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자율정화, 힘들지만 가야만 하는 길” | ||||||||||||
무자격자 적발 약국 도덕적 해이 상식 이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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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회 “치료 목적이나 불가피시 환부 도려 내겠다”
약국의 자율정화.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에 가까울 만큼 약국들의 위법 행위가 만연해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수준이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약사의 설자리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이것이 최근 약사회의 반응이다.
약사회는 금년 들어 약국자율정화TF 팀을 구성해 이 작업을 벌이고 있다.
물론 약사회가 그동안 자율정화라는 명목으로 회무를 추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자율정화가 새삼 주목받는 것은 그동안 해왔던 자율정화와 달리 약사회 임원들의 약국 등을 망라해 엄격한 잣대를 갖고 추진을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동안 약사회가 해왔던 자율정화는 사실상 진행 때마다 “임원 약국들도 많이 하고 있는데 임원약국들은 하나도 걸리지 않는다”는 여론과 약준모(약국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에서 이들 임원약국을 비롯해 다수의 약국의 무자격자 판매를 동영상 자료로 확보해 공개한 영향이 어느 정도 작용한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그런 전후 사정보다 중요한 것은 약이 약사의 손을 떠나는 것이 허용된 상황에서 약사 스스로가 약을 지키지 않는 이런 행위를 하는데 대한 대다수 준법 영업을 하는 약사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간절하기 때문이다.
약사회는 그동안 3차례의 감시를 통해 119곳의 약국을 적발했다. 물론 이중에는 임원약국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약사회는 그동안 약국자율정화 TF 사업 진행 결과를 언론에 공개해 왔다. 아울러 4일에는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일부 약국의 적발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들 약국의 동영상을 보면 적발 약국들의 경각심은 전혀 없었다. 물론 1차로 지역 단위약사회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제보된 약국들이라는 점에서 접근한 약국이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이런 형태의 약국은 너무도 많이 주변에 만연해 있다는 점은 큰 문제다.
◆바닥에 버린 윤리의식
공개된 이들 약국의 사례를 보자. 사례1.
이 약국은 중대형의 약국이다.
환자가 들어서자 약국 안에는 가운을 입은 2명의 여 약사가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음에도 카운터가 다가와 고객을 응대하며 일반 약을 판매하고 있다.
이런 약사들이 행위는 “조제중인 상황에서 고객이 와서 어쩔 수 없이....”같은 기본적으로 적발될 경우 할 수 있는 변명의 여지 조차도 전혀 없는 정황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약사로서의 윤리적인 자질이나 위법에 대한 경각심이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다.
사례2.
이 약국은 카운터가 많다는 터미널 인근의 약국이다. 규모는 작지만 아예 약사가 없다.
카운터에는 노년의 평상복을 입은 여성이 멀뚱거리며 앉아 있다. 약사회 측 설명에 따르면 약사가 있지만 자리를 비운 사이 비 약사에게 약국을 맡긴 사례라는 것이다.
약사가 있으면 약사가 응대하지만 부득이 자리를 비우면 비약사인 가족 등에게 약국을 잠시 맡겨도 된다는 안일한 생각이 불러온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약국이 전국에 비일비재 하다는 점이다.
사례3
이 약국 또한 카운터가 판친다는 약국 밀집지역의 한 중대형 약국이다.
고객이 들어서자 카운터가 다가온다. 특정 질환의 약을 주문하자 카운터가 서랍에서 한통의 약을 건네주며 가격을 제시한다. 고객이 2천원을 내자 거스름 돈을 내준다.
곧이어 고객이 복용법을 묻고 영수증을 청구하자 카운터는 많은 경험이 있는 듯 금방 눈치를 채고 약을 회수하고 돈을 다시 내준 후 약국 뒤쪽으로 사라진다.
고객으로 위장한 감시팀이 약국을 나온 후 인근 약국을 살피자, 모든 약국이 문을 닫은 상황이었다. 소위 카운터를 고용하고 위법 행위를 하고 있음을 이들 약국은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대도시의 시장 통이 대부분이다. 이들 지역은 오래전부터 사실상 카운터 천국(?)이라고 할 수 있는 곳들이다. 조제보다는 매약이 훨씬 많이 이뤄지는 곳들이다.
약사회는 이들 지역에서 3차례에 걸쳐 자율점검을 진행했다. 물론 약사회와 무관한 4명의 일반인을 통해 점검을 진행했다.
4월12일 1차 점검을 시작으로 5월 23일 3차 점검이 끝났으며 1차 26곳, 2차 45곳, 3차 48곳의 약국이 무자격자 판매로 적발됐다. 지난달 24일부터 4차 점검이 진행되며 주로 1-3차 적발 약국을 중심으로 재점검의 형태가 많이 적용된다.
◆적발시 “재수없다”생각 버려야
약사회는 계도 후에도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청문회를 진행할 방침이며 최후에는 명단공개, 윤리위 회부, 관계기관 고발 등의 환부를 도려내는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대업 팀장은 재차 강조했다.
“분명히 말씀 드리지만 이번 자율점검은 말 그래도 자율점검이다. 처벌을 하기 위한 작업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우리의 설자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감에 이 작업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해결해 나가는 절차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즉 “약사 사회 전체가 카운터가 언제부터 얼마나 만연했는지 여부를 떠나 경각심을 갖고 개선해 나가 보자는 의도다. 그래서 통상 파파라치 수준의 몰카 방식이 아니라 전반적인 상황을 체크하면서 자율감시를 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현재 재점검 결과 안타깝게도 많은 약국이 다시 적발되는 상황이 나오고 있다. 현재 1차 26곳, 2차 35곳, 4차 49곳 등 총 110곳의 약국이 지속관찰 대상 약국(재점검약국)이다. 이중 임원약국도 12곳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약사회는 이번 자율점검과 관련 회원들로부터 격한 불만과 격려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고 많은 목소리가 표출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보다 엄격한 국민의 약국 윤리에 대한 지적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내부적인 개선 없이는 약사의 설자리가 좁아지는 것이 확연하기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각종 방송이나 경찰, 지자체등에서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공개되고 있고 이를 통해 대국민 신뢰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현재 약사회는 최소한 가시적은 성과가 기대되는 시기를 8-9월 경으로 잡고 있다. 이를 통해 일선 약국들이 어느 정도 경각심과 자정 의지를 갖춰 주는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김대업 팀장은 “약사회는 이번 자율점검을 통해 GPP 가이드 라인 제정등 정책적인 대안을 내고 싶다”는 입장도 밝혔다.
약사회의 이런 노력에 대해 너무 늦은 감이 많다는 지적이 많다. 그만큼 힘들 것이라는 의견 이다.
조금만 둘러보면 1인이 운영하는 소형약국들도 상당수는 약사가 자리를 비우면 가족이 당연하듯 고객을 맞는다. 길을 걷다보면 중형 이상의 약국은 약사와 함께 카운터가 약국에서 매약을 버젓이 하고 있다.
약사회가 아니고 검찰이나 경찰이 아니더라도 조금만 약국 상황을 아는 사람이라면 카운터를 적발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당연시 여기고 걸리면 재수 없다는 생각을 버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채찍 만이 약이 된다면 약사의 현실은 비전을 제시할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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