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명령하는 지도자는 가장 하수…'感性의 수프'로사람을 움직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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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지능 전도사' 대니얼 골먼의 '리더들을 위한 충고'

"유기농 혹은 그린마케팅은 신기루…에코지능 키워 똑똑한 소비자가 되라"

1995년 세상에 나온 책 〈감성지능〉은 전 세계 30여개 언어로 번역돼 300만권이 넘게 팔렸다. 15년이 지났지만, 감성지능 이론은 교육과 비즈니스 현장에서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의 학교들은 '사회 감정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어 감정을 이해하고 다스리는 훈련을 시키고 있고, 싱가포르는 아예 국가 차원에서 감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니까 '감성지능(EQ)'의 전도사 대니얼 골먼 박사는 잠자고 있던 또 하나의 세계를 깨운 주인공인 셈이다. IQ라는 돋보기만으로는 초점이 맞지 않던 세계에, EQ라는 다른 렌즈를 들이대 원근과 입체감을 준 것이다.

EQ는 기존의 교육 방법을 바꾸었고, 부드러운 리더십과 코칭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2008년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 20명 중 8위로 꼽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포브스와 타임에 발표되는 '세계의 사상가 50인(Thinkers 50)'에도 포함됐다.

〈감성지능〉과 〈사회지능〉에 이어 최근 〈에코지능〉이라는 신간을 내놓고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골먼 박사를, Weekly BIZ가 뉴욕에서 만났다. 그는 '그린 마케팅'이 범람하는 시대에 이를 한마디로 '사기(scam)'라고 혹독하게 비판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보다 똑똑한 '에코지능'을 촉구했다.

인터뷰는 뉴욕 맨해튼의 한 레스토랑에서 다른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진행됐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녹음기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자 골먼 박사는 "주변이 좀 시끄럽지 않으냐"고 걱정하면서 "나도 저널리스트이기 때문에 그런 애로 사항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했다.
그는 12년 동안 뉴욕타임스에 뇌와 행동과학에 대해 많은 글을 썼으며, 타임지에 기고한 글로 두 차례 퓰리처상 후보에도 오른 적이 있다.

'EQ의 아버지'를 만났기에 우선 "IQ와 EQ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부터 물었다. 골먼 박사는 "문턱을 넘는 데는 IQ, 문턱을 넘어서면 EQ가 중요하다"고 명쾌하게 정리해 주었다.

―〈감성지능〉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죠. 책이 나온 뒤, 전 세계 EQ가 좀 올라갔다고 보십니까.

"대기업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은 비즈니스 리더십에서도 EQ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중요한 것은 테크니컬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다루는 '휴먼 전략'이지요.

조직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변연계(대뇌 피질 속에 있는 백색질로 구성된 회로의 부분)의 열린 고리 구조가 계속 상호 작용을 하면서 '감정의 수프' 같은 것이 만들어집니다. 그 수프에 가장 강한 맛을 내는 조미료를 넣는 사람이 바로 리더입니다.

리더의 감정이 부하 직원에게 지시하는 어조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도미노 파장을 일으키면서 회사 전체의 감정 기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지요."

그는 "리더가 최상의 성과를 이루려면 사람들로부터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내야 한다"면서 그것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 문화를 바꾸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최고 경영진의 문화가 바뀌어야 하며, 무엇보다 사람들의 감정적 재능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비즈니스 리더들로부터 자문을 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겠군요.

"유럽·일본·중국·말레이시아·도미니카 공화국·아랍에미리트 등에서 초청이 와 방문했습니다. 한국에는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EQ라는 안경을 쓰고 볼 때, 어떤 리더십이 좋은 리더십이라고 볼 수 있나요?

"가장 좋은 리더십은 비전을 가진 리더십(그의 책 〈감성의 리더십〉에서는 '전망제시형 리더십'이라고 부른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목표를 가지고 사람들을 움직이는 사람이죠. 비전이 있는 리더 밑에서는 따르는 사람들이 미래의 목표를 공유하므로 일을 할 때 자발적으로 움직입니다.

