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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약사자화상.2]가격경쟁에 휘둘린 약국가 분업으로 다시 "휘청"

jean pierre 2010. 8. 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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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약사자화상.개국-2]

가격경쟁에 휘둘린 약국가 분업으로 다시 "휘청"
처방전 비중 확대로 의료기관 주변 약국타운 형성
2010년 08월 04일 (수) 07:06:49 김종필 기자 jp11222@naver.com

약국입지 선택 순위, 배후인구->의료기관 전환

90년대 후반 가격파괴등을 거쳐 대형화된 약국과, 체인 가입을 통해 경영기법을 공유화하는 체인약국 형태의 두 개의 축을 토대로 의약분업까지 약국은 변화해 왔다.

이 과정에서 몇몇 부실한 체인업체에 가입했던 약국들 중 상당수는 급변하는 약국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무너지기도 했다. 이러한 어수선한 분위기를 극복하고 점차 자리를 잡아가던 약국가를 또다시 혼란에 빠트린 것은 의약분업이다.

   

의약분업은 약국에서 이뤄지던 처방조제중 처방을 병원으로 넘겨야 했으며 아울러 상당수의 의약품이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됐다. 모든 약에 대해 임의대로 조제해 오던 약국들은 큰 혼란에 휩싸였다.

과거처럼 조제를 하지 못하고 처방에 의해서만 조제가 가능해졌다. 게다가 처방약을 바꿀 수도 없게 된 것이다. 실질적으로는 의사동의 하에 변경가능 하지만 수락해 주는 의사는 거의 없었다.

약국들은 또다시 변화를 해야 했다. 정부 정책에 울화가 치밀고 약사의 직능은 그야말로 급추락했다.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분업의 모토가 무색할 정도로 약에 대한 권한은 약사로부터 멀어져갔다.

그나마 30%가량의 일반약이 있지만 의약분업에 대한 국가차원의 홍보가 국민들로 하여금 모든 약은 무조건 처방을 통해야만 구입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줘 일반 약의 매출은 10%도 채 안됐다.

약국에 일반약 중 30%는 처방 없이도 구입이 가능하다는 프래카드를 부착하는 등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여봤지만 허사였다.

◆무너진 동네 약국들

서울 종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B약사는 "우리약국은 주변에 동네도 없고 인구도 많지 않다. 종로 약국가의 특성상 일반약 매출이 상당 했었는데 분업이 되면서 매출은 곤두박질 쳤다"고 말했다.

그는 '하물며 동네 골목에 위치한 약국들은 말을 안해도 뻔하다. 그 당시 상당수의 동네약국은 견디지 못하고 폐문하거나 위치를 옮겼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찾는 고객들이 있었으며 그들 중 상당수는 모든 약을 처방없이 사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의약분업은 약국가의 지도를 한번 더 뒤집어 놓는다.

   
◆분업이후 웬만한 건물치고 의원이나 약국이 들어서지 않은 곳이 없을정도로 경쟁이 치열해 졌다.

동네약국들은 견디지 못하고 의료기관 주변으로 이동했다. 그나마 도로를 끼고있는 약국은 상당수의 봉직의들이 인근에 의원을 개설해 숨통이 트였지만 전형적인 동네약국들은 앞길이 막막했다.

지금은 한약으로 어느 정도 매출 감소를 극복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 지역의 한 약사는 "분업으로 인해 당황스러웠다"고 회고했다.

그는 "모두들 혼란스런 시기였다. 약사회가 시키는 대로 처방약을 굉장히 많이 구비해 놓았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정보가 부족해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힘든 시기였었다. 생각하기에 의약분업 전까지가 약국으로서는 전성기 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잘되는 약국은 별다른 걱정이 없겠지만 여전히 변두리 약국들은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커져가는 빈부차

경기도의 한 도시의 한 약국.
이 약국은 아파트 상가에 입주해 있고 꽤 많은 세대수를 끼고 있지만 갈수록 환자가 줄어들어 고민이다. 이유는 수년전 인근에 대형 종합병원이 생기고 병원 주변에 소위 문전약국이 자꾸 생겨난 탓.

   
◆지방의 한 종합병원앞. 분업이후 병원규모에 따라 약국밀집도가 차이가 많이 나고 있다.
이 약국의 M약사는 "주민들이 웬만하면 대부분 종합병원으로 가며 병원과 함께 생긴 인근의 문전약국들로 발길을 많이 돌린 듯 하다"며 "우리 약국은 물론 인근 약국과 의원들도 피해가 큰 편이다"고 밝혔다.

M약사는 "인근에 큰 병원이 없는 곳은 몰라도 가까운 거리에 병원이 있는 지역은 문전약국과 거리가 좀 떨어진 약국간의 빈익빈 부익부가 꽤 있는 편"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가까운 의원을 찾는 환자도 꽤있지만 종합병원이 생기기 전과 지금의 매출은 분명 차이가 나고 있다며 갈수록 어려워지는 환경을 원망했다.

M약사는 아직까지는 적자가 나거나 하지는 않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약국을 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할 지도 모를 정도로 위기감이 많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문전약국이나 보다 환경이 좋은 쪽으로 이전을 하려고 해도 워낙 임대료나 권리금이 비싸서 쉽게 엄두도 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M약사 약국의 인근에서 역시 아파트 상가에 약국을 오픈하고 있는 S약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S약사는 "그래도 내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내 탓으로 자꾸 돌리려고 애를 쓰고 약국을 아파트 주민이 찾아올 수 있도록 인테리어도 새로 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분업전만 해도 상당수의 동네약국들이 그래도 운영할 만 했는데 갈수록 약사라는 직업이 무색할 정도로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며 씁슬한 표정을 지었다.

   
◆아파트 상가의 약국들도 경영이 쉽지는 않다. 특히 인근에 종합병원이라도 생기면 타격은 큰 편이다.
약국의 빈부차가 분업전과 달리 빈-부가 뒤바뀌고 있다는 것,
S약사는 "인터넷등에서 대형병원 문전약국 청구액이 10억을 넘는다는 기사를 볼 때마다 뭔가 약국시장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처방전을 좆을 수밖에 없는 이런 제도적 환경이 한탄 스럽기도 하다"고 한숨지었다.

그는 다른 동료 약사의 예를 들며 "그래도 나는 아파트 상가에 의원들이 몇군데 있어 그나마 처방이 오는 편이고 아파트라는 특수성으로 일반 약 매출도 어느 정도 있지만 주택가에 위치한 동료 약사는 처방전 매출은 거의 기대하기 힘들어 폐문을 고려하고 있을 정도"라며 "이런 정도면 약국이 국민건강의 1차 지킴이라는 모토가 무색할 정도가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S약사의 발언이 엄살이 아니라는 것은 번화가의 크리닉 빌딩이나 병원 앞의 문전에 약국들이 몰려있고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약국을 찾기가 힘들다는 점에서 금방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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