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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릭, 국내진출 10여년만에 최대 위기

jean pierre 2009. 11. 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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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릭, 국내진출 10여년만에 최대 위기
전방위 압박에 당혹‥정부나서 전면조사
쥴릭 한 곳에 휘둘린 업계 반면교사 필요
그저 잘 나가는 의약품 배달업체가 즐비하던 국내의약품시장에 의약분업을 전후해 선진물류를 표방하는 한 외국계 업체가 무주공산의 국내 도매업계를 집어삼키기 위해 국내에 진출했다.

당시 국내시장에 눈독을 들이던 외국계업체는 일본계의 규꼬가 당시 잘나가던 식용유업체 동방유량과 제휴해서 국내진출을 모색했으며(동방규꼬), 다른 하나는 동남아 의약품 물류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쥴릭이었다.

이름조차 생소했던 쥴릭, 당시 국내업계는 쥬엘릭이라고 부르기하고 쥴릭이라고 부르기도 할 정도로 생전처음 들어보던 업체였다. 국내업체들은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


말이 도매업체지 업체들도 영세했으며 단순 배달업체가 대부분이었으며 그래도 영업이 잘됐다. 당시 이희구 도매협회장등은 쥴릭 진출의 기초가 한독약품이라는 것을 알아내서 당시 김영진 회장 자택에서 연일 시위를 하기도 했다. 그즈음 쥴릭투쟁위원회 위원장이 지금의 이한우 도협회장이다.

또 다른 일본계 동방규꼬는 국내 제휴선인 동방유량이 무너지면서 무산됐다. 당시 동방규꼬를 주도하던 사람은 지금 병원분회장을 맡고있는 ‘동우들’의 고용규 회장이다.

그렇게 국내에 진출한 쥴릭은 순식간에 국내업계를 휩쓸었다. 국내업체들은 매출만 있었지 시스템 면에서는 제대로 된 유통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한 탓에 선진국에서 의약품 물류를 석권하던 쥴릭같은 업체들의 진출에 맥없이 무너졌다.

◆동원약품의 선제공격

쥴릭은 당시 국내 업체중 규모가 있는 업체들 몇 곳을 거점도매로 선정하고 다국적 제약사들의 물량 대부분을 가져가 버렸다. 국내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쥴릭의 거점도매로 전락해 다국적사의 의약품을 공급받으려면 반드시 쥴릭을 통해야했다. 거점도매에 포함되지 못한 업체들은 다시 도도매로 전락해 제대로 된 마진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별 수 없이 하소연만 하는 상황이었다.

한마디로 수십년 간 업체를 영위해오던 국내업계가 외국계 물류업체 한곳의 손아귀에서 놀아났던 것이다.

쥴릭의 성장세는 무서웠다. 분업이 되면서 전문 약이 크게 성장했으며 대부분의 전문 약은 외국계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쥴릭은 국내시장을 석권해 가면서 점차 가진 자의 횡포가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내업체들이 항변을 해보지만 별다른 묘책이 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으며 무엇보다 거점도매로 들어간 중대형 업체들 사이에서도 신뢰가 사라졌다. 회의석상에서 매번 논란이 되어 왔고 결의문이며 단합으로 결론이 났지만 결국에는 다시 쥴릭의 거점도매로 다소 불리한 계약임에도 도장을 찍는 일이 반복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10여년이 흐르면서 도매업계와 쥴릭 간의 상관 관계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 발생했다. 내놓으라는 대형업체중 한 곳인 동원약품 그룹이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모두들 쉬쉬하면서 뒤에서는 쥴릭과 거래를 계속 유지해 왔었다. 업체의 생존과 경쟁력이 우선이었기에 모두들 문제점을 알고 있었지만 쉽게 먼저 나서서 결별을 선언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

