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장들간의 내홍이 제동장치가 풀린 폭주기관차처럼 무섭게 내달리고 있다. 양측의 핑퐁공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부장들은 대약 협상안에 반대하는 김현태 경기지부장, 민병림 서울시지부장, 옥순주 전남지부장, 이경오 광주지부장측과 대약 협상안에 찬성하는 나머지 12개 지부장들로 갈라져 갈등이 커지고 있다.
지난 11월 23일 약사회의 '뼈를 깍는 심정의 전향적 협의' 라는 표현으로 약사회가 6품목을 편의점에 내줄 품목으로 최초 거론했고 모든 지부장이 이에 동의를 표했으나 이후 민병림 서울지부장과 김현태 경기지부장이 이를 번복, 반대의사를 표하면서 문제는 불거지기 시작했다.
|
|
|
◆대약 집행위와 협의팀 탈퇴의사를 밝히는 민병림 서울시약회장(좌)와 김현태 경기도약사회장 |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안 찬성을 번복하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김준수 강원지부장은 즉각, 지부장 회의에서는 아무소리 안하고 찬성의 의사를 표하다가 이제와서 본심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두 지부장을 맹비난 했다.
이후 두 지부장은 다시 기자회견을 통해 재차 입장을 강조하고 집행위와 협의팀 탈퇴를 선언했다.
김현태 경기지부장은 “협의팀에 동참한 이후 공공의료 시스템을 통해 문제 해결을 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으나 전체적인 분위기 때문에 주장이 먹혀들지 않았다. 약사회측이 편의점에 품목을 내주는 협상 부분에만 전념하고 공공의료를 통한 부분에는 관심이 없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 지부장은 “회의 분위기가 지부장들은 들러리를 서는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해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들은 “김현태 회장이 협상 내용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공공의료시스템으로 협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 그렇다면 직접 협상팀 전면에 나서 추진하라고 했으나 정작 김지부장은 뒤로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밖에 나가서는 자신의 그런 행위에 대해서는 일언 반구도 없고 왜곡된 정보를 회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후 임총 일정이 잡히자 경기도약사회는 전국 대의원들에게 협상 내용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 해 줄 것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송하는 한편, 한길리서치를 통해 전국의 회원들에게 이 문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전국 대의원들에게 전화를 통해서도 일일이 반대를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이 소식을 접한 나머지 12개 지부장들은 “경기도약사회장은 경기도 약사회원이나 대의원들의 관리에만 신경쓰면 되지 지부장들이 뻔히 있는 지부에까지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해당 지부장을 무시하는 행위로 절대로 용납할 수 없으며 일련의 김 현태 지부장 행위가 정치적인 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20일 시도지부장들은 일일이 유선으로 의견을 취합해 김현태 경기지부장에 대한 일련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협상 내용에 반대하는 서울, 경기, 전남, 광주 지부 중 광주지부는 김구 회장과 집행부 퇴진, 협상안 반대에는 찬성하지만, 김현태 지부장이 취하는 일련의 행위에 대해서는 다른 지부와 뜻을 같이한다는 입장을 표했다고 김준수 강원지부장은 밝혔다.
◆김준수 ,"재차 반격시 모든것 공개 "
|
|
|
◆김준수 강원지부장은 홍종오 대전지부장(시도지부장협의회장)을 대신해 김현태 경기지부장의 행태를 이중적 행태라고 맹비난했다. | 김준수 지부장은 “분명 어떤 식으로든 김현태 지부장이 반격을 가해 올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25일 즉각 반박기자회견을 통해 차마 이야기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낱낱이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시간이 흐른 후 역사가 이를 판단 해 줄 뿐이다. 따라서 어느 쪽 주장도 옳다고 할 수 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처럼 지부장들이 편을 갈라 감정싸움을 벌이는 것이 결코 약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이며 아무런 소득도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약사회원들의 중지를 하나로 모아야 할 지부장들이 서로 자잘못을 따지면서 티격태격 하다보면 양쪽 모두 회원의 신뢰를 잃게 되고 이는 곧 약사회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약사회 한 관계자는 “지난 20여년간 지부장들 간의 갈등이 이렇게 심각한 적은 없었다. 향후 이 내홍을 봉합할 일이 우려스럽다”며 걱정스런 목소리를 냈다.
이로인해 회원들간의 갈등도 첨예하다.
찬반양론이 엇갈려 회원들 간에도 엄청난 논쟁이 온라인상에서 벌어지고 있다.
26일 임총에서 약사회는 이런 극단적인 대립을 막기 위해 모든 정보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논란이 됐던 갤럽조사 결과와 갤럽조사의 설문 내용을 비롯해 회원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을 모두 공개해 정말 합리적인 판단을 받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복지부 압력 실체는?
현재 회원들은 약사회가 복지부로부터 말 못할 압력을 받았다고 대부분 믿고 있다.
약사회측도 이전에는 어떤 압력도 받은적이 없다고 밝혔으나 최근의 상황은 좀 달라졌다.
약사회 고위 관계자는 “여러가지 궁금증에 대해 소상히 말해주지 못하는 부분이 답답하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쉽게 말하지 못하는 부분을 이해해 달라. 사적인 술자리에서 라면 모든 걸 이야기 해줄 수 있지만.....약사회를 믿고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며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회원들은 이에 대해 ‘분명 약사회가 협의를 안하고는 빠져 나갈 수 없는 무언가가 작용했다는 판단이며 이를 공개하라고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선택분업제, 무자격자 단속등이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그런 추측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26일 임총에서 약사회 측이 그 부분까지 공개할지 여부도 매우 중요하다. 또 공개되더라도 그 수준이 어느 정도까지 인지도 중요한 변수다.
일부 강성이던 지부장들이 몇차례 회의 후 입장이 180도 바뀌어 약사회 협상안에 적극 찬성하는 쪽으로 변했다는 점에서도 약사회를 꼼짝 못하게 하는 히든카드가 복지부로부터 날아들었을 가능성은 높다.
따라서 임총에서도 이 부분이 집행부에 의해 공개된다면 이를 접한 대의원들이나 참석할 회원들의 기존입장이 바뀔 가능성은 커 보인다.
한편 26일 임총에는 전국 각지에서 상당수의 일반 회원이 임총 회의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임총의 관건은 과연 약사회가 어느 정도까지 정보를 공개하느냐의 여부다.
아울러 협상안 지속 추진 여부를 묻는 안건을 상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김구 집행부 퇴진을 요구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회원들도 상당수다. 약사회가 밝힌 바로는 협상안의 내용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게 안건이다.
따라서 김구 회장이하 집행부 퇴진을 외치던 일선 약사들이 대거 참석할 경우 이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찬,반이 엇갈린 대의원들 간에도 상당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