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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코넬리 최고 혁신책임자
"기술개발은 누구나 할 수 있어, 시장에 먹힐 기술 만들어야… 연구실의 덫에 빠져선 안돼"
글로벌 화학기업인 듀폰의 톰 코넬리(Connelly) 부회장은 '최고혁신책임자(CIO ·Chief Innovation Officer)'라는 독특한 직책을 맡고 있다.미국 프린스턴대(화공과) 졸업 후 케임브리지대에서 같은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원래 최고기술책임자(CTO)였다. 그가 CIO로 임명된 것은 2007년 1월. 당시 듀폰은 글로벌 기업 가운데 처음 이 직책을 도입했다.
주임무는 연구실에서 개발된 기술이 시장에 '먹힐 것인지' 고민하는 것.
"기술 개발은 누구나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기에 더는 경쟁력이 없었어요. 더 중요한 것은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써서 팔 것인지 하는 것이었어요."
- ▲ 듀폰의 톰 코넬리 부회장은 “연구원들이 연구실의 덫에 빠지지 말고 팔릴 수 있는 기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듀폰 제공
여기에 고객사들에 기술을 조금 더 빨리 공개하도록 한 것도 그가 만든 변화이다. "이전에는 기술 유출 우려 때문에 기술을 어떻게 잘 '숨길지'가 관건이었지만 이제는 최대한 공개 시기를 앞당깁니다. 우리가 시장이 정말 원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지 피드백을 하루라도 빨리 받기 위해서지요."
그 결과 그가 CIO로 부임한 후 듀폰은 기술을 개발해 제품에 적용, 연구개발(R&D) 비용을 회수하는 손익분기점 도달 시점을 평균 30% 정도 단축했다. 회사 전체 수익성도 10% 이상 늘었다. 코넬리 부회장은 "혁신은 시장이 주도하는 R&D를 뜻한다. 실패를 하더라도 '더 싸게' 실패할 수 있는 길을 여는 게 중요하다"며 "엔지니어 출신들이 흔히 갖기 쉬운 '연구실의 덫'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듀폰은 나일론 최초 개발로 성장했지만 최근 나일론 등 섬유생산사업부를 매각하고 바이오사업으로 갈아탔다. 인조 대리석부터 방탄조끼 소재, 건축 단열재, 수영장 살균제, 제초제에 이르기까지 총 1800여개의 제품을 생산한다. 출시한 지 5년 이하의 신제품들이 연간 총매출액(261억달러)의 30% 정도를 벌어들이고 있다. 코넬리 부회장은 "조직 안에서 '실패해도 된다'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혁신의 비결"이라며 "진정한 혁신은 실패 뒤에 온다"고 말했다.
듀폰은 미국 경제 전문지 포천이 1955년 '500대 기업'을 선정하기 시작한 이래 한 번도 이름을 거르지 않았다. 코넬리 부회장은 그 비결로 '출구(exit) 타이밍'을 꼽았다.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이 출구 타이밍입니다. 아무리 잘나가는 사업이라도 기술로 먹고사는 기업은 기술이 진화할수록 성장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빠져나와 새 사업군으로 진입하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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