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수퍼판매 입장 발표 '혼란 가중'

약사회 수퍼판매 입장 발표 '혼란 가중'

모호한 문구에 다양한 해석.. "회원들은 뿔났다"

2011년 11월 23일 (수) 00:41:49 김종필 기자 jp11222@naver.com

21일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복지위 전체회의 상정이 안된 것이 결정된 바로 다음날인 22일 발표된 대한약사회의 성명이 혼선을 빚고 있다. 약사회는 성명에서 “약사로서 의약품의 안전성은 절대 편의성에 뒤쳐질 수 없다는 입장은 확고하지만 국민들이 취약시간대 약의 접근성이 강화될 수 있도록 불편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도 알고 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나아가 “국민 목소리를 겸허히 수용하고 뼈를 깍는 심정으로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국민 불편해소에 복지부와 협의에 나서겠으며 특히 국민 건강에 대한 진정성을 바탕으로 협의하겠다”고 애매모호한 문구로 입장을 강조했다. 복지부는 약사회 입장 발표가 있은 직후 자료를 내고 “그동안 약사 입장만 강조한 채 약사법 개정안에 반대해 왔으나 오늘 전향적으로 바뀐 약사회 성명을 적극 지지한다”며 “이를 계기로 정부와 협의를 통해 국민 불편 해소를위해 심야나 공휴일에도 약국 외 장소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좋은 방안 마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국민의 요구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약사법이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회원및 관련업계는 성명 발표의 시의성이나 내용등에서 고개를 갸우뚱 하는 경우가 상당수고 심지어 복지부는 약사회가 약사법 개정에 동조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복지부는 약사회가 그동안 입장을 접고 약국외에서도 가정상비약을 팔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단정 짓고 환영 입장 성명을 발표했으며 이에 일선 약사들은 대한약사회에 비난의 봇물을 쏟아내고 있다. 서울 K약사를 비롯 복수의 개국약사들은 “대체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이 무산된 바로 직후 약사회가 이 같은 성명을 낸 저의가 무엇인지, 약사회가 미친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고단의 술수가 숨어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복지부 성명을 보면 약사회가 그동안 입장을 포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그게 사실이면 지난 1년 동안 약사회의 지시에 따르면서 수퍼 판매 저지를 위해 적극 움직인 일선 약사들은 닭 쫒던 개가 되는 꼴”이라며 약사회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위 약사회 임원인 S 약사 조차도 “솔직히 나도 아무리 약사회 발표 내용을 읽어봐도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문구가 애매모호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복지부 입장이 착각내지 아전인수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약사회 관계자는 “그동안 협상 테이블 조차 나서지 않았던 게 약사회 입장이었다면 모든 가능성이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로 국민 편의를 위해 협상 테이블에 나설 의향이 있다”는 의미며 “약사법 개정을 찬성한다거나, 수퍼 판매를 수용한다는 입장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 지켜지고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을 토대로 할 때 약사회가 말하는 ‘약국 외 장소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좋은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는 표현은 복지부가 말하는 수퍼판매 수용이 아닌 공공의료 센터나 심야 약국, 특수 장소 등 심야나 공휴일에 약사관리 하에 약을 구입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다시 말해 정부가 공공의료센터나 심야약국, 특수장소 등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해 준다면 국민불편 해소를 위해 약사회도 안전성을 확보하는 토대로 이를 수용할 의사가 있다는 것으로 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안도 개국약사들의 반발이 거셌던 만큼 파장이 예상되다. 따라서 복지부 입장에 대해 약사회가 향후 어떤 응답을 낼지 주목된다.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복지부 해석대로  수퍼판매 수용과 약사법 개정을 찬성할 의사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종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메디코파마뉴스(http://www.emedic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