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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식전환]③복약지도, 조제수 늘리려 의무 방기 안 돼

jean pierre 2011. 4. 2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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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의식전환]③복약지도, 조제수 늘리려 의무 방기 안 돼
약사만의 권한 자긍심‥인식 재정립 시급한 시기
2011년 04월 29일 (금) 08:09:48 김종필 기자 jp11222@naver.com

◆“조제 건 수 늘리는 것 만큼 중요한 일”

최근 한 세미나에서 모 대학교수는 복약지도를 3분을 기준으로 평가해 수가를 차등화하자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는 약사 입장에서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다.
복약지도를 해야 하는 여러 가지 상황에서 3분을 넘겨서 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는데 획일적으로 그런 잣대를 들이댄다는 자체는 학계에 몸담고 있는 교수가 할 말이 아니라는 약사들이 많다.

그렇지만 역으로 말하면 그만큼 복약지도가 엉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 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약사들로서는 반성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전문가는 지적 재산, 기술적 재산을 통해 경제적 보상을 받는 것이므로 그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해야하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약사의 신뢰는 전문인으로서 제역할을 다할때 외부에 의해 평가받는 것이다. 한 약국에서 약사가 조제를 하고 있다.
실제로 인천 남구보건소 송일재 팀장이 지난해 중순 인천 소재 약국 95곳의 복약지도 실태를 조사했더니 78명의 약사가 자신의 복약지도 수준에 대해 ‘매우 또는 대체로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는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이는 인지하고 있음에도 처방조제가 차지하는 매출비중이 크고 그에 따라 조제가 곧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되는 현 약국의 수익구조 영향도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유야 어쨌든 복약지도야 말로 약사들의 가장 기본적이고 배타적인 업무이고 약사의 신뢰도를 높이는 작용을 하는 업무임에도 일선 약국에서는 엉망진창인게 현실이다.

작금의 복약지도가 이런 식으로 돼 버린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약사들의 의식부족이다.

물론 전적으로 약사들을 탓하기는 어렵다.

정부의 제도적 문제등도 작용하고 환자들의 자세도 영향을 미치고 약국경영의 언발란스도 요소가 되고 있다.

복약지도가 소홀하게 이뤄지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소홀히 하더라도 뚜렷한 제재가 없다는 점과 수익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특히 문전약국의 경우에는 시간대 별로 차이가 있지만 바쁜 시간대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하다. 대기시간이 길어지면 짜증을 내는 환자들도 많고 조제건수가 곧 약국의 수익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라서 이런 면들을 무시할 사항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상황이다. 특히 일반 약의 경우에는 광고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환자 탓 하지 말아야

환자들이 여러 매체를 통해 광고를 접하고 지명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아 복약지도가 어렵고 환자들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의약품에 대한 환자들의 경각심 부족과 세부적이지 못한 복약지도 영향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식후 몇 분에 하루 몇 번 이런 정도의 복약지도가 이뤄진다는 점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적어도 전문가라는 약사가 해야 할 복약지도라면 환자의 보유 질병이나 건강상태 등을 체크해 복용해야 할 의약품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고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체크해 줘야 하는 복약지도가 필요하다.

실제로 매년 진행되는 복약지도 경연대회 같은 경우를 보면 대부분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보통 5-10분간 환자와의 상담을 통해 완벽한(?) 복약지도가 되려고 노력하는 약사의 모습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선 현장에서의 복약지도는 매우 저조하다.

굳이 안하더라도 환자도 불만이 적고 별다른 제재도 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개국하는 A약사는 “복약지도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요소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복약지도를 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약사들의 의식이 점점 줄어든 경향도 있다. 솔직히 지금 약국가에서 진행되는 복약지도를 보면 약사라는 면허가 창피스러운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런 움직임이 트랜드로 굳어져 버리다 보니 복약지도를 제대로 하면 환자의 숫자를 동일 시간내에 더 적게 받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처방전=수익’으로 이어지는 현실에서는 굳이 시간을 내서 복약지도를 하려는 약사가 줄어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이런 현상은 의료계도 마찬가지다.

환자를 많이 진찰하면 할수록 수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의료계는 이미 ‘30분대기 3분진료’ 식의 말들이 당연시 되고 있을 지경이다. 약사회 일각에서는 약사 복약지도료를 문제 삼는다면 의사의 진료로 인한 수가는 더 많이 삭감해야 마땅하다는 반론도 많다.

 

 
◆환자의 건강을 지킨다는 생각을 늘 한다면 복약지도는 소홀히 할수 없는 분야다. 환자를 정성껏 응대하는 한 약국
이런 이유로 복약지도의 부족을 약사들만 탓하기도 힘들다.

그럼에도 이 문제로 인해 환자(소비자)들로부터 슈퍼판매 허용의 빌미를 잡히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

상당수의 약국에서 약을 사도 그냥 슈퍼에서 약을 사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약사들로서는 이론적 논리 외에 별다르게 반박할 요소가 없다.

만약 약국에서 복약지도가 시간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제대로 이뤄졌다면 아마 슈퍼판매 논란은 지금보다는 훨씬 더 약화됐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런 전반적인 흐름은 중장기적으로 약사들의 파이를 더 축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개별적인 약국을 기준으로 한다면 이익이 되는 약국도 손실이 되는 약국도 있겠지만 시장 전체로 봐서는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

◆직능은 실천할때 효과

그나마 슈퍼판매 논란이 격화되면서 복약지도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경실련등 슈퍼판매 허용을 주장하는 측들이 부실한 복약지도를 문제 삼기 시작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사실 그런 이유로 복약지도가 충실해진다는 것은 약사로서는 매우 창피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약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이런 것이다.

약사라는 면허 자체가 기득권을 가져다주는 것이지만 그런 것을 지키기 위해 상당히 보수적이고 수동적이라는 점이다. 흐름과 현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설마’ 라는 생각에 어떤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별다른 대비를 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 흐름이 비단 약사 뿐 아니라 어느 전문 직능인도 독보적인 경우는 매우 드물다.

 

 
◆복약지도 경연대회에서 처럼만 복약지도가 된다면 복약지도료 인하는 아예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최근의 움직임은 그런 영향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갈수록 늘어나는 약사의 숫자와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그 전문 영역의 활용 범위를 더 넓히는데 주력해야 하며 기본적인 의무를 충실히 해야 함은 두 말할 나위없다.

복약지도는 의무이지만 개념을 다르게 갖는 것도 복약지도 강화를 위한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복약지도를 고객 서비스의 마인드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것을 내가 환자에게 가져다 주는 서비스의 개념으로 보자는 것이다.

지금은 어느 업종이건 서비스가 실종되면 고객을 잃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적으로 1-2분의 복약지도를 하는데 큰 시간이 들지 않는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법으로 정해 의무적으로 일정 시간 이상 복약지도를 하도록 강제화하는 것이지만 사실 약사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따라서 약사회 차원에서 대대적인 복약지도 규정을 정해 운동을 벌이는 것을 고려해 볼만하다.

논란이 되는 3분미만 복약지도 50% 복약 지도료 삭감이 일본처럼 현실화된다면 어느 약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처방전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받아야 삭감에 의한 손실이 상쇄될 것은 자명하다.

현행약사법에는 복약지도에 대해 의약품명칭, 용법용량, 효능효과, 저장방법, 부작용, 상호작용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복약지도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제대로 하면 3분가량의 긴시간이 아님을 약사들은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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