구체적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일일이 상관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스스로 어떻게 할지 판단하는 것이죠. 지금 무슨 일을 하든 중요한 게 무엇인지 매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납니다. 두 번째로 좋은 리더십은 경청하는 리더십(민주형 리더십)입니다.

반면 가장 안 좋은 리더십은 독재자(지시형 리더십)입니다. '내가 보스니까 내말대로 하라'는 식으로 명령을 내리는 식이죠. 사람들은 이런 리더를 싫어합니다. 겉으로는 따라하지만, 속에서는 저항하죠."


―저서 〈감성의 리더십〉에서 분류한 리더십의 6가지 유형 가운데 상명하달식의 '지시형 리더십'이 나쁜 리더십이라는 것에는 공감이 갑니다. 하지만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선도형 리더십'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선도형 리더는 자신이 설정한 목표에만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그렇게 하기를 요구합니다.

리더십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성과에 집착해서 사람들을 지나치고 몰아붙이고 그 결과 오히려 조직원의 기력을 소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런 리더는 사람들의 불만이 차츰 고조되고 있다는 걸 잘 눈치 채지 못합니다. 대개 기술자가 관리자로 승진한 경우에 이런 유형이 곧잘 나타나는데, 이를 피터의 법칙(Peter Principle·승진과 업무 수행 능력이 비례하지 않는 경우)이라고 하지요."


―현재 세계의 지도자들 가운데 누가 가장 감성지능(EQ)이 높은 것으로 보시나요.

"(잠시 생각한 뒤) 달라이 라마에게 특별히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주 여러 상황에서 그를 볼 기회가 있었죠. 하지만 아직도 그의 감정적 차원을 이해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남아공의 투투 대주교도 영감이 있는 지도자로 높은 EQ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맨 가운데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을 창업한 허브 캘러허 전 CEO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EQ는 IQ처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지표가 없어요."


―금융위기 이후 많은 사람이 월가의 탐욕을 지적합니다. 월가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EQ가 부족했던 것은 아닌가요.

"개인적인 탐욕이라기보다는 자본주의 사회의 시스템 문제가 원인이라고 봅니다. 금융시장에는 다른 사람에 대한 동정이 없습니다. 암묵적으로 '내가 먼저'라는 가치에 경도되어 있는 거죠. 그러나 보다 나은 경제 시스템은 개인의 이해와 집단적인 이해 간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회장이 "우리는 신(神)의 일을 한다"는 발언을 하는 바람에 반(反)월가 정서가 악화됐었죠.

"그 경우는 EQ가 높다고 할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감정 이입이 전혀 없기 때문이지요. 월가가 초래한 위기로 인해 수백만명의 생존이 위태로워졌는데 그런 말을 하니까 받아들여질 수가 없는 겁니다."

―어떤 때 IQ가 작동하고, 또 어떤 때 EQ가 중요한 것인가요.

"IQ는 어떤 영역에서든 직업을 얻고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기술과 수학, 언어적 기술을 배우는 교육은 매우 중요합니다. 문턱(threshold)을 넘어서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죠. 모든 사람이 배워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일단 문턱을 넘은 뒤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뛰어난 게 중요해집니다. EQ는 바로 이때 필요합니다. EQ는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을 평균적인 사람과 구별하는 능력입니다."


■EQ는 높고 IQ는 낮은 존재가 정치인?

―IQ는 높은데 EQ가 낮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IQ가 높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매우 뛰어난 성과를 낸다는 것을 의미하죠. 컴퓨터 앞에서 몇 시간씩 혼자 일해서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는 식이죠.
 
하지만 IQ만 높고 EQ는 낮은 사람이 어느 회사의 직원이라면 고객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길 소지가 큽니다. 상대방의 말은 듣지 않고 자기 얘기만 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죠."


