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정책·약사 역할’ 공동 노력 필요
약국들은 60-80년대 까지만 해도 동네 사랑방 역할을 했다.
주민들과 함께하며 건강지킴이 역할도 하고 당시 고학력자였던 약사들은 동네주민들의 지식 창구(?)역할도 하는 등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장소였다.
약사님들은 동네 주민들의 존경받는 사람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지금도 시골에서는 여전히 약국의 위치가 큰 변화가 없지만 도시로 갈수록 시대가 흐를수록 그런 역할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약국은 국민들과 얼굴을 맞 댈 수 있는 장이다.
도시에 있더라도 주택가를 끼고 있는 약국들은 길을 지나던 할머니들이 들러 자양강장제를 하나 사서 마시며 쉬어가는 쉼터가 되기도 한다.
약국의 이런 모습이 과연 약사들에게 귀찮기만 한 모습들일까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비약사가 조제하는등 약사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약사들
의 미래는 결코 밝을 수 없다.
다각적으로 압박이 가해오는 약국의 현안들 중 상당수는 국민들로부터 출발한다.
다시 말하면 국민들이 곧 약사들의 입장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홍보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약사들이 이런 인식을 지니고 있다면 아마 방송이나 신문에 광고를 몇 번 내는 것보다 훨씬 큰 홍보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최근 경기도약사회는 일반 약 수퍼 판매에 대한 홍보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한 뒤 약국을 찾는 국민들에게 의약품의 수퍼 판매 허용을 주장하는게 과연 타당한지를 묻는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 포스터가 약국에 덩그러니 붙여져 있지만 눈여겨 보는 환자는 거의 없다.
이는 포스터 자체의 문제이기 보다 일선 약사들이 자신들의 직능이나 자존심, 혹은 수익과 직결되는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약국의 수익 대부분이 처방전 확보에 달려있다 보니 대부분의 약사들은 환자들이 오면 조제나 판매에만 매달리고 있다.
힘든 일 이지만 어느 정도 친분이 있는 고객이라면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 약사들이 슈퍼판매 등에 대해 제대로 알리는 노력을 보이는 모습이 필요하다.
“복약지도도 제대로 듣지 않으려는 환자들인데...”라고 말하는 약사들도 상당수다.
그런 부분을 감안하면 약사회 측에서 축약된 내용을 약 봉투 등에 인쇄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하다. 약봉투는 상당한 홍보효과를 지닌 도구이다.
효과여부를 떠나 약사회로서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해보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다.
◆지금 모습으론 안 돼
그 부분이 정책적인 결정에 의한 것이라 대관업무에만 약사회가 매달리는 것도 문제다.
일선 약국가는 그런점에서 문제가 생기면 약사회집행부만 탓할 일도 아니다.
여러 가지 정책이 여러 이해단체들의 입김이나 로비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그 이면에는 항상 국민여론이 배경이 되기 때문에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 하느냐도 매우 중요한 부분임을 간과해선 안된다.
따라서 일선 약사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약국의 운영주체는 약사라는 전문인이지만 약국도 서비스업종이라는
점을 늘 염두에 두고 환자를 정성껏 대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는 충분하다
약사들의 회비를 통해 약사회가 권익을 대변하는 여러 가지 정책을 수립하고 민원을 처리해 준다지만 일선 약국가에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무용지물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선 약국가에서 각종 위법 행위나 의무나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향후 약사라는 전문직능인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자명하다.
지금 약사회는 슈퍼판매 문제, 조제료 인하 문제 등 많은 악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약사회도 노력을 해야 하겠지만 회원들도 그에 상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전히 이런 문제들이 불거질 때마다 일선 약사들 중 상당수는 정부를 비난하고 약사회를 비난하며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잘 못 됐다는 것이 아니라 더 큰 문제는 그럼에도 일선 약국가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여전히 복약지도는 소홀하고 일찍 문을 닫는 약국들이 많다.
지금 약국가에서 약사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복약지도를 보다 성실하게 해야 하며, 약사 가운을 제대로 입고, 환자들을 정성껏 대해야 한다.
환자들로 하여금 약사의 이미지나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이 바로 그것임에도 약사들은 상당수가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 그럼에도 약사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외부 반응에는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렇다고 의사들이 잘한다는 것은 아니다.
약사들 중 일부는 복약지도의 불성실함이 지적되면 의사들도 진단도 안하고 같은 질환으로 가면 그냥 처방전을 끊어주거나 대충 진료하는 등 마찬가지 아니냐고 지적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보다 먼저 내가 약사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여러 가지로 복잡한 상황에서 약사들이 정석으로 되돌아가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지금 보편화된 약국의 모습으로는 의식 개혁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