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먹고 크는 ‘난소 낭종’, 가임 여성 관심 필수
커지거나 출혈과 통증 생기면 ‘로봇 수술’ 등 전문 치료해야
# [사례] 30대 직장인 여성 김 모 씨는 얼마 전 허리 통증 때문에 정형외과를 찾았다. 엑스레이 촬영을 해보니 허리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는데, 뜻밖에 자궁 주위에 이상을 발견했다. 의료진의 권유대로 큰 병원을 찾은 김 씨는 자궁이 아닌 난소에 8㎝가 넘는 큰 낭종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불편한 증상이 없었던 데다 미혼이라 산부인과 방문을 꺼린 탓이 컸다. 수술 후 회복과 흉터에 대한 걱정이 컸지만, 단일공 로봇 수술 후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난소는 엄지손가락 크기의 작은 장기이지만 난자를 만드는 생명의 근원일 뿐 아니라 성호르몬 생성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까지 맡고 있다. 난소에는 주머니 모양의 세포가 모인 ‘난포’가 있다.
난자의 성장을 돕는 난포가 제대로 성숙하지 못하거나 난포를 배출하지 못하는 등 배란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난소에 낭종이 생긴다. 이렇게 생긴 종양을 ‘기능성 난소 낭종’이라 부르는데, 난소에 생기는 종양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배란 과정에서 발생하므로 가임 여성에서 흔한 것이 특징이다.
기능성 난소 낭종은 대부분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다른 종괴 역시 크기가 작을 때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낭종이 커지거나 악화되면, 복부팽만, 소화불량, 복부 압박, 대소변 불편, 질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연히 없어지는 낭종 대부분, 경과 지켜보고 수술 여부 결정
난소에 종양이 생겼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하는 것은 아니다. 기능성 난소 낭종은 수개월 내에 대략 3개월 이내에 호르몬이 조절되면서 다른 해를 끼치지 않고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 우선 경과를 먼저 관찰하지만 크기가 크거나 출혈을 동반할 경우 피임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만약 낭종이 사라지지 않고, 형태 등에 이상을 발견하면 수술을 고려한다.
본인이나 가족이 유방암이나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을 앓은 경험이 있을 때는 유전성 난소암 가계가 의심될 수 있어서 수술을 시행하는 게 좋다. 이 경우 BRCA 유전자를 검사해서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난소 낭종이 꼬여서 극심한 통증이 오거나 배 안에 출혈이 생기는 경우, 악성 종양(난소암)이 의심되는 경우에도 수술하는 것이 좋다.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장 문혜성 교수(사진)는 “우리나라 미혼 여성은 남의 시선 때문에 산부인과 방문을 꺼리고, 기혼 여성은 임신 출산 이후에 정기 검진 등에 무관심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난소 낭종은 심해지기 전까지는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특별한 예방법도 없어 산부인과 정기 검진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혼 여성은 흉터나 회복 여부 때문에 수술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흔한데, 최근에는 통증과 흉터와 정상 부위 손상을 최소화하는 로봇수술 등의 치료법이 생겨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로봇수술, 난소 정상 부위 손상도 최소화
난소 낭종 로봇 수술은 기존의 복강경 수술보다 출혈과 통증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입원 기간도 짧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수술을 집도하는 의료진의 시야가 10배 이상 넓어지고, 기구의 움직임이 제한적인 복강경 수술과 달리 기구의 움직임이 비교적 자유로워 정상적인 난소 부위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에는 배꼽 쪽 한 곳만 절개해 로봇 팔로 종양을 제거하는 단일공 로봇 수술까지 등장해 최소한의 침습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산부인과 검진이나 방문을 꺼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미혼 여성 중 53.2%가 부인과 쪽 건강에 이상을 경험했지만, 산부인과를 방문하지 않는 경우가 절반(56.9%)이 넘었다.
1, 2년 정도의 주기를 두고 산부인과 정기검진으로 자궁경부암, 난소 낭종, 자궁 근종 등의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정상적인 배란 과정을 방해할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술, 카페인 등의 지나친 섭취를 줄이고,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난소 건강을 지키는 데도 중요한 요소다.
<<난소 낭종에 관한 궁금증 Yes or No>>
▲ 난소에 생긴 혹은 모두 암이다? No
난소에 생기는 혹은 총 3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여성의 배란 과정에서 생기는 기능성 난소 낭종과 황체낭 등의 기능성 이외에 자궁내막종, 기형종 등의 양성 종양과 난소암인 악성 종양,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의 중간 형태인 경계성 종양 등이다.
배란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능성 난소 낭종 등과 달리 난소암은 유방암, 자궁내막암 등의 병력, 지속적인 배란과 월경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비만, 바이러스 질환 감염 경험 등도 난소암 발생과 연관이 있다. 난소암이나 경계성 종양이 생기면, 수술로 종양을 제거한 뒤에 항암 화학 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 난소 낭종으로 수술을 받으면 임신과 출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No
낭종이나 종양 수술은 이상 부위만 제거하는 것이므로 임신과 출산에는 문제가 없다. 최근에는 단일공 로봇수술 등으로 좀 더 정밀한 치료가 가능해져 정상 부위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되었다. 오히려 자궁내막종 등의 종양을 제거하지 않으면 더 커져서 정상 난소가 파괴될 수 있고 유착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 난소 낭종이 크기가 작을 때는 수술이 필요 없다? Yes
간혹 산부인과 검진 중 난소 낭종을 발견한 후 치료나 시술이 없어 불안해하는 여성들도 있다. 기능성 난소 낭종은 짧게는 수주, 길게는 수개월 내에 자연히 소멸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폐경 여성에서 낭종이 생기면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때도 악성이 의심되지 않으면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우선이다. 증상이 없더라도 양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자라거나 유방암, 자궁내막암을 본인이나 가족이 앓은 경험이 있다면 수술을 고려한다.
▲ 피임약이 난소 낭종의 치료제이다? No
낭종이 발견되었을 때 피임약을 처방해, 낭종의 성장 여부나 소멸 등을 관찰하는 때도 있다. 피임약을 복용하면, 배란이 멈추므로 배란 과정에서 일어나는 낭종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 자연히 없어지는 난소 낭종을 예방하려고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기능성 난소 낭종인 경우 호르몬 조절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도움이 될 수는 있다. 현재까지 먹는 약으로 난소 낭종을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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