대니얼 골먼 박사는 자신의 연구가 불교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골먼 박사(오른쪽)가 2008년 미국을 방문한 달라이 라마와 함께 토론회에 참석해 청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AP
―반대로 EQ는 높은데 IQ가 낮은 사람에겐 어떤 일이 벌어집니까.

"그런 사람들은 정치가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웃음) 그런 종류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상대하는 직업에서 매우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일즈 분야 같은 곳이죠."

■인터넷이 EQ에 미치는 영향은 양면적

―인터넷 시대에는 대면(對面) 접촉이 줄어듭니다. 이런 트렌드가 젊은 세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장점으로는 웹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형태가 생겨나고 있고, 현재 젊은 세대들은 이를 매우 효과적으로 이용해 소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단점은 대면 접촉이 꼭 필요한 상황이 여전히 많은데, 그런 경우에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 아무래도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컴퓨터에 혼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대면 접촉의 시간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대면 접촉을 통해 발달되는,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 떨어지는 거죠. 따라서 학교에서 이런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감성지능과 사회지능(SQ)이 실제로 개발될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교육을 하고, 기업들은 리더십 코치를 고용해서 리더들이 더 잘 경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이런 능력이 개발될 수 있는 것은 '신경의 변화성(plasticity)' 때문입니다. 두뇌는 경험을 통해 일생을 통해 변화합니다. 일부는 죽고, 일부는 성장하고, 강화되죠. 멘탈 트레이닝이나 육체 훈련과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사람을 변화시키기는 참 어렵지 않습니까.

"사람을 변화시키기 어려운 이유는 사람들이 변하길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게으르니까요. 따라서 가장 첫 번째 할 일은 동기 부여입니다. '진짜로 변하고 싶은가'라고 묻는 것이죠.

예를 들어 사업가의 마인드를 바꾸려면 '내 사업이 잘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리더십을 고쳐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EQ의 창시자이신데, 박사님 스스로는 EQ를 향상시키기 위해 어떤 훈련을 하시나요.

"아내를 통해서 훈련합니다. 아내가 불평하면 내가 고쳐야 된다는 동기 부여가 되고, 좀 향상이 되면 아내가 행복해하죠.(웃음) 나는 조직 속에서 일하는 게 아니라 집에서 일합니다. 하지만 두뇌는 집이든 직장이든 구별하지 않죠. 어디서든지 배울 수 있습니다."

―성격과 EQ는 어떻게 다른가요.

"성격은 주로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 기질을 의미합니다. (그는 이 대목에서 기자의 아이들이 몇살이냐고 물었다. 미국 나이로 각각 13살과 10살이라고 대답하자, 둘의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언제 알았느냐고 다시 물었다. 기자는 "태어나면서부터 달랐다"고 대답했다.)

"맞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다르죠. 같은 가정에서 자라지만, 서로 다른 성격을 갖고 있는 거죠. 성격은 대부분 유전자에 의해 결정됩니다. 반면 EQ는 대부분 환경에 의해 결정됩니다."

―하지만 제 딸과 아들을 비교하면, 딸의 EQ가 더 높은 것 같은데요.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안전할 것 같습니다. EQ는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 작용입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험이 EQ의 발달에 좀 더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죠. 유전자는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EQ는 경험에 의해 변합니다."

―EQ는 어린 나이에 상당 부분 결정되지 않나요.

"맞습니다. 어릴수록 이를 조절하는 두뇌가 발전하기 쉽죠. 대략 20대 중반까지입니다. 따라서 어린아이부터 20대 초반까지가 일차적으로 바로잡아줄 수 있는 기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후에는 이미 형성된 나쁜 습관을 헐어버리고 새로 배워야 하기 때문에 어렵죠. 더 강한 동기 부여가 필요합니다."

