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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500까지는 못 오른다"

jean pierre 2009. 4. 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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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500까지는 못 오른다"
코스피가 과열 우려가 나올 정도로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따라 들어가야 하는 건지,아니면 다시 하락할 때를 기다려야 하는 건지 헷갈린다는 투자자들이 많다. 대세상승이냐 더블딥 현상이냐도 같은 질문이다.

폭락장에서도 20~30% 수익를 거뒀다는 일명 `재야 고수`들은 지금 장세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매일경제가 실전에서 잔뼈가 굵은 재야 고수들을 찾아 그들이 보는 장세판단을 들어봤다.



"코스피 지수는 `1100~1400선` 선에서 움직일 것입니다. 지금은 대세 상승이 아니라 여전히 박스권 장세라고 할 수 있죠.본격적 상승 국면은 3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입니다."

2003년 종잣돈 500만원으로 2005년 당시 5억원의 수익을 올려 유명해진 김대중씨. 그는 올해 현재 주식자산이 50억원으로 10배나 늘었다. 2003년 기준 수익률로 무려 10만%다.

지난 8일 만난 그는 강남의 한 사무실에서 여전히 주식 트레이더로서 치열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는 주식시장은 그때 그때 대응할 뿐이라며 증시 예측은 잘 하지 않지만 코스피 지수의 대세 상승은 3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긍정적이지는 않습니다. 워낙 낙폭이 크기 때문에 유동성이 좋아져 올라오는 것 뿐이죠. 앞으로는 가격 변동이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높고 더 이상 올라갈 여지가 크지 않아 1500선까지는 못오를 겁니다."

일부 증시가 1000포인트 아래로 다시 내려갈 수도 있다는 증시전망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저는 아무리 내려가도 1100선은 지지되리라 생각해요. 대신에 본격적인 상승에는 5년 정도가 걸린다고 봤을때, 증시가 꺾인지 2년째 밖에 안됐기 때문에 앞으로 3년은 더 걸리지 않나 싶습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100만원씩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중이다.

"펀드는 증시가 지금처럼 나쁠 때 장기투자로 하는 것 아닌가요? 저는 MMF나 우량회사채에 투자하는 연금펀드도 가입했습니다."

◆ "대학시절, 트레이더로서의 직업에 매력 느껴"

김대중씨가 주식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것은 1999년 대학을 졸업하고 사설 투자자문사에 취업을 하게 되면서부터라고 한다.

"대학시절 기업인수합병에 관한 책에서 `1초의 승부사`라는 제목의 내용을 읽었는데, 트레이더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나 코스닥 버블이 본격적으로 꺼지기 시작한 2000년에는투자할 때마다 손실을 보며 7000만원의 빚까지 졌다고 한다.

"그땐 정말 죽을 생각까지 했죠. 그리고 차라리 그냥 월급받고 사는 직업을 택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한 증권사 지점에서 3년간 근무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다.

"투자자문사에서 배운 경험 덕분인지 2002년부터 슬슬 감이 잡히기 시작하면서 2003년에는 드디어 수익을 내기 시작했어요. 누적된 채무를 갚고난 2004년부터 현재까지 매월마다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가 공개한 계좌에는 2004년부터 만 5년 정도인 지금까지 손실을 기록한 달이 한 번도 없었다. 단지 `운이 아닐까`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증거가 뚜렷했다.

"운은 연속성이 없어요. 로또가 몇 번씩이나 당첨되는 사람이 있나요? 부딪히고 넘어지고 아파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노하우죠."

◆ "나무보다는 숲, 그리고 타이밍"

그럼 그는 과연 어떻게 경이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까?

그의 투자방식은 거시경제를 먼저 보고 산업, 기업 순으로 투자대상을 결정하는 이른바 `탑다운(Top-Down)` 방식을 통해 고른 종목에 집중투자해 수익을 극대화한다.

"일단 큰 숲을 보고 베팅을 해야됩니다. 전일 미국 증시를 분석하고 오늘 코스피 지수는 과연 어떻게 될 지 예상하죠. 그리고 어떤 섹터가 잘 나갈 것인지를 수많은 대안을 통해 슬림화한 다음 수급이 뒷받침 되는 종목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종목을 살 때는 가격의 높이가 즉, 타이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주식은 파는 것보다 사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싸게 잘 사놓으면 파는 시점을 선택하는 것은 옵션이죠. 하지만 싼 주식만 고집하지는 않아요. 비싸게 사서 더 비싸게 파는 것도 수익입니다. 반면에 떨어지는 칼날도 잡을 줄 알아야 해요."

그는 또 작년 10월 10일 코스피 지수가 장중 전일보다 10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을때, 저점에 매수한 종목으로 그 다음날 5000~6000만원 정도의 수익을 거뒀다고 한다.

"저점과 고점의 기준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말로 하자면 아마 책 한권이 될 정도에요. 독서와 경험으로부터 나온 감각과 기술적 테크닉이 종합된 것이죠. 공부도 많이 하고 자신과 대화를 많이 해야 됩니다. 저는 또한 마음도 차분해지고 영감도 떠올라 혼자 있는 시간을 즐깁니다. 내 미래와 오늘 했던 일, 내일 할 것에 관해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실제로 그의 사무실 한 켠에는 주식에 관련된 수십권의 책과 매일 자신의 매매를 기록해 놓은 여러권의 수첩이 있었다.

