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비용논쟁 ④-정부. 제약.유통 상호 역할 인정 필요
불가항력적 외부 물가 인상요소는 반영되는게 정답
각 업계 내부적인 비용절감 노력은 반드시 전제되야
유통비용(마진)은 사실상 일반 재화 유통시장에서는 업체 자율에 의해, 사적인 거래 관계에서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의약품시장에서는 국가가 일정 부분 약가에 개입하는 특수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제한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제약계나 유통업계나 모두 정부의 약가인하로 사실상 불만이 발생한다.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약가가 인하되고 있는게 현실이며, 매년 지속되면서 이젠 그 정도가 기업체의 존립을 흔들 정도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제약계는 수출이나 사업다각화(타 산업진출), 일반의약품이나 건강관련 제품 출시 확대 등 나름대로 돌파구를 찾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수출 등에서 실질적으로 성과를 나타내면서 어느 정도 위기를 모면하고 있지만, 유통업계는 그 여파가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유통업계에서도 나름대로 다양한 방안으로 돌파구 찾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약가인하가 전문의약품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나다 보니 병원에 직접 공급하는 에치칼업계도 점차 수익률이 줄어들고 있어 이 업계 역시 돌파구 마련에 분주하다.
총체적으로 제약계와 유통업계가 갈등이 안 생길 수 없는 구조가 나타나는 것이다. 기업 생존의 근간이 되는 수익률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어떤 업계라도 생존권 지키기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정부도 방관자적 자세 버려야=약가 인하의 칼자루를 정부가 쥐고 있는 한 제약과 유통업계는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며, 그 이유로 지속적으로 수년째 양 업계는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격 인하를 단행한 정부에서는 그 원인이 설사 업계에 있더라도, 방관자적 자세를 취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약가 결정권에 정부의 개입이 있지만, 의약품이 유통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고정비(유류비. 인건비 등)는 시중 물가와 연동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최소한의 수익률은 보장해 줘야 한다.
다시 말해서 정부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은 제시해 주는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통업계가 의약품 유통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제약계나 약사회(약국)에 비해 약자에 위치에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막무가내로 벼랑 끝으로 힘의 논리로 내몰려선 안된다.
그 역할론이나 가치론적인 면에서 본다면 굳이 심오(?)한 분석을 하지 않더라도 유통업계가 존재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의약품물류 비용의 절감액은 상당하다. 다시 말하면 제약사들이 직배송하는 것보다 유통업계가 전담하는 것이 속칭, 가성비가 좋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는 도움이 되는 부분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업계도 당연히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제약계의 경우 모든 업체가 유통비용 인하를 추진하거나, 시도하려는 것은 아니다. 물론 유통비용이 줄어든다면 모든 제약업체가 좋아할 것은 자명하지만, 상당수의 제약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통업계가 지닌 역할론을 인정해 유통비용을 지급해 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제약계도 줄어드는 수익률의 보전을 위해 유통비용 축소를 우선 순위로 둘 게 아니라 먼저 내부적으로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유통업계도 마찬가지다.
유통비용을 갉아먹는 내부적인 가격경쟁이나, 백마진 제공 등의 행위를 중단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사실상 유통비용을 보장해 달라는 요구도 실제 시장에서 위와 같은 움직임이 발생한다면 어떠한 명분도 통용되기 힘들다. 업계 내부적으로 설득력있는 요구를 위해서는 자정노력이 강력하게 일어나야 한다.
◆업계간 갈등 지속되면 산업경쟁력 갉아먹어=최근 종합유통업체들의 순익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업체들이 나타나는 등 갈수록 유통업계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정부-제약-유통-약사가 상호간에 역할을 인정하면서, 보다 합리적인 의약품 유통구조를 구축해 나가는 등 상생하려는 의지가 중요한 시기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각 업계를 움직이는 주체(업체)는 달라지겠지만, 이러한 시스템적인 문제는 지속되면서 업계 간 갈등은 지속되고 커져만 갈 것이다. 나아가 산업적인 차원에서도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며 이는 곧 국가적으로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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