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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업계 설상가상 "어찌하오리까"

jean pierre 2008. 6. 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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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업계, 마진인하·고유가로 경영압박

2중苦로 곳곳에서 신음,특단 대책 필요
경영개선통해 급한불 부터 끄는게 수순
의약업계가 대내외적 악재로 총체적 위기감이 쌓여가고 있다.

제약계는 물론이고 약사회, 의약품 도매업계도 마찬가지다.

대내적으로도 환경변화와 정책적 변화, 대외악재가 맞물려 돌아가면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임없이 만들어 가고 있다.

의약품도매업계의 경우는 특히 중간 유통업자라는 측면에서 더욱 타격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의약품 가격 정책 변화로 시작된 도매업계의 위기는 도매업체들의 노력으로 반드시 상쇄되지는 않아 업체들로서는 대응할 여력이나 시간도 부족한 실정이다.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약가 인하로 제약 계의 경영압박은 가속화되고 있고 이 부담이 고스란히 연계선상에 있는 의약품 도매업계로 파장을 미치는 것이다. 제약계가 도매업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것은 한 가지 뿐이다.

유통마진의 인하. 실제로 유통라인이 없는 외자 계가 먼저 움직였다.

외자계 중 상당수는 이미 쥴릭이라는 업체를 통해 경기가 그다지 나쁘지 않을 때부터도 효율성을 따져 움직였지만 다국적 업체이지만 한국적인 문화가 다소 많이 포함됐던 GSK등의 업체들도 더 이상 견디기 힘들었는지 도매업계에 마진인하를 통보했다.

엄격히 따지면 마진인하라기 보다 차등마진 제도라고 하는게 옳다. 그러나 국내 의약품도매업체들이 대부분 중소형 업체들이라서 이를 활용하기 힘들기 때문에 실질적인 마진인하라고 할 수 있다.

◆곳곳서 악재돌출

이후 최근에는 국내 중대형 제약업체들을 중심으로 해서 지속적으로 마진인하(영업정책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국내제약사 중 상당수는 직배송 라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이고 보면 그들 입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결국 그동안에는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었기에 도매업체들의 사정을 일부라도 봐줄 수 있었지만 이젠 그 어느 정도라는 선 마저도 지킬 수 없다는 표시이기도 하다.

도매업계로서도 이를 모를리 없다.

제약업계가 별다른 이유 없이 무턱대고 도매업계의 마진을 조정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도매업계가 이를 해결할 여유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외자계 제약사의 움직임으로 볼때는 팔은 안으로 굽는다거나 기업체의 정서상 어느 정도 이해의 실마리라도 있었지만 국내 제약업체들마저 잇따라 영업정책을 변경하는 것에 대해 도매업계는 큰 충격을 받은 듯하다.

GSK와의 이 문제에 대한 대응에서 판정패 당한 도매업계로서는 국내 최대업체인 동아제약의 영업정책에는 뚝방의 봇물과 같은 움직임으로 모든 것을 다 바쳐 막아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을 수렴했다.

◆동아제약의 상징성

도매업체들의 움직임도 과거와 달리 보다 단결적인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다.

제약사들의 마진정책에 대해 다소 유리한 입장인 대형 도매업체들도 이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힘을 보태겠다는 의견을 조율했다. 아울러 지방의 도매업계들도 동아제약은 국내 최대의 제약업체이므로 단순히 하나의 제약업체 수준을 넘어서 상징적인 의미가 큰 만큼 그 중요도 면에서 매우 큰 편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방의 도매업계는 과거의 동아제약의 박카스 사태로 인해 빚어진 도매업계의 피해등을 감안하면 도매업계에 이렇게 해선 안된다는 상 도덕적인 측면까지 거론하고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의 중상위 업체들이 다수 이에 동참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계속되어온 것처럼 이런 움직임이 현실로 나타날지는 지켜 볼 일이다. 늘 중요한 현안에는 모래알단체라는 수식어가 도매업계에 따라붙어서 업계관계자들도 반신반의하는 상황이다.

특히 동아제약의 마진인하가 그대로 수용될 경우에는 여타 중소제약업체들도 잇따라 마진인하를 통보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전체 도매업계의 단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업계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고유가도 큰 타격

여기에 최근에는 고유가가 또 다른 악재로 등장했다.

의약품도매업계 자체가 배송이 중요한 수익 창출원 중 하나이므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배송을 전담하는 트럭들은 경유를 이용하는 차량이다. 최근 국제적인 고유가로 인해 휘발유의 60%선에서 움직이던 유가가 최근 들어 휘발유와 비슷해진 상황이다.
 
화물차 업주들은 이에대해 경비를 제하고 나면 남는게 없다며 운행을 아예 중단한 경우도 나타나고있는 것을 보면 배송을 위주로 수익을 내는 의약품 도매업계로서는 원가부분을 차지하는 유가를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의약품 도매업계가 가진 딜레마는 단순히 어디서 어디로 배송해야 하는 운송업체와 달리 배송하고자 하는 목적지도 바로 영업의 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화물차들은 의뢰한 곳에 대해서만 영업을 하면 되지만 의약품도매업체는 직접 주문할 곳을 찾아 영업을 하고 거기에 배송을 하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에서 무턱대고 대외환경으로 인한 요소들을 그대로 주문업체(약국,병원)에 전가할 수 없다는 것은 도매업계를 더욱 곤경에 처하게 한다.

의료기관은 연간 단위의 입찰방식으로 계약해 나름대로 융통성을 보일 수 있지만 약국들의 경우는 수시로 거래처가 변경될 수 있으며 이는 도매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매우 결정하기 어려운 요소들로 작용하고 있다.

◆원가절감 모색해야

특히 약국은 소량 다품목 주문인데다 1일 3배송이 아니면 경쟁에서 뒤쳐져서 상당수의 업체들이 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지속적으로 유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매출이 적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업체들은 1일 2배송으로 횟수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이유가 대내적인 악재이건 대외적인 악재이건 여부를 떠나 도매업계로서는 한마디로 죽을 맛이다. 유통마진 인하에 유가인상으로 인한 부담이라는 2중고가 함께 밀어닥쳐 힘든 상황을 막고 있다.

두 가지 사안 모두 어디에도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무엇보다 시급히 필요한 것은 자구책이다. 도매업계 내부에서 우선 답안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가장 빠르고 쉬운 시급한 불을 끄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남 탓으로 돌리기엔 작금의 경제나 경영상황의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다.

최근 도매업계는 동아제약 측과 재차 만남을 가졌지만 여전히 의견교환만 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궁극적으로 상호 내부에서 해결책을 찾아 나선다면 좋겠지만 어느 정도 시일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내부에서 먼저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고유가 문제는 대외적인 부분이라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 운행 횟수를 줄이고 어떻게 하면 보다 효과적인 배송체계를 갖추느냐가 관건일 뿐이다. 도매업계로서는 하필 고유가와 제약계의 마진인하가 동시에 현안으로 대두돼 더욱 어려움이 클 것은 자명하다.

마진 문제와 달리 고유가 문제는 어디에도 호소할 성질의 현안이 못된다는 점은 더욱 그렇다. 국내 제약계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면 도매업계도 같이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도매업계는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더 짙어질 가능성도 높다. 업종의 특성상 얼마나 많은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 원가절감을 강구하느냐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만큼 외부의지보다는 내부 해결책 찾기가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국내 의약품도매업계가 이 기회에 보다 선진적 마인드로 전환해 위기를 기회로 삼길 기대해본다.
 
메디코파마뉴스 김종필기자 (jp1122@nate.com)
기사 입력시간 : 2008-06-09 오전 8: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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