"예를 들면 `투매에는 맞서라`라는 말이 있어요, 하지만 반등은 투매가 두번은 나와야 가능하죠. 그래서 저는 코스피 지수가 1400에서 100포인트씩 두 번 하락했을 때 반등이 나올 시점이라고 확신했고, 기가막히게 맞았던 겁니다."

◆ "체계적인 매매와 리스크 관리는 필수"

그가 개인투자자들에게 조언한 투자전략은 무엇일까?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두 가지겠네요. 첫번째 전략은 종합주가지수와 연관시켜 반등을 예상해서 대형주를 공략하는 것이죠. 공이 바닥에 세게 떨어지면 세게 튀어오르듯이 낙폭이 과도하다고 판단될 때 종합주가지수에 비해 선방하고 있는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겁니다. 종합주가지수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면 평균치보다 매도세가 많다는 것이기 때문에 보유하고 있으면 안돼요."

실제로 그는 이날 종합주가 지수보다 선방한 하이닉스 주식 10만주를 매수한 상태로 장을 마감했다.

"균형을 잡고 봤을 때, 유동성 장세라는 걸 알고 있다면 오늘은 밀려도 내일은 다시 들어올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미국 다우지수가 100포인트 이내로 하락 마감한다면 우리나라는 양봉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요."

이런 그의 예측은 그 다음날 코스피가 54포인트 가량 상승하며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두번째 전략은 낙폭이 적어 반등이 시원찮을 때는 시장과 역행하는 종목들에 투자하는 겁니다. 시장에는 정책이나 이슈에 따라 움직이는 테마주들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장이 비실비실 거릴 때는 이런 종목들을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그는 또한 원칙과 체계가 없는 단타매매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저는 지금까지 하루 평균 5~6회의 매매만 했어요. 그것도 지금은 운용자금이 커져 3~4회로 줄었죠. 박자를 타기 위해 매매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원칙없이 단타매매를 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전일 미국증시가 어떻게 돌아갔는지 보고 G20 재무장관회의 결과도 분석하는 등 과학적이고 종합적으로 접근해야죠."

리스크 관리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수익은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게 중요해요. 그러나 권투에서 한대도 안맞을 수 없듯이 항상 수익이 날 수는 없어요. 다만 거리를 유지하면서 결정타를 안맞는 거죠. 세 번중 두 번만 매매에 성공하고 한 번은 잔푼의 손실도 생각해야 됩니다."

이런 그가 현재 운용하는 자금은 50억원의 수익 중 월평균 10억원에 불과하다.

"저는 제가 번 돈을 모두 투자하지 않아요. 그리고 매일 매매를 하지도 않습니다. 어쩔때는 한주 내내 매매없이 모니터링만 할 때도 있어요."

그는 올해만 벌써 5억원의 수익을 올리며, 그의 기준인 월평균 수익률 10%를 웃돈다.



◆ "노력하는 자만이 성공, 한국의 조지 소로스 될 것"

이런 그가 꿈꾸는 것은 바로 조지 소로스같은 헤지펀드 메니저이다.

"저는 돈이 되는 외환, 채권, 원유, 부동산 등 모두 투자 하고 싶어요. 그리고 규제가 많은 국내 보다는 해외에서 헤지펀드를 운용하면서 영국의 파운드화나 태국의 바트화를 공략해 많은 돈을 번 조지 소로스같은 사람이 될 겁니다."

그는 실제로 주식뿐만 아니라 외환거래와 부동산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일 때 5만달러를 사서 1500원에 판 적이 있죠. 환율이 올라가는 게 눈에 보이더라구요. 저는 그래프만 있으면 가격의 움직임이 어떻게 될 지 다 알 수 있어요. 요즘은 부동산 가격도 움직임이 보입니다."

한편, 그가 존경하는 또 한 사람은 미국 대공황때 1조원 가까이 번 제시 리버모어다.

"제시 리버모어는 `월스트리트에서는 새로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모든 일은 전에 일어난 적이 있었고, 또 다시 일어날 것이다. 인간의 본성도 변하지 않는다`란 말로 유명하죠. 경기파동 이론처럼 주식시장은 반복된다는 겁니다. 앞으로는 세계가 동조화되면서 이러한 주기들이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그와 같이 성공하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트레이더로서의 자질을 타고난 사람도 있겠지만, 열심히 하면 누구나 어느 정도는 트레이더가 됩니다. 그리고 이제는 인터넷이나 신문에 의해 정보가 누구에게나 공평한 세상이에요. 매월 초면 수출입통계, 경상수지 등이 통계청 사이트에 모두 나옵니다. 따라서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누가 얼마나 부지런히 노력해서 자기 머리 속에 지식을 습득하느냐가 더 중요하죠. 이런 것들은 정말 누가 가르쳐줘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깨닫는 거에요"

또 그는 평정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신적인 부분을 다스릴줄 알아야 해요. 그리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매매횟수를 조절 해야 합니다. 매매를 너무 많이 하게 되면 오히려 그 종목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트레이더라는 직업이 자신의 적성에 정말 맞는다고 한다.

"위험선호형인 저에게 주식시장은 정말 매력적이고 항상 기회의 땅이죠. 판단력이 흐려지지 않는 한 앞으로 50살까지는 주식매매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그는 현재 성균관대 MBA에 재학중이다.

"항상 공부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죠. 그리고 매매에만 너무 빠져있으면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어서 늘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을 접하고 싶습니다."

타고난 트레이더가 아닌 노력하는 트레이더라고 말하는 그는 진정한 `프로`의식을 가진 주식고수였다

[이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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