 기능들이 대부분 사라졌다. 약국을 제집 드나들 듯, 약사들 상담사나 조언자 역할로 삼던 국민들이 이제 처방전이나 들고 가서 조제나 해가는 곳으로 전락해 간 것이다. 한마디로 약을 처방전에 의해 조제해 주는 역할 그 자체로 점점 업무가 좁아드는 것을 약사 스스로 실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어떤 약사는 "마치 분업이후 약 조제 포장기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이며, 내가 이런 역할이나 하려고 힘들게 약학대학을 졸업했는가 싶은 자괴감이 들기도 하다"고 스스로를 비하 하기도 했다.
◆정체성 회복
약사 스스로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분업이후 첫 직선제 회장으로 선출된 원 희목 대한약사회장은 이런 약사들의 자괴감 내지 직능 훼손을 극복하기 위해 임기 내내 회무의 역점을 약사 정체성 확립에 두고 회무를 추진했다.
약사의 직능이나 정체성은 약사 스스로 만들어 나가고 지켜나갈 때 확립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원 회장은 회무 기간동안 틈만 나면 이를 설파했다.
누가 뭐래도 약의 조제는 약사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고 이것이 법으로 보장돼있는 만큼 이 자체에 배타성을 가진 것에 자긍심을 갖고 국민들에게 약사로서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된다는게 원 회장의 주장이다.
안타까운 것은 분업이후 약사들의 이런 자괴감은 하나둘 더 쌓여만 갔고 약사의 직능이 점차 훼손되어 가는 것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하나둘 세상으로 눈을 돌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물론 분업 이전에도 일부 약사들이 임의단체 형식을 통해 사회에서의 약사의 역할론을 주창하며 활동한 경우는 있지만 요즘처럼 일선 약사들까지 대대적으로 마치 붐처럼 사회에서의 일정부분 역할을 위해 나서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런 약사들의 움직임은 현재처럼 조제실내지 약국에서만 박혀서 처방을 들고 오는 환자나 상대하는 방식으로는 과거처럼 약국을 찾는 국민들과 대화는 고사하고 복약지도나 겨우 하는 정도의 수준밖에는 약사를 알릴 방법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회 속으로 걸어 들어가 국민들과 직접 부딪히면서 약사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국민들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 사람들인가를 제대로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對民관계 재정립 필요
특히 각 분회단위 약사회 차원에서 진행되는 약사의 사회 속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마치 붐을 이루듯 많다.
학교를 비롯한 기업체, 관공서에서의 강의, 사회 곳곳에 산재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무료투약 봉사활동, 그 외의 여러 이웃을 위해 다양한 인보 사업, 가정내 폐의약품을 수거하기 위한 활동, 약을 국민들이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위한 여러 가지 활동 등 약사로서 그 직능을 활용하고 사회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약사상을 심어주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분업 이후 약국들이 대형화되고 조제업무가 급증하면서
◆부천시약 소속의 한 약사가 관내 학교에서 건강강의를 하고 있다.
경기도의 한 분회에서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 약사는 "약국을 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정체되어 있거나 약사라는 직업에 자괴감을 느낀 경우가 많았다. 고객들은 약사라는 존재에 대해 인식을 하고는 있었지만 그저 약을 조제해 주는 존재로만 여기지 다른 의미는 부여하지 않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무언가 약사와 시민과의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성이 절실하게 느껴졌다는 것.
◆일선약사 참여필요
과거처럼 이런 저런 아픈 곳을 이야기하면서 때론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좋은 상담자로서 조언을 구하기도 했지만 분업이후에는 그저 처방전을 들고 와 자리에 앉아 기다리거나 일반 약을 사러오는 정도로 시민과의 접촉기회가 줄어들었다는 것.
특히 약사입장에서도 처방전이 많은 약국의 경우 처방전을 받아 조제실로 들어가기 바쁘지, 이전처럼 약사가 환자를 맞아 대화로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졌다고 이 약사는 밝혔다.한마디로 약사의 사회적 역할론을 수행할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냥 조제실에서 처방전이나 열심히 받고 수익이나 높이면 그만이겠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경제적 부분 못지 않게 사회적으로 자신이 가진 직업에 대해 자긍심을 갖는 것 또한 무시못할 부분이다. 때론 그런 것이 없으면 보람도 없거니와 스스로가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에 자기 비하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분업전후 회장직을 수행한 김 희중 전 대한약사회장은 분업을 전후해 약사사회에서 이런 자괴감과 사회적 직능의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일보와 함께 약사의 사회적인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전개하면서 사회 속에서 약사의 존재론을 심어주는 노력을 기울였었다. 그러나 약사회 중앙회 외에는 분업직후 약국환경이 안정적인 상황이 아니어서 참여도가 낮아서 큰 효과를 거두기 힘들었다.
메디코파마뉴스(www.dailymd.com) 김종필 기자(jp112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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