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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도매업계, 위기의 한해 되나

jean pierre 2010. 5. 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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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도매업계, '위기의 한해 되나?'
외국계 공격영업, 유통일원화 폐지등 가닥
2010년 05월 01일 (토) 08:15:19 김종필 기자 jp11222@naver.com

구조조정 불가피‥피할수 없다면 부딪혀야

쌍벌죄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저가구매 인센티브 제도도 탄력을 받고 있다. 이에따라 예정대로 금년 10월부터 저가구매 제도가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제약업계는 찬반이 엇갈리지만 쌍벌죄의 도입이 결과적으로 제어 장치가 한 단계 생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목소리도 점차 나오고 있다.

약사회도 이 관련법 안에 금융비용 인정이 포함돼 그나마 숨통을 터주고 있다.
이들 단체는 어쨌든 여러 가지 제도적으로 어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도움이 되거나 일방적이지 않는 제도적 장치 마련으로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여념이 없다.

이와 달리 의약품 유통업계는 숙원사업인 의약품 유통일원화 추진등이 거의 발걸음을 멈춘 상황이어서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년 한해가 IFPW총회로 도약의 발판이기도 하지만 업계 내부적으로는 굵직한 현안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특히 최근에는 도매업계의 가장 큰 적으로 인식되는 외국계 자본인 쥴릭과 RMS코리아 마저 전략적 제휴를 통한 공격적 영업으로 전환한 상황이라 뒤숭숭한 움직임이다.

지난해 말 동원약품의 탈 쥴릭을 시발로 한 대형업체들의 쥴릭 이탈과 제약협회와의 의약품유통일원화에 대한 든든한 공조체제로 다소 한숨 돌렸던 의약품 도매업계로서는 최근의 상황이 당황스럽기만 하다.

제약협회의 최대현안인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도가 시행이 확실해 짐에따라 도매-제약간 유통일원화 유지에 대해 상호 협조키로 했던 부분이 무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의 의지마저도 ‘유통일원화 폐지 확고한 시행’이라는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은 도매협회 입장에서는 피가 말릴 지경이다.

 제약협회는 지난해 저가구매인센티브 도입이 알려지면서 도매협회 측이 제약협회의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히고 아울러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무조건 제약협회와 뜻을 같이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제약협회도 의약품 유통일원화 문제에 대해 협력적인 자세를 견지한다는 상호 윈-윈의 움직임을 보여 왔으나 저가구매 인센티브 문제가 점차 해결방안을 찾아감에 따라 의약품유통업계는 자칫 ‘낙동강 오리알’이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단순배송은 이제 그만

현재 이 제도는 일몰제가 진행 중이며 복지부는 폐지를 하겠다는 입장이 강하다.

이 제도가 폐지된다면 의약품 유통업체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국공립 의료원들이나 100 병상 이상의 대형민간 병원들의 의약품 공급이 제약사들의 직거래도 가능해진다.
 

   
▲시설과 시스템의 선진화는 관련업계는 물론 해당업체에도 큰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는 무조건 도매업체를 통해서 공급하도록 되어있다. 도매업체의 특성상 중간 수수료나 마진을 통해 영위된다는 점에서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약 20여년 만에 폐지위기에 몰린 의약품 유통일원화는 만약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급속한 구조조정이 업계 내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

비중 있는 품목을 가진 업체들의 경우 직거래를 하려는 업체들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년 일부 제약사가 몰래 직거래를 해오다가 적발돼 처벌을 받은 경우도 있다는 점을 되돌아보면 만약 제도가 폐지된다면 그런 상황이 크게 늘어날 것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다품목인 업체들의 경우는 또 상황이 다르다. 모든 재화의 유통 구조상 단일 창구를 통해 시스템을 갖추는게 물류비나 기타 효용성 면에서 좋은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도매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도매업체가 제약사의 필요충분 요건을 갖추느냐가 중요하단 이야기다.

문제는 국내 도매업체들이 그런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적인 기반을 갖추고 있는 냐의 문제이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는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그런 업체는 거의 전무했으나 분업이후 중대형 업체 중심으로 시스템을 갖춰 나가고 있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지오영이나 동원약품 그룹등을 비롯해 중상위 업체 중심으로 그런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어서 그나마 전망이 나쁘지만은 않다.

제약계에서는 유통일원화가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공급량이 많은 중대형 병원들의 경우는 물류시스템이 확보된 도매업체들이라면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런 주장들을 토대로 한다면 도매업계가 유통일원화 폐지로 인해 경쟁력을 못 갖춘 업체는 다시 한번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그러나 세미급이나 로컬급의 의료기관 시장도 많이 있고 약국시장도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리 큰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갈수록 커지는 위기감

입찰 외 유통시장에 대해서는 특별히 규제하는 장치도 없고 현재도 무난하게 시장이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일원화 제도와는 무관한 시장이라는 점은 더욱 그럴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약품 유통업계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자발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구조조정은 외부환경에 의해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이 시장은 외자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의약품 유통시장의 외부 환경이 최근의 다양한 변화로 인해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점은 새겨들어야 한다.

   
▲쥴릭사의 물류창고
의약품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자본의 최근의 공격적 영업과 관련 “어느 업계이건 막강한 자본력과 공격적 영업이 겸비된 외국자본이 밀고 들어오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내 업계는 빠른 시간 안에 상당히 많은 업체가 무너질 가능성은 크다" 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RMS코리아는 사모펀드 자금이 지배주주로 들어와 있는 상황이라 이 업체가 국내 시장을 단기간에 상당부분 잠식한 후 이익을 챙기고 다른 외국계 유통업계에 넘긴다면 국내시장은 단시간에 외국 업체의 손아귀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물론 국내 지오영이나 동원약품 그룹등이 존재하지만 이들 업체들 또한 그동안 규모를 지속적이고 빠르게 확장했다는 점에서 단지 지배주주가 외국인이냐 내국인이냐 차이일 뿐 이어서 결국 자본력을 갖춘 대형업체 중심으로 급속한 시장재편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화를 리드하는 자세필요

이런 예측이 맞아 떨어진다면 대부분의 소형 도매업체들의 경우는 인수합병을 시도하거나 혹은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하는 방법을 시도하는 것이 더 생존의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현재의 추이를 지켜보면 수년 내 외자계 유통업체와 국내대형 업체간의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이미 경동사나 인영약품의 경우 사모펀딩 자금이 상당수 들어와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자금력을 갖춘 이 업체가 국내 시장의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더욱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특별히 특화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형 업체들은 속절없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큰 두 가지의 현안은 도매협회로서는 직접적으로 손을 쓰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유통일원화 문제는 정부로서는 이미 한번 양보해 일몰제가 진행 중인 가운데 국가적으로도 대부분의 산업에 있어 시장진입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라는 점은 부담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재화의 유통 흐름상 도매상을 배제하고 원활하게 거래되기도 힘든게 사실이다.
 
지난날 제약계가 직거래를 했던 이유도 도매상들이 워낙 영세하고 물류 시스템도 갖춰지지 않는 등 비용 면이나 효율성 면에서 직거래 보다 나은 역할을 해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유통일원화는 경쟁력을 갖춘 업체라면 상대적으로 타격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외자계 유통업체와 국내대형업체와의 힘 겨루기가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점이며 이는 중소 도매업체들에게 상당히 실감나는 경각심을 줄 것으로 보여진다.

아직 시간이 있다. 유통일원화가 유지되든 폐지되든 환경은 계속 변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어쩌면 지금이 조금이라도 경쟁력을 갖출 시간을 버는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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