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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낙찰, 업계-병원 간 대립구조 확대

jean pierre 2012. 9. 1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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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낙찰, 업계-병원 간 대립구조 확대

 

낙찰 도매업계, 고래싸움에 최대 피해자

관행적이던 입찰시장 변화 모멘텀 필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의약품입찰 1원 낙찰(초저가낙찰)의 시발점인 보훈병원 입찰이 금년에도 여전히 1원낙찰이 재연됨에 따라 대규모 약가인하로 위기에 처한 공급(제약, 도매)업계와 보훈병원과의 신경전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금년 들어 정부는 수차례 걸쳐 여러 이유를 들어 업계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대규모 의약품 약가 인하를 실시했다.

 

정부는 한국의 의약품 시장이 규모는 크지만 대부분 카피제품이고 글로벌 경쟁력이 없이 리베이트와 편법으로 시장 확대를 하고 있다고 판단, 리베이트를 통한 영업을 철저히 차단하고 더불어 연구개발을 통한 신약 창출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따라서 쌍벌제 등을 통해 리베이트를 적발, 처벌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제약계와 도매업계 등 공급업계도 이런 분위기를 감안, 대책 없이 추진되는 정부의 정책추진에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내부적으로도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시장에서는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의약품 입찰시장이다.

 

                           ◆1원낙찰의 근원지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보훈병원

 

저가 낙찰이 비단 보훈병원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님에도 보훈병원 입찰이 유달리 논란이 심한 이유는 보훈병원이 1원 낙찰의 시발점이기도 하지만 보훈병원의 특수성에도 기인한다.

 

업계의 자율정화 의지가 강한 금년이지만 보훈병원 입찰에서는 여전히 1원 낙찰이 다수 발생하면서 공급업계와 보훈병원 측의 신경전이 본격화 되기 시작했다.

 

현재 국공립 의료기관의 입찰 방식은 최저가 공개경쟁 입찰이라는 점에서 1원 낙찰이 됐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사실 껌 한통을 사도 500원을 줘야 하고 100원을 갖고도 살 수 있는 물건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의약품을 1원에 판다는 것은 일반 시민이 생각할 때는 상식을 넘어선 부분이라는 점에서 보면 문제가 달라진다.

 

1원 낙찰이 가능한 이유는 원외처방 시장 확보라는 업계 종사자만이 알고 있는 특수성 때문이기에 더욱 그렇다.

 

원내 입원환자들은 1원 낙찰 품목에 대해 의약품을 조제 받아 복용할 수 있지만 같은 약을 원외처방 받은 환자는 훨씬 더 높은 가격에 조제 받아야 한다.

 

환자들은 1원 낙찰이 존재하는지 조차도 모르기에 별 다른 항의를 하진 않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저가 낙찰이 일반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1원 낙찰의 존재를 아는 국민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대형병원 앞의 일부 약국은 환자들의 상당한 항의에 시달리기도 한다.

 

비상식적 1원 낙찰

 

공급업계는 보험약가 이하로 공급하면 그 폭 만큼 약가를 인하하는 등 다양한 정책적 압박으로 인해 자정 목소리가 강하지만 저가 낙찰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논란의 중심인 보훈병원의 경우 제약협회가 낙찰 받은 업체들에게 공급하는 것을 거부하고 공급시 제재를 가하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그 피해가 고스란히 낙찰 받은 도매업체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공급을 포기하면 입찰 주체인 병원이 이들에게 이에 상응하는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제약사들로부터 공급을 받지 못하다보니 손해를 이를 감수해야 한다.

 

병원 측은 재입찰을 실시하고 제약계를 고발하고, 100대제약사 품목으로 공급제한을 푸는 등 다양한 대책마련에 나서면서 갈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재입찰에서는 1원 낙찰이 문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1원보다 조금 높은 수 원 대에 가격을 써낸 업체가 낙찰되는 웃지 못 할 일도 벌어졌다.

 

공급계는 문제가 커지자 보훈병원의 환자 특성에 맞춰 낙찰된 의약품을 기부하는 형태로 공급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성사된 것은 없는 상황이다.

 

보훈병원 측은 상황이 이처럼 갈등구조로 변하는 등 다급해 지자 공급 제약사를 100대 제약사로 푸는 한편 위탁병원 공급 약 코드를 삭제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이는 공급거부를 주도한 제약사가 상위권업체들이라는 부분 때문이다.

 

한편 병원-제약과의 대결구도에서 중간에서 입찰을 받은 도매업계도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공급계약이 파기되는 상황에 따라 낙찰업체들은 입찰 제한등 피해를 고스란히 받을 위기에 처하자 도협은 거래질서위원회를 중심으로 저가 낙찰에 대해 업체 고발은 물론 해당 품목을 공개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밝혔다.

 

부울경도협은 부산지역 병원에 월경영업을 넘어 저가에 낙찰한 서울지역 도매업체를 고발하는 등 업계 내부 갈등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제반 상황을 그동안 관행처럼 이어져 오던 거래질서를 혼탁하게 했던 일들을 바로 잡아나가는데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한 편에서는 업체가 많고 시장은 한정된 상황에서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는 한 이를 바로잡아 나가기 위해서는 상당시간 상처를 감수해야 할 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보훈병원의 초강수

 

의료기관(수요자)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싸게 구입하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1원 낙찰도 법적 문제는 없다.

 

그러나 그것이 상식적인 선에서 진행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뒤이어 나타나는 부작용을 감당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어쨌든 이런 과도기에 병원 측과 공급업계 간의 갈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보훈공단 위탁병원 측이 사용하는 연간 2천억원 대의 의약품에 대해 의약품 코드를 삭제하겠다는 방침을 정해 공급계의 갈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들 위탁 병원 소요의약품의 규모는 물론 가격대도 대부분 보험가격대로 공급되기에 더욱 그렇다.

 

더불어 보훈공단은 공급과 관련 도매업계(낙찰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공급약에 대해 100대 제약업체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통보, 공급업계에 압박을 주면서도 약가를 낮게 공급받을 수 있는 다양한 묘책을 연일 내놓고 있다.

 

업계는 보훈병원의 이런 결정을 공급계에 대한 괘씸죄 적용으로 해석하고 있다.

 

보훈병원 간담회에 참석한 도매업계는 보훈병원이 단단히 뿔이 난 것 같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반적인 이런 상황이 그동안 저가 낙찰을 관행처럼 해 오던 업계의 자승자박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렇기에 최근 들어서는 자정에 대한 인식이 점차 먹혀들고 있다.

 

한편 도매업계는 이런 상황까지 오면서 중간 공급자인 도매업체들만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이 됐다면 볼 맨 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공급이 가능한 상황인데 해당 단체가 나서서 이를 제어하는 바람에 낙찰 받은 도매업체만 억울한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제약업체들이 자신들도 계산기를 두들겨 보고 공급의사를 밝힌 상황인데 공급자 단체가 나서서 이를 강제로 막는 것은 잘못된 것 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따라서 상호 견제하며 대립하지 말고 시장 논리에 맡기자는 목소리도 들린다.

 

저가 낙찰 관련 제반 흐름을 살펴보면 공급업계(제약, 도매)와 수요업계(병원)간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과정에서 마찰이 커진 상황이지만 결과적으로 대형병원들이 거래관계에서 의 위치에 있다는 점은 문제 해결을 더디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중간에 낀 도매업체들은 사실상 가장 약자의 입장이어서 이래저래 과도기적 상황에서 가장 큰 피해자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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