감성지능의 주인공이지만, 정작 골먼 박사와의 인터뷰는 그리 '감성적'이지는 않았다. 그는 인터뷰 내내 시종 차분한 톤을 유지했다. 감성지능에 대해서는 막힘없이 술술 대답했지만, 개인적인 문제로 옮겨서 물어보면 골똘히 생각에 잠기거나 어색한 웃음을 잠시 동안 짓곤 했다.

EQ에 대한 질문이 길어지자 골먼 박사는 "에코지능은 언제 물어볼 것이냐"고 조바심을 냈다. 지능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내놓았지만, 현재 그의 관심은 에코지능으로 옮겨가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존을 위해선 에코지능 개발해야

―최근 에코지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 왜 에코지능이 중요한가요.

"몇달 전 네이처지(誌)에 '인간의 생존을 지탱하는 10가지 주요 생물·지질·화학적 시스템이 위기에 처했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습니다. 이 위기는 전부 인간의 활동에 의한 것입니다. 에코지능은 나와 당신이 생태 환경과 어떻게 함께 잘 살 수 있는지 배워 에코시스템이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이는 인간이 진화를 통해 스스로 깨닫게 된 것으로, 우리가 시베리아나 사막에 살면 에코시스템과 어떻게 공생해야 하는지 몸으로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산업혁명을 거치고 경제가 발전하면서 우리는 스스로의 행동과 그것이 초래할 결과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능력을 잃어버렸습니다. 인간이 계속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결국 멸종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시장에서의 경제적인 구매 결정을 가격에 의해서만 하지 말고, 환경적으로 어떤 이득이 있을까 하는 관점에서 내려야 합니다."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쇼핑하는 사람들은 인센티브를 만들 수 있습니다. 기업가들이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제조하는 과정을 다시 생각하도록 만들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월마트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쇼핑객으로서 물품 공급자들에게 생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보다 지속가능하고, 투명한 형태로 물건을 만들고 공급하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런 기준을 따르지 않으면 물건을 받지 않겠다고 말할 수 있죠.


얼마 전 존슨앤존슨 사람들과 콘퍼런스콜을 가졌는데, 그들은 전사적으로 생태 환경을 10% 향상시키는 목표를 세우고 있더군요. 다른 많은 회사도 이와 비슷한 일을 하죠. 단지 좋은 일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적인 인센티브가 있는 겁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이렇게 하는 게 왜 유리하죠.

"사람들이 당신 제품을 사도록 하기 위한 것이지요. 공급체인 깊숙이에 위치한 공급업자이든, 아니면 소비자와 가까운 소비재 업체이든 간에 소비자들이 신경 쓰는 것을 담아내야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유기농 운동은 '사기(詐欺)'라고 하셨는데.

"유기농 혹은 그린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시장의 신기루에 불과합니다."

―예를 든다면.

"가령 유기농 면으로 만든 '그린 티셔츠'가 있다고 합시다. 문제는 면이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 자란다는 것입니다. 면의 공급을 늘리면 물이 부족한 지역의 물이 더 부족해질 겁니다.

또한 면은 염색 작업이 필요한데, 염색 공장들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폐수를 그대로 방류하곤 하죠. 이들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백혈병에 걸리는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꼬리를 물고 전개되는 것입니다.


 
결국 '그린'이라고 선전하지만, 전체를 보면 별로 환경 친화성이 높지 않거나 오히려 환경 파괴적인 성향이 더 높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마치 그린으로 세탁한 듯이 보이게 하는 마케팅 속임수인 것입니다. 그래서 신기루라고 하는 것이지요."

―전체 그림을 보는 게 중요하군요.

"그렇습니다. 라이프사이클 평가라는 새로운 방법이 있는데, 한 제품이 나오기까지 전체 과정을 통틀어서 좀 더 환경친화적으로 됐는지를 들여다보는 것이죠."

골먼 박사는 신기루 같은 '그린 마케팅'의 속임수를 뛰어넘을 수 있는 똑똑함을 '에코지능'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친환경 제품 평가 사이트인 굿가이드닷컴(goodguide. com)에서 비듬 방지 샴푸를 클릭하면, 시중에 나와 있는 샴푸를 친환경·친건강·친사회 등 3가지 척도로 나눠 10점 만점 기준으로 종합 점수를 매긴다.

