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약회장 선거 시간이 부족하다
네가티브만 난무…유권자 선택 기준 부족
당선 욕구만큼 현안 해결 의욕도 보여야
대약회장 보궐선거가 후보 간에 뚜렷한 차별화가 되지 않아 유권자들의 투표권 행사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대약회장 선거가 채 열흘도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은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할지보다는 선택할 후보를 정할 차별화된 후보를 골라내는데 더 큰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후보로 나선 김구, 문재빈, 박한일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차별화된 모습을 갖추지 못한 채 상호 네거티브나 이벤트성 모습만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유권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런 선거 방식에 대해 유권자들은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신뢰가 갈만한 후보를 찾기도 힘들지만 차별화되고 눈길이 갈만한 정책을 내놓는 후보도 찾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24일 가진 토론회에서도 각 후보들은 약사들이 목말라하는 주요 현안에 대해 보다 세부적이고 철저한 대응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상호 헐뜯기 수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마디로 이날 토론회에서 각 후보들이 발언한 내용들은 기존에 자신들이 주장했던 내용과 다를 바 없어 유권자들을 향한 차별화되고 변별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토론회가 아닌 각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을 보다 자세하게 말로 풀어내는 수준에 그쳤다. 이미 던져진 질문의 내용에 대해 각 후보들은 토론회전에 모두 답변을 준비해 이를 읽는 것에서 끝났으며 이런 이유로 반론과 재반론 시간의 상당부분은 그냥 '통과' 식으로 넘어가 세 후보 모두 현안에 대해 세부적으로 알고 있는지 여부도 판가름하기 어려웠다.
24일 토론회는 자질 검증에 실패했다.
◆후보만있고 회장감은 없다
이들 후보는 그동안 상호간에 공방을 벌였던 부분을 다시 끄집어 내 상대방을 공격하는 네가티브 전략을 펴기도 하는 등 토론회의 본질을 해치는 모습들을 서슴없이 나타내기도 했다.
즉 지금까지 해왔던 상호공방을 공개적인 토론회장으로 옮겨왔다는 것 이상이하도 아니어서 유권자들에게 어떤 후보가 정말 정책을 잘 알고 있고 이에 대한 합리적인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가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시작하기 앞서 모두발언에서 문 재빈 후보는 "현 집행부의 협상 만능주의로는 약사회의 현 위기상황을 해결할 수 없으므로 투쟁과 협상을 적절히 조화해 합리적 리더십을 갖춘 나를 선택해 달라"고 밝혔다.
또 김구 후보는 "현 약사회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추진해오던 회무를 승계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약권을 수호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밝히고 현 집행부를 승계하는 자신이 적임자 임을 밝혔다.
박한일 후보는 "약사회를 변화시킨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그대로 유지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므로 갈아엎는 것도 승계하는 것도 아닌 조화롭게 해결해 나갈수 있는 자신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모두들 기존에 수차례 했던 말들을 되 뇌이는 수준이었다. 어쨌든 이번 토론회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토론회일지도 몰라 유권자들은 어떤 후보를 선택할지 보다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자신만의 캐릭터창출 필요
경기도에서 개국하고 있는 한 약사는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이 지닌 선거공약을 다 읽어 봤지만 누가 어떤 공약을 제시했는지 기억하기 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세 후보 모두 이름외에는 전혀 어떤 생각을 지닌 사람들인지 몰라 나름대로 후보를 선택할 기준을 갖기 위해 공약들을 살펴봤지만 차별화된 후보를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다시 말해서 후보들이 약사회가 떠안고 가는 현안에 대해서 대등소이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각 후보들은 이벤트나 선거운동 못지않게 꾸준하게 새로운 정책과 새로운 해결책을 발굴해 내고 제시하는 정책선거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 자신만의 캐릭터로 유권자에게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선거 이후의 모습이다.
지금 대한약사회는 여러 가지로 굵직한 현안에 부딪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회장이 된다고 해서 모든게 끝날 문제는 아니다. 공부하는 회장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권자 끝까지 신중해야
특히 병원약사회의 경우는 현안들이 공부를 하지 않고는 제대로 파악하기 조차 어려운 것들이 많아 유권자들에게 다가서기가 다소 어려운 실정이다.약사회 현안에 대해서도 이미 잘 알려진 내용 말고 약국세무 부분등에 대해서도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일례로 합동토론회에서 모 후보는 약국세무 문제점등에 대한 패널들의 질의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이는 비단 이 후보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머지 후보들도 자세하게 문제점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유권자들로서는 이런 작금의 선거 판도가 자못 의문스럽다. 이제 선거일까지는 열흘 남짓 남았다. 이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후보들은 여전히 어떤 정책을 내놓아서 대결을 벌이는 정책대결이 아닌 틀에 박힌 선거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여전히 상대방을 조금이라도 상처를 줘서 끌어 내리려는 움직임이 가실 줄 모른다.
특히 각 캠프의 참모나 지지자들의 이런 움직임은 더하다. 인터넷 상에서 벌어지는 지지자들간의 공방은 가히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이다. 유권자들은 도대체 이런 선거방식이 후보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는 반응이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개국약사는 "염증을 느낀다. 아직 후보결정을 하지 못했다. 네가티브에 열을 올리는 후보들에게 약사회를 맡긴다면 약사권익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토론회를 보고 실망스러웠다"고 일침을 놓았다.
부천시에서 개국하는 한 여약사도 "투표는 해야 되겠고...마땅한 후보는 없고...."라며 말끝을 흐린 후 옅은 한숨을 쉬었다.
이 여약사는 "갈수록 주변에 약국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고 약국경기는 점점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이를 좀 합리적이고 속시원 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참신한 후보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참신하다는 것은 연령이 많고 적음을 뜻하는게 아니라 현안을 좀 더 연구하고 해결할 새로운 방법들을 모색해 보는 그런 자세의 후보가 나와주길 바라는 것이며 이는 모든 약사의 희망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희망의 메시지 필요
이런 반응은 많은 개국약사들에게 대등소이하게 들을 수 있다.
선거가 후반으로 치닫고 있지만 여전히 괜찮은 인물을 골라낼 만한 기준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약사회는 태평성대의 시대가 아니다. 이런 불경기가 일시적인 것이라면 문제가 덜하지만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약국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고 법적, 제도적 규제는 점차 다변화되고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70년대 온실에서 운영을 해왔던 약국들이 80-90년대 들어 출입문을 열었다면 이젠 지붕의 덮개를 여는 수순이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의 3인을 보면 모두가 당장 회장이 되겠다는 그 일념하나만 가지고 있는 듯 하다.
한마디로 지금의 회장은 막중한 짐을 짊어지고 가야한다. 회장이 되는 순간 그 짐의 무게는 천근만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을 감당할 각오를 다져야 하며 그 짐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들을 수 있을 것인지 연구하고 지혜를 짜내야 하는 시기이다. 그럼에도 그런 자세를 보이는 후보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모들의 조언도 중요하지만 리더가 될 자신도 그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한다.
10일 남짓 남아있는 시간에 후보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능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유권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어야 한다. 그것을 통해 유권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할 것이다.
메디코파마뉴스/데일리엠디 김종필 기자(jp112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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