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업계"창고 면적 넓힌다고 경쟁력 생기나?"

도매업계"창고 면적 넓힌다고 경쟁력 생기나?"

 

高 임대료.법 시행 임박에 창고 못구해 '발동동'

 

협회, 업계 상황 정확히 알려 효율적 법 적용 적극 요구

 

 

“대체 이게 뭐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마당에..”

 

서울 동대문구에 소재한 한 에치칼 업체 대표는 내년 4월부터 적용되는 창고 평수 80평 규정과 관련, 하소연을 했다. 영업을 하러 다녀야 할 시간에 새로 옮겨야 할 창고시설을 구하러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는 것.

 

“아직 시행은 안되고 있지만 어떻게 될지 몰라 현재로선 손놓고 대비를 안 할 수가 없어, 더 늦기 전에 80평 규정에 맞는 창고를 구하러 다닌다”는 이 업체 대표는 마땅한 시설을 구할 수 없어 ‘죽을 지경’이라고 밝혔다.

 

매출 2백억원대의 이 업체는 약 60평 가량의 창고 시설을 확보하고 있고 현재 회사 규모로 봐서는, 적당한 상황인데 80평 규정이 마음에 걸려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강조했다.

 

20평 가량 더 늘어난 면적의 창고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임대료가 더 들어간다는 이 대표는 “돈도 돈이지만 마땅한 시설이 없어 구하기가 너무 힘드네요. 그렇다고 엄청 비싼 돈을 지불하고 교통은 불편한 상업지역으로 들어갈 수도 없고...”라고 상황을 밝혔다.

 

송파구의 또 다른 업체 대표는 “아마 지금쯤 적당한 시설을 구하려고 뛰어다니는 도매업체들이 부지기수 일 겁니다. 대형 물류시설 임대를 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그 비용도 만만찮아요. 특수를 노리는 거겠죠”라며 현실을 설명했다.

 

현행 법규상 내년 3월 30일까지 신규업체들만 대상으로 80평 규정이 적용되며, 기존 업체들은 내년 3월 31일부로 80평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

 

◆시대흐름에 맞게 바뀌어야

 

도매협회는 이 규정이 업체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무리수를 두고 있는 법이며, 당연히 중소기업을 옥죄는 규제라고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당초 면적 규정이 폐지 됐다가 수년전 도매업계에서 다시 규제의 목소리가 나와 만들어진 법이지만, 법이라는 것은 시대 상황과 경제 환경의 변화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경제에 대해 민주화 움직임이 강하고, 규제와 관련된 법규도 ‘규제를 나열하는’ 네가티브 보다는 ‘하지말아야 할 것만 빼고 다 된다’는 포지티브 정책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도매업계는 따라서 법이 다시 만들어질 당시의 상황이랑 지금은 많이 다른 만큼, 정부가 시대흐름에 맞게 이 규제를 폐지해 주거나, 업체별 특성이나 규모에 맞게 차등화 시켜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