에코지능은 여기에 집단지능의 개념을 더한다. 환경에 대한 영향을 종합적으로 보고, 또 이를 걱정하는 에코맘들이 이 점수를 들고 장바구니에 담는 물건을 가려서 담는다. 골먼 박사는 "이런 일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타임지는 골먼 박사의 에코지능을 '세상을 바꾸고 있는 10가지 아이디어' 중 하나로 꼽았다.


―감성지능과 사회지능, 에코지능은 서로 어떤 관계인가요.

"감성지능의 일부가 사회지능입니다. 사회지능의 핵심은 감정이입이죠.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겁니다. 에코지능은 이 감정이입을 동정심(compassion)으로 확대한 겁니다. 나와 가족뿐만 아니라 암에 걸려 죽어가는 사람,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확대하는 것입니다.

아시아 봉제공장 근로자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새벽 2시에 노동자들이 부상을 당합니다. 비용을 낮추기 위해 전등을 상당 부분 끄기 때문이죠. 안전 장치 없이 하루에 18시간씩 일하는 현실입니다. 이렇게 만든 코트를 우리가 입죠. 우리는 그동안 이런 과정을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세대들은 이 전체 과정을 투명하게 보고 있습니다. 가게에 가서 제품을 살 때 이것이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생산된 것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인식이 확산되고, 라이프사이클 평가가 늘어나면, 제품이 생태 환경과 인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매출에도 영향을 줍니다.

당신이 전략적 사고를 한다면 생존을 위한 다음 수순으로 이것을 당신의 사고 방정식 속에 넣어야 합니다. 내가 갖고 있는 비교우위를 가지고 환경이 나빠지는 것을 막으려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골먼 박사는 이 인터뷰가 끝나면 두 달여 동안 뉴욕을 떠난다고 했다. 카리브해 연안 휴양지에 머물면서, 심리 치료사인 아내 타라 베닛 골먼의 집필을 돕기 위해서다. 타라는 〈감정의 연금술〉이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아내 얘기를 할 때 그의 얼굴엔 자부심이 엿보였다. 그 순간, 그의 감성지능은 확실히 아내에 의해 훈련되고 담금질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Q 감성지능

자신의 감정을 읽고 스스로를 정확하게 평가하면서, 파괴적인 감정과 충동을 통제하는 등 자신을 다스리는 능력. 동시에 다른 사람의 감정을 헤아리는 사회적 능력까지도 포함한다. 타고나는 게 아니라 교육과 훈련에 의해 길러질 수 있다.

SQ 사회지능

감성지능을 복잡한 사회관계로 확대한 개념. 사회지능의 키워드는 '감정 이입'이다. 감정 이입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관점과 감성을 이해하고 그들과 공감하면서 타인을 배려하고 좋은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능력을 말한다.

EQ 에코지능

감성지능을 자연으로 확장한 개념. 부풀린 '그린 마케팅'이 난무하는 시대에, 제품이 생산되는 전 과정을 조망하면서 진정한 친환경 제품의 생산을 유도해 낼 줄 아는 똑똑한 소비자의 능력을 뜻한다.

대니엘 골먼은

1946년생. 미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심리학자이자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왔다. 1995년에 낸 저서 〈감성지능〉이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골먼 박사는 특히 불교에 관심이 많다. 하버드 대학원에 재학하던 시절 박사 논문을 쓰기 전에 인도에 간 적이 있는데, 그때 불교가 매우 정교한 심리학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 후로 줄곧 명상도 하고 있다.

저서로는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1995년), 〈감성지능으로 일하기·Working with Emotional Intelligence〉(1998년), 〈사회지능·Social Intelligence〉(2006년), 〈에코지능·Ecological Intelligence〉(2009년) 등 10여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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