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약물관리 약사역할 강화 되나
병원약사회, 환자안전을 위한 약물관리 정책토론회
복지부, 법적. 제도적 약사 안전관리 지원체계 강화
이화의료원 신생아 사망 사태 등 의료기관에서의 약물관리와 관련, 환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이는 병원 내에서 약사의 역할이 축소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환자 안전을 위한 병원 약사 역할 확립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강조되고 있으며, 약사의 안전 관리 업무 수행을 위한 법적·제도적 지원 체계가 미흡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병원약사회는 지난 4일 국회의원회관 제 2 세미나실에서 ‘환자안전을 위한 약물 관리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 결과 참석한 의약계와 학계, 환자, 정부 단체 모두 환자 안전을 위한 약물안전의 게이트키퍼로서 약사 업무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데 뜻을 같이했으며, 특히 정부는 환자안전을 위한 전담인력에 약사를 포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토론에서 중환자실에서의 전문약사의 필요성을 제기한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홍상범 교수는 “현대의 중환자실은 과거와 달리 복잡한 치료약이 증가되며 고가의 신약 또한 증가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임상 약사가 회진에 참여해 중환자실에서 약물 부작용 발생이 감소했고, TDM 서비스가 부적절한 약물 농도를 25% 감소시켰다는 보고도 있다. 경구 섭취가 어렵거나 영양 요구량을 변경해야 하는 환자에서는 영양 평가 및 공급의 역할까지 수행함에 따라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중환자실의 특성상 중환자실의 약물 환자안전을 위해서는 임상 의사와 간호사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따라서 임상 약사의 역할이 필수적이며, 3급 종합병원 같은 경우에는 지금보다 역할이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임상 약사가 자리를 잡고 확대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모세 대한약사회 지역의약품안전센터장은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약사가 의료제공자 범위 속에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폈다.
그는 “약물 관리 문제에 대한 심각성과 중대성에 대해 아직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투약은 간호사가 시행하기 때문에 투약 사고의 대부분은 간호사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전에 정맥 주사와 척수강 주사 등 차이가 있을 때는 라벨링 또는 색깔로 구분하는 조치가 이미 약사 선에서 이뤄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약국 같은 경우 처방 조제가 1년에 5억 건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외래 쪽에 대한 제도·정책적인 지원이 아직까지는 없다고 판단하는 의견이 많다. 일본은 약사가 의료 제공자라는 범위 속에서 공중보건 역할을 수행하는 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약사법에서 자체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부분을 반영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윤병철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장은 “의료기관의 약사채용은 상당히 부족한 수준으로 채용 수를 늘리는 것에 대해, 과연 어디서 비용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서울병원에서는 항암제 자동 조제를 실시하고 있어 젊은 약사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항암제는 고위험 약물이므로 병원에서 적자로 기울지 않는다면 조제를 기계에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는다는 의견과 이를 기계에 맡겨 조금 더 약사의 역할이 필요한 쪽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입장이 있어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6년제에 맞게 다른 것들이 개정돼야 하기 때문에, 보건복지부에서도 이에 알맞은 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은영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현재 200병상 이상의 병원에서만 전담인력을 구성하도록 하게 돼있지만, 점차적으로 전담인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전담인력에 약사를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 과장은 “올해 상반기 안으로 수술실, 하반기는 고위험 약물에 대한 관리, 신속대응체계 등을 갖추는 것에 대해 수가가 확대될 계획이다. 앞으로도 환자에 대한 여러 가지 활동들에 대해 수가를 개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프디시법제학회 권경희 회장은 "약사법 상에 약사의 약물케어 개념과 팀의료에 참여할 수 있는 규정을 마련해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약사들의 전향적인 약물 중재업무 참여를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 안전 확보를 위한 약사의 수가 항목 마련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들에 약사 고용 동기를 부여할 것이다. 처방 단계에서의 의약품 적정성 검토로 약으로 인한 부작용, 약화사고 발생을 최소화해 총 보건의료비 절감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에 앞서 주제발표에서 삼성서울병원 김정미 약제부장은 "현재는 임상업무에 약사를 충분히 배치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환자 안전을 위해 처방중재에서부터 약사가 집중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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