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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012 도매업계 현안 분석①

jean pierre 2012. 4. 2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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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012 도매업계 현안 분석①

의약품유통업 중요도 비해 제도적 장치 미비
2012년 04월 23일 (월) 08:20:15 김종필 기자 jp11222@naver.com

◆업계 경쟁력 커졌지만 여전히 갈 길 멀어
유관 업계와 수평적 관계 형성 시급해

 

의약품도매업계의 현안도 다른 의약 업계에 못지않게 부지기수다.

 

특히 최근 년 들어 정부의 각종 제도적 변화로 인해 업계는 현안에 치인다고 할 정도로 많아지고 있어 해결해야 할 현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대외적 환경변화 못지않게 내부적으로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에치칼 업계와 OTC 업계가 각각의 현안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제약계 및 약사회와도 크고 작은 일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의약품 도매업계가 제약과 약사의 중간자적 입장에서 의약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거래관계상 ‘갑’ 과 ‘을’의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재고해 봐야 할 부분이다.

 

도매업계는 최근의 약가인하로 인한 반품과 정산 문제, 이로 인한 제약업계의 마진축소 문제, 국공립의료원의 1원 낙찰 문제 등 고질적이고 굵직한 현안에서부터 도매업계의 양극화 현상, 지역간 월경 영업 문제, 담보문제, 관리약사 문제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크고 작은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이런 문제들은 전반적으로 매번 회의 때마다 논의가 되고 있지만 사실상 해결되는 것은 거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이유에는 제도적 환경도 크게 작용하지만 대내적인 문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게 도매업계 안팎의 이야기다. 따라서 제도적으로 정부에 강력하게 요구할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목소리를 내야 하겠지만 내부적으로도 상당한 상생을 위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과거 60-80년대와 달리 최근에는 모든 분야에서 물류환경이 다양화되고 복잡해지면서 도매업계의 역할은 점점 인정을 받아가고 있는 분위기다. 유통일원화 폐지 등의 제도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매업계가 의약품 유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육박하고 있다.

 

도매협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도 한국의약품유통시장 총규모 18조3천181억여원 중 도매회사가 공급한 총액은 15조4천708조원으로 의약품도매업 공급비중은 84.45%로 나타났다. 공급형태(제약/도매)별 공급실적은 약국비중은 65.04%, 의료기관 공급은34.96%로 분석됐다.

 

◆도매 비중 84.45%

 

유통업이라는 특성상 공급자 입장에서 경제적으로 효율적이지 못하면 물류를 맡기지 않는 것은 당연한 시대이므로 도매업계가 그만큼 효율성 면에서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는 다시 말해서 업계가 나름대로 꾸준하게 효율성과 경쟁력을 갖춰 나간다면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동안 도매업계가 변화를 해 온 과정을 살펴본다면 자발적인 변화보다는 환경적 변화에 의한 요소가 훨씬 크다.

 

도매업계의 원흉이 되다시피 한 ‘쥴릭 진출’도 과정을 되돌아보면 도매업계들의 대형화 현대화의 불을 댕긴 단초가 됐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도매업계는 그동안 대외적인 변수에 의해 변화를 가져왔다.

 

의약분업, 유통일원화 폐지, 쥴릭의 진출, KGSP 제도 등이 대표적인 대외적 변수이다. 물론 대내적인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시 부활되긴 했지만 창고면적의 폐지와 유통일원화 시행(92년)등 제도적 변화는 장단점이 있긴 하지만 대내적으로 업계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어쨌든 50여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의약품 유통업은 크고 작은 요소들로 인해 부침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약 산업이 활황기에 놓였던 전후 60-80년대 전성기를 구가하기도 했지만 호황기라고 해서 현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현안이라는 것은 반드시 환경의 지배를 받는 것은 아니며 시간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해결되기도 하고 또는 생각지 못했던 현안이 새로 생겨나고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도매업계의 지금 현안도 결국 시대적 변화에 따른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업계와 협회가 해결해 나가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 도매업계 원로는 “60-80년대가 의약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도매업계의 경쟁력도 치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약이나 도매, 약국 모두 마진율도 좋았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호황기라는 의미 자체가 매출, 이익이 많다는 의미이다. 특정 업종이 호황이라는 점은 결국 점점 뛰어드는 사람이 많아진 다는 것을 시사하며 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며 경영학적 의미를 부여했다.

 

◆도매협회는 중요도에 비해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한 현실이다. 유통일원화 폐지를 반대하는 도협 집회

그는 이어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의약품 업계는 점차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마진도 줄어드는 상황이 초래되는 것이고 이는 결국 파이를 그만큼 많이 쪼개야 한다는 결과로 나타난다. 물론 시장의 규모도 커지겠지만 파이를 나누려는 경쟁자가 많은 만큼 파이를 누가 많이 가져가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결과적으로 지금의 현안은 파이를 서로 더 가지려는 과정에서 옳지 못한 방법을 쓰는 데서 생겨나는 것이며 자본주의 시장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런 현상”임을 강조했다.

 

특히 여기에 불황이 겹치면 더욱 문제는 많이 발생하게 된다.

 

그나마 의약품은 일반 소비재와 다르다는 점에서 경기 탄력성이 크지는 않은 반면 정부의 통제를 받는 다는 점에서 마진이 갈수록 제도적으로 축소되고 있고 이는 연관 산업 전반을 억누르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현재 의약품 도매업계가 지니고 있는 굵직한 현안들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상황을 살펴보자.

 

◆약가인하 반품 정산 골치

 

지금 당장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약가인하로 인한 반품 정산 문제이다.

 

약가인하로 인해 ‘을’의 입장인 도매업계로서는 약국의 요구를 거절하기 힘들며 반면 제약사의 횡포(?)아닌 횡포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앓는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바잉 파워를 가진 곳 중 일부는 다소 숨통이 트일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중간에서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애꿎은 하소연만 도매협회 측에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협회 측으로서도 별다른 묘책이 없다.

 

협회는 이에 따라 바잉 파워를 지닌 주요 대형업체들이 비대위를 구성해 지속적인 회의를 열고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외자사들의 경우 3월부터 인하된 가격으로 출고할 테니 실제 약가인하 때는 재고 약에 대해 보상이 없다는 통보를 해오는 업체들이 있었고, 30일분에 대해서만 반품보상을 해주겠다는 업체도 나타나는 등 자기편의적인 정책을 통보해 와 도매업계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도매협회측은 이 문제는 엄격히 말해 거래당사자간의 문제이긴 하지만 협회차원에서 힘을 모으지 않으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대형업체 20여 곳 이상이 모여 비대위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제약계의 입장표명은 사실상 재고부담을 도매에 떠넘기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으므로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것이고 도매도 제약계가 압박해 오면 약국 가에 같은 조건으로 반품을 받아 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조율했다.

 

그러나 이런 도협의 입장은 실제 약가인하가 진행되자 제대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제약사는 여전히 반품 정산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고 약국은 약사회를 중심으로 도매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도매는 약국이 곧 거래선이라는 점 때문에 도협 방침을 지키지 않는 업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는 결국 도매업체에 반품만 쌓여가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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