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의약품유통/▷약사, 약사회,약대,약국,학회

상비약 편의점 판매, 약사회가 생각하는 최선은?

jean pierre 2011. 12. 23. 23:02
반응형

상비약 편의점 판매, 약사회가 생각하는 최선은?
밤 12시 전격 발표에 회원들은 허탈과 배신감
2011년 12월 23일 (금) 22:25:14 김종필 기자 jp11222@naver.com

김구 회장"아직 끝나지 않은 협상"

22일 밤 12시 약사회의 ‘안전성을 담보로 편의점에 일부 상비약 판매’ 발표와 이튿날 아침 복지부의 ‘환영한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토대로 일간 언론들은 ‘감기약 수퍼 판매’를 대문짝 만하게 타이틀로 내걸고 하루 종일 뉴스를 내보내고 있다.

23일 아침 눈을 뜬 약사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할 정도로 대약 측의 발표내용에 뒤통수를 맞은 듯 하루 종일 허탈함과 울분을 쏟아 냈다.

하나같이 김구 회장 퇴진과 집행부 전원사퇴, 협의내용 전면 폐기등을 주장했다.

회원들은 약사회의 발표 내용도 내용이지만 지난 1년간 치열하게 투쟁해 온 일정들이 마냥 허무하고 눈물 나도록 배신감에 휩싸여 있다. 현재로선 투쟁한 것이 결과적으로 헛짓을 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23일 오후 열린 대약 이사회에서는 이 문제로 치열한 논란은 있었지만 다시금 집행부의 설득에 '믿어보자'는 분위기로 가닥을 잡았다.

약사회가 회원을 속이는 것인지 일간 언론들이 확대해석 하는 것인지 몰라도 내용 면에서 약사회와 언론의 이야기는 어긋난다. 언론들은 가장중요한 '감기약 내년부터 편의점 판매'를 강조하지만 김구 약사회장은 “(종합)감기약은 절대 안나간다”며 뉴스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제는 국민은 '감기약=종합감기약' 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라는 점에서 서둘러 정리를 해야하며 또다른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구 회장은 이사들의 강한 질타에 다시금 “모든 것은 내가 책임진다. 끝까지 믿어 달라”며 아직 협상은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김구 회장의 발언은 "협상은 아무것도 주지 않고 가져오기만 하는 협상은 없다는 원칙을 고려하면 약사들의 자존심을 최대한 살리는 밝힐 수 없는 ‘무엇인가’를 가져올 것"이라는 의미로 들린다.

김 회장은 “현재 일간 언론의 뉴스는 사실과 다르며 좀 더 국민 입장에서 강하게 뉴스를 내보내는 것이다. 복지부와 협의 과정이 남아있고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동요하지 말아 줄 것을 당부했다.

또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어느 것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안전성을 깨면서 까지 국민 편의를 위해 편의점 판매를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보여진다.

◆김대업부회장 "장렬한 전사(?) D-day?"

한편 이날 협상의 선봉에 섰던 김대업 부회장(사진 下)은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지난달 22일 전향적 협상 발표 이후 회원의 비난 공세에 김 부회장은 “장렬하게 전사할 각오가 되어 있다”는 말을 던졌었다.

이는 ‘약사의 자존심을 살리는 길을 만들어 놓고 전사(사퇴)하겠다’는 의미여서 현재는 사퇴를 할 시기가 아닌 상황이지만 그는 사퇴의 뜻을 밝힌 것이다.

이를 두고 그의 현 시점에서 사퇴가 협상의 패배를 시인한 것인지, 아니면 협상이 실질적으로 끝났음을 시사하는 것인지 모호하다는 의견이 많다.

만약 후자면 김 구 회장의 발언과 상치된다는 점에서 전자일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1차적인 책임을 지고.."라는 말에서 보여지듯 현상황에 대한 사과의 한 표현이고, 마무리를 잘 지으라고 누군가 사퇴를 만류 해 주길 기대했을 수도 있다.

김 부회장이 “협의는 진행 중이며 편의점에 내줄 약이 어느 정도 수준이고 어느 품목인지등은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약사회는 포괄적이고 정치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발언했다는 점에서 그런 추측이 가능하다.

발언을 토대로 하면 “경제원칙에 입각, 최소피해의 최대 수확을 얻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날 이사들은 회원과 가교 역할을 해야 할 시도약사회장 조차도 정보가 없어 뉴스를 통해 사실을 알아야 하는 현실을 개탄했으며 이사진 전원 사퇴를 제안하는 이사도 나왔다.

◆이사회, 의견 대립 논쟁 치열

집행부의 방향에 동의하는 이사들도 있는 반면 일부 이사는 원칙론을 주장했다.

어떤 경우에도 약이라는 이름으로는 약국 밖을 나가선 안된다는 것이다.

한 이사는 통화에서 “약국외 판매 발단은 심야나 공휴일 약 구입 편의성 부족이다. 분업 하에서 대부분의 약은 처방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답은 약이 아니라 의료기관이다. 정답을 여기서 찾아야 하는데 정작 의료기관 확보를 위한 방안은 없고 약을 약국외서 팔려는 주장만 하는 것은 전후가 바뀐 것이다.”며 대약의 정부 협상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안전성 확보와 국민 편의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안은 대체로 하나로 귀결된다.

함량을 최소화해 내 보내는 것이다. 여기에 포장단위를 1-2알로 정해 과용이나 남용을 막는 것이 병행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안이 약사회가 제시하는 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언론들은 종합감기약도 판매 허용 대상이라고 보도했지만 김구 약사회장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혀 혼선이 예상된다.

대약은 현재 협상 팀 10인이 나서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유불문 회원에 사과 필요성

이런 저런 상황을 뒤로하고 무엇보다 약사회는 회원들에게 먼저 사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가 좋게 나오더라도 약사회는 그것과 무관하게 현 상황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하는 게 옳아 보인다.

회원들은 정보도 제대로 얻지 못한 채 집행부 방침에 따라 약사법 개정 저지를 위해 돈을 거둬 광고 등을 통해 투쟁을 했고 여름 무더위에 복지부 앞, 서울역 앞등 전국 곳곳에서 시민 홍보를 위해 고군분투했으며 약국들은 100만 서명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이런 노력은 ‘약이라는 이름으로 한 톨도 나가지 않아야 한다’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기울인 노력이라는 점에서 22일 발표는 결과적으로 한 톨의 약이 나가는 것 이므로 약사회는 회원들에게 공식 사과를 해야 한다.

회원들의 설득과 끝까지 믿어달라는 당부는 그 다음의 문제다.

한편 약사회가 먼저 협상카드를 던진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는 약사들도 부지기수다.

약사회는 국민여론(약사회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설문결과도 약사회가 바라는 방향으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 정부의 압박, 수퍼판매 논란이 단발성 악재가 아니라는 점 등을 들어 출구전략의 하나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모든 상황이 '강경모드로 버티다간 큰 것을 잃게 될 가능성'이 커 보여 한계 상황을 인식했을 가능성도 높다. 약사회집행부는 국민 여론과 언론의 압박에 위기감을 느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 임시국회가 열리기 전에 약사회는 협상을 어느 정도 마무리 지어야 할 상황이다.

확실하게 마무리 짓지 못하면 내년 4월 총선을 염두에 둔 국회의원들이 약사회가 극렬반대하던 정기국회때와 달리 국민 입장에서 ‘약사회에 최악의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