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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kg 아기 은지의 안타까운 돌 잔치

jean pierre 2008. 11. 1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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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kg 아기 은지의 안타까운 돌 잔치
                                         생일맞은 기쁨도 잠시..절실한 도움 필요해

미숙아로 태어난 한 신생아의 특별한 돌잔치가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 아기를 위해 모두가 특별한 선물을 준비해야 하나 현실의 벽은 높기만해 더욱 눈길이 더 간다. 
작년 이맘 때 28주만에 이른둥이(조산아)로 태어난 은지의 당시 몸무게는 620g. 자궁내 발육지연이 동반된 상태였다. 보통 정상아들이 2.5kg이상, 대개는 3.5kg을 전후해 태어나는 것을 감안할 때 정상아의 1/5 정도밖에 미치질 못했다. 또 돌을 맞을 때쯤이면 10kg 안팎으로 성장하는 것에 비하면 은지는 이제 4.2kg으로 신생아 수준의 몸무게를 갖고 있다.

8개월 당시의 은지 모습

10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세상에 나온 이른둥이들은 치명적인 질병에 걸릴 확률이 정상아에 비해 아무래도 높다. 이른둥이로 태어난 은지도 신생아 호흡 곤란 증후군, 폐출혈, 기관지 폐 형성 이상 등 여러 가지 질병을 가지고 있다. 
병 하나를 고치면 다른 병이 나타났다. 을지대학병원에서 그동안 수차례 인공호흡기 치료와 약물치료를 반복했다.은지는 의료진의 정성어린 치료를 받고 지난 4월에는 드디어 많은 질병을 이겨내고 퇴원을 기다렸다.

그 기쁨도 잠시 다시 무서운 질환이 찾아왔다.
 폐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문제가 생겨 폐동맥의 혈압이 상승하는 폐동맥 고혈압이라는 희귀질환이 나타난 것. 폐동맥은 우리 몸을 돌며 전신에 산소를 공급해 주고 심장으로 돌아온 피가 다시 산소를 받기 위해 폐로 가는 통로다.
폐동맥에 고혈압이 생기면 심장으로 돌아온 피가 폐로 제대로 가지 못하여 우심실, 우심방이 커지면서 심장이 부하를 받아 산소가 전신으로 퍼지는데 장애가 생기게 된다. 이 때문에 체내 산소 부족으로 호흡이 가쁘고 저산소증으로 뇌,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은지는 항상 숨을 헐떡거리는 상태다. 은지는 현재 심장과 폐의 기능 이상으로 심장이 점차 비대해져 수술이 시급하나 발육 상태가 부진해 수술을 기약없이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은지의 근본적인 치료는 심장과 폐를 동시에 이식하는 것이나 경제적으로 엄청난 수술비가 필요할 뿐 아니라 신생아 공여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을지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승연 교수는 "폐동맥 고혈압은 평생 동안 약물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를 받아야 한다"면서 "사실상 완치가 불가능한 병"이라고 말했다. 은지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약물치료. 폐동맥 고혈압에 필요한 약물을 복용하면서 하루에 8번씩의 호흡치료도 병행하고 있다. 이마저도 힘겨울 때는 인공호흡기를 붙였다 뗐다를 일주일이 멀다하고 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온갖 고비를 넘기며 촛불처럼 흔들린 은지의 생명을 붙든 건 엄마 김경진씨(28)의 노력과 사랑이었다.
김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해요. 다른 아이들은 공짜로 가지고 태어나는 몸무게를 못난 엄마를 만나 이제야 제힘으로 4kg을 채우게 됐습니다. 그 작은 녀석도 병마와 싸우며 견뎌주는데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미안해 견딜 수가 없습니다”며 안타까워했다.

병원 관계자들이 함께 은지의 돌잔치를 축하해주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치료비다.
 은지가 앞으로 지속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한달에 200여만원 안팎에 달하는 병원비가 필요하다. 희귀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 약제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비가 만만치 않은 것. 기술직으로 일하는 은지 아빠의 수입은 생활비로 쓰기에도 빠듯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병원비를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은지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주위로부터 더러 지원을 받았지만, 한달에 200만원씩 들어가는 병원비를 쓰는 것은 시간문제의 일이었다. 또한 민간 단체에서 지원을 받은 경우 보건소나 국가 기관에서 중복지원을 꺼려 안정적인 지원에 한계가 있다.
병원비 때문에 은지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엄마 김경진씨는 용기를 내 지난 8월 포털 다음 ‘아고라 모금청원’에 은지의 사연을 알리며 도움을 청했다. 은지의 안타까운 사연은 네티즌의 마음을 움직였고 십시일반 모아진 성금 500만원은 은지의 치료에 보탬이 됐다.

 하지만 성금이 금세 바닥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 김경진씨는 “정부에서 출산장려 정책만 쓸 것이 아니라 은지 같이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관리 지원책을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어떻게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은지가 웃을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진씨는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짐이 무겁지만 혼자라는 외로움보다 은지에 대한 사랑과 건강해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김은지 후원 문의: 을지대학병원 이수경 사회복지사 042-259-1247

메디코파마뉴스/데일리엠디 김종필 기자(jp112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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