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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전단계, ‘경도인지장애’부터 치료해야

jean pierre 2017. 1. 1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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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전단계, ‘경도인지장애부터 치료해야

최근 환자 증가 추세...치매 진행 막을 수 있어

# 가정주부 김 모 씨(75, )는 몇 년 전부터 유독 깜빡 깜빡 뭐든지 까먹는다. 심할 때는 남편이나 아들, 딸들의 전화번호 조차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었다. 음식을 할 때면 가스레인지를 끄는 것을 잊어먹어거나 냉장고에 넣어둔 음식을 잊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이 들면 건만증이 심해진다는데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예사롭게 넘겼다. 그러던 중 급기야 2년 전에는 집 근처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일이 발생했다. 다행히 지나가던 이웃의 도움으로 집에 도착했지만, 이후 말수도 부쩍 줄고, 우울해했다. 이제는 지인들을 몰라보거나 옷을 뒤집어 입는 일도 종종 생겼다.

가족들은 결국 김 씨를 인근 병원으로 모시고 가서 진료를 받게 했다. 병명은 치매. 이미 가족들의 얼굴을 몰라볼 정도로 중증도의 치매에 접어들었다. 김 씨는 서둘러 치매 진행을 누추는 약물 치료를 시행할 계획이다.

과거에는 치매를 노망이나 나이 들어 생기는 병쯤으로 인식했으나 최근에는 치매도 치료해야 할 병적 현상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고자 하는 욕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0131월부터 201610월까지 가천대 길병원을 방문한 치매 환자 97102명을 대상으로 인지기능 검사, 우울척도검사, 일상생활동작검사, 신경학적 검사, 혈액 검사 및 뇌 자기공명촬영, 신경심리검사 등을 실시한 결과 이중 14%13470명이 치매의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됐다.

전체 환자 97102명 중 알츠하이머치매는 58865, 혈관성치매는 12854, 기타 치매는 11913명에 달했다. 특히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지난 2013년에는 521명이었던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20144214, 2015년은 4300명으로 증가했고, 201610월 현재까지 4435명에 달했다.

참고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2012년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7.8%로 전체 노인 인구의 1/4을 넘었다. 따라서 실제 진료실을 오지 않더라도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인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들이 조기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천대 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 연병길 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경도인지장애는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단계로 사고력 대부분이 정상이지만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최선의 조치는 치매로 발전하기 전인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빨리 진단하고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항치매약물이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늦춰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경도인지장애, 건망증이나 노령에 따른 증상과 혼동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는 쉽게 말해서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치매에 비해서는 판단력, 지각능력, 추리능력, 일상생활 능력 등이 대부분 정상이지만, 단순한 건망증에 비하면 여전히 더 많이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노인이 되면 일반적으로 기억력이 예전만큼 못하고, 활동이 예전만큼 활발하지 못한다. 하지만 경도인지장애는 일반적인 기억력 감퇴나 건망증으로 혼동하기 쉽다. 나이가 들면서 일반적으로 기억력이 감퇴되고 활동 영역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에 겉으로 봐서는 단순한 건망증인지 경도인지장애인지 치매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다.

가천대 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 이현 교수(신경과)경도인지장애의 주요 증상은 방금 있었던 일이나 최근의 일을 잊어버리는 단기기억력 저하가 대표적이라며 이전에는 스스럼없이 하던 일도 잘 못하고, 계산 실수가 잦아지는 것 등이 있다고 말했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매우 높다. 실제 미국의 메이요클리닉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 환자 270명을 10년 간 추적 조사한 결과, 이들 중 매년 10~15%씩 치매로 진행됐으며 6년 간 약 80%의 환자가 치매로 발전했다.

따라서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매로 이어지는 건망증인지 아니면 단순한 노화로 인한 건망증인지를 확인하고 치료해야 한다.

모든 증상은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이나 주변인들의 자세한 인터뷰와 함께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 상세한 신경인지기능 검사나 나이 및 교육수준 등을 감안한 진단이 이뤄진다.

가천대 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 강재명 교수(정신건강의학과)최근에는 자기공명영상(MRI)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이용한 뇌영상이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찾는데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뇌기능 영상을 볼 경우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매로의 발전 가능 여부를 어느 정도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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