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형실거래가, "복지부 눈가린 꿩 되지 말아야"
한 분야 희생시켜 얻은 성과는 자가당착 우려 커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가 제약업계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 복지부측은 이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복지부가 이 제도를 시행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실질적인 의약품 거래 가격이 파악이 가능하고 그런 효과를 지닌 제도 중 현재로선 가장 효율적인 제도이기 때문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약업계 및 국회, 시민단체 등은 그런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그에 따른 역효과는 완전히 배제되는 하류급 제도이므로 보다 균형적이고 합리적인 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이유로 현재 복지부는 관련업계 및 국회와 정면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유관단체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제도의 문제점 등을 나열하며 호소했으나 무용지물이었고, 20일 국회에서도 이를 조율할 자리가 마련되지 못했다.
이미 문형표 장관은 국회를 통해서도 제도의 순효과가 역효과 보다 더 크다는 점을 지적하며 재시행 의지를 표한바 있어 내년 2월 재시행은 확실해 보인다.
시장형실거래가 제도는 정부가 시행하려는 목적달성에 가장 효과적인 제도는 맞을지 모르겠으나, 그 과정이나 그로 인한 역효과또는 파장은 전혀 고려치 않은,다시말해 폭탄을 안고 시행하려는 제도이다.
약값에 거품이 있다고 보고 오로지 실거래가 파악에만 집중해서 약값을 떨어트려 건보재정을 줄여 보겠다는 목적만 다분한 획일적이고 편협한 제도이다.
무엇보다 제도 자체의 큰 문제는 없으나 거래 관계상 갑의 위치인 대형병원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반대의 핵심 문제다.
상거래에서 '갑'은 늘 우월적 지위를 악용할 수 있으며, 의약품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의료기관들은 공급업계의 치열한 경쟁을 최대한 활용해 최대한 가격을 떨어트려 일거양득을 정부로부터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즉, 제약계의 이익을 정부가 앗아서 병원 측에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현 시각을 보면 제약계는 약을 팔아 이익을 보면 안되는 업계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는 시각도 제약계에 만연하다. 이로 인해