그런데 동원약품그룹이 추석을 앞두고 과감하게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첫 포문을 열자 무엇보다 도도매로 외자사 물량을 공급받던 중소형 업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 병원분회는 즉각 회의를 열어 동원약품의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동원이 이번 일로 인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취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약품도매협회도 동원의 선택에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도협은 용기있는 동원 측의 결단에 고무돼 이번 기회에 쥴릭이 더 이상 횡포를 부리지 못하도록 공정경쟁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동원의 결단으로 도매업계는 물론 제약계, 약사회등도 술렁거렸다 .
동원약품그룹은 국내 상위권의 업체로 전국적인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해 가고 있는 업체여서 미치는 파장력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동원의 결정에 고무돼 쥴릭과의 계약 만료를 눈앞에 둔 여타 거점 도매업체들도 너도나도 모두 결별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명절이 지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쥴릭의 불공정한 거래행위가 낱낱이 공개되기 시작했다. 동원 측이 쥴릭 못지 않은 거래조건을 모두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외자계 제약사들은 어떠한 합당한 이유도 없이 동원과의 거래를 선뜻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도매업계는 이를 쥴릭의 술책이라고 판단했다. 쥴릭과 다국적 사가 모두 외국계에서 본사차원에서 상호 무언의 약조같은 것이 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국내업계는 판단했다. 한마디로 쥴릭측이 외국계 제약사에 압력을 행사하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국내 의약단체들이 동원의 지원군이 됐다.

◆다급해진 쥴릭

서울도협을 비롯해 의사단체와 병원협회, 최근의 병원약사회까지 연속해서 쥴릭의 불공정 행위를 규탄하는 성명을 채택하고 쥴릭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쥴릭측은 의외로 공세가 거세지자 다국적 사들을 대상으로 초청간담회를 하거나 개별방문 등을 통해 동원과 거래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 했다는게 국내업계의 주장이다.

의외로 의약계에 쥴릭 사태가 커지자 국회에 까지 이 문제가 올라갔다.
국정감사 기간동안 전혜숙 의원이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간 것이다.

쥴릭과 동원의 문제는 상호간의 불공정 거래를 넘어서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의약품을 가지고 힘 겨루기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잘잘못을 가려야 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결국 최근에는 복지부에서 손을 댔다 .
실태조사에 나서 소문이 진실인지 밝히겠다는 것이다. 복지부 측으로서는 의약품 수급이 업체간 힘 겨루기를 미끼로 진행된다면 분명히 문제삼아야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쥴릭은 진출시 분명히 국내업계를 면밀하게 검토했을 것이다. 시장조사를 충분히 했을 것이다. 국내 업계 실태를 봐선 그들 눈엔 무주공산임에 분명했을 것이며 다른 선진국처럼 선진적인 물류기법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국내시장을 쉽게 잠식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며 실제로도 그렇게 진행됐다.

쥴릭이 추구하는 물류시스템이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님에도 워낙 국내업계가 시스템이 엉망이던 시절이라 쉽게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쥴릭의 시스템도 엉망이었음에도 작금의 사태가 오기까지 휘둘림을 당했을 것이다. 다행이 동원이나 지오영등 대형업체들이 제대로 된 물류와 마케팅을 통해 힘을 키워왔기에 오늘의 쥴릭 압박이 가능했을 것이다.

최근에는 쥴릭이 도매업계의 압박에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면 정말 쥴릭 측도 당황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여진다.

앞으로도 동원과 도매협회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쥴릭을 전방위 압박해 나갈 것이다. 그럴 요소가 충분한 만큼 쥴릭은 그동안 다른 선진국에서처럼 국내에서 영업을 해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욱 기가막힌 건 쥴릭측이 의도적으로 의약품 공급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게 사실이라면 쥴릭측의 행동은 선진물류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치한 것이다.

엄격히 말하면 쥴릭은 선진물류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 굳이 그렇게까지 투자하지 않아도 국내 의약품시장에서 부가가치를 더 높여왔던 것이다.

작금의 사태 끝이 어딘지 모른다. 현재로선 쥴릭이 급격히 쇠퇴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업계는 설사 쥴릭이 무너진다하더라도 이번 기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메디코파마뉴스 김종필기자 (jp1122@nate.com
기사 입력시간 : 2009-11-04 오전 8: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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