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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오픈약국 무자격자 활개

jean pierre 2010. 2. 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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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오픈약국 무자격자 활개
無 약사로 밤늦게 까지 영업 늘어
경영악화 탓‥상당수 카운터 전담
도심 곳곳에 늦게까지 문을 여는 약국이 점점 눈에띠게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의료기관을 끼고 있는 문전약국 개념의 약국들은 7-8시면 여전히 문을 닫는 경우가 많으나 최근 들어 이면도로를 끼고 있는 약국들 중 밤 10시-11시까지 문을 여는 약국들이 하나둘 증가하고 있는 것이 목격되고 있다.

이런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 선거가 한창이던 때부터 특히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시기적으로는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이 본격화되면서 약국가에 경각심이 나타난 때문이라는 예측도 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약국 경영상의 환경 악화가 원인 일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건 약국들이 밤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여는 이런 모습만 본다면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실태를 들여다 보면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기자가 수도권 지역의 밤 9시 이후 개국약국을 조사해 본 결과 늦은 밤까지 문을 여는 약국들의 공통된 특징은 동네약국보다는 대부분이 중대형 약국이라는 점이다. 그런 공통된 특징은 다시 말해 약국의 경영환경이 점점 안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특정 사실과 무관

규모가 클수록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수익이 나야 하며 상황이 여의치 못한 약국들은 밤늦은 시간까지라도 오픈을 해 매출을 늘려보려는 의도가 강하기 때문이다.

이들 약국의 또 하나의 큰 특징은 약국가의 큰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다름 아닌 약사가 아닌 사람이 약국을 지키고 있는 경우가 상당수 있었다는 점이다.

◆반장약국도 카운터

수도권 어느 지역 단위약사회의 한 회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는 최근 자신의 약국이 있는 지역의 한 약국이 매일 밤 10시 넘어까지 불이 켜져 있길래 참 열심히 하신다는 생각으로 눈여겨 봤다는 것.

같은 지역이라 약사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는 그 약사는 약국에 매일 야간에 근무하는 사람이 약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치 않았다고 했다.

밤이라서 가족이 대신 지키고 환자가 오면 약사를 불러 약국을 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고 카운터가 약국을 야간에 운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그 약국이 반회 반장의 약국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다보니 약국의 야간 오픈 사례가 점차 늘어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위험한 상황이라는 사실은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는 약사회의 강하고 꾸준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의약품 수퍼 판매와 일반인 약국허용을 추진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물론 복지부가 반대하고는 있지만 기재부나 용역을 맡은 KDI의 경우는 그 정책을 도입해야 하는 타당성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바로 약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런 상황들이라는 점은, 약사회가 아무리 반대하더라도 실제 일선에서는 그런 반대를 일축시킬 수 있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는 현실에서 심사숙고해 볼 문제다.


실제로 KDI윤희숙 연구위원은 기재부의 전문자격사 선진화 방안에 대해 발표를 하면서 “일선 약국을 보면 약사가 아닌 사람이 약을 판매하는 경우도 많이 있고 약사가 개설하지 않은 면대약국이 의심되는 약국도 많이 봤다”며 현 실태는 그런데 일반인 약국허용과 수퍼판매를 반대하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식으로 발언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약사회 측으로서는 사실 별다른 대응을 하기 힘들다.
그나마 할 수 있는 말은 “그런 불법이 저질러지고 있으면 사법권을 행사해 공권력으로 단속을 하고 위법행위를 막아야지 실태가 그렇다고 그렇게 하자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강조할 수 있을 뿐이다.

◆위법행위 죄의식 실종

더 큰 문제는 이런 약국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다.
약사회 측은 이런 부분에 대해 자율 감시권을 가져와 면대나 각종 위법행위를 잡겠다고 호언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인력 면에서도 그렇고 공권력이 가지고 있는 사법권 만큼 행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드는 건 사실이다.


김병진 약사회 홍보이사는 “그런 부분이 사실 문제가 되는건 맞지만 자율 감시권을 가져오는 것을 금년 회무 과제 중 하나로 정한만큼 자율 감시권 활동 강화를 통해 자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능성도 확실치 않은데다 약국경쟁이 치열해 지고 단속이 느슨할수록 면대약국이나 카운터 불법 판매등의 행위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도 있다는 점은 시간이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건 약사가 아닌 사람이 약국에서 매약이나 조제행위를 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것이며 그 중요성은 약사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임에도 일선약국들은 주야를 막론하고 카운터의 매약이나 조제등을 심심찮게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자칫 약사회 전체에 피해를 주는 위험한 것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특히 주간에는 약사라도 같이 근무하지만 야간의 경우 약사는 없고 카운터만 혼자남은 경우가 많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기자가 직접 경험한 한 약국의 카운터 매약 및 조제실태를 보면 정도가 지나침을 알 수 있다.
<사례>
기자가 방문한 수도권의 20평형대 약국.
저녁 시간이라 처방전을 발급받아 약국을 들어서니 남자 카운터 혼자 약국을 지키고 있다. 가운 미착용만으로 알 수 없어 벽면 면허 부착 여부를 보니 한 여약사의 면허만 걸려있었다.

“약사님 안 계신가 보죠?”
“예. 식사하러 갔어요”
해당 카운터는 처방전을 들고 처방창구로 가더니 기계를 두들긴다.

조제내역이 인쇄된 약 봉투를 뽑아 내는 것이다. 그 뒤 처방전을 든 카운터는 조제실로 들어가 덜그덕덜그덕 소리를 몇 번내더니 약을 조제해서 가지고 나온다.

“아니 약사도 아닌 분이 조제하시면 어떡합니까.
그러다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실려구요.
약사님 안 계시면 좀 기다리라던가, 나중에 오시라던가 해야지
무 면허인 분이 매약도 아닌 조제를 하시면 안되죠”

그랬더니 해당 카운터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그럼 약사님 오시면 다시 조제해 드릴테니 기다리세요”라고 한다.

이후 기자임을 밝히자 해당 카운터는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더니 부리나케 약사에게 전화를 한다. 이후 1분도 안돼서 약사가 부리나케 달려온다.

그 사이 카운터는 환자들에게 주던 싸구려 쌍화탕이 아닌 고급 드링크를 꺼내들더니 권유하며 한번 봐달라고 사정한다.

봐주는게 문제가 아니라 이런 위법이 약사감시원에게 적발되면 약국은 물론 약사 전체에 악영향이며 매약도 큰 문제인데 조제까지 하면 더욱 안된다고 말했더니 그제야 죄송하다고 한다.

약사가 없는 약국에 있는 동안 이 약국에서는 해선 안될 행태가 몇 번 나왔다.
카운터의 매약, 조제는 물론 환자들에게 건네는 싸구려 쌍화탕도 눈에 거슬렸다. 더군다나 환자 모두에게 100원 단위의 조제료는 모두 할인됐다.

저녁늦게 문을 열고 있는 약국들도 70% 가량은 약사가 아닌 사람들이 약국을 지키고 있었다. 아마도 야간에는 약사감시원이 활동하지 않아서 안심하는 상황인 듯 하다.


어쨌든 야간에도 문을 연 약국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상황이지만 이런 방식이 아닌 법을 지켜가면서 이런 움직임이 활성화되면 약사직능이 더 확고해질 것이다.

메디코파마뉴스 김종필기자 (
jp1122@nate.com
기사 입력시간 : 2010-02-01 오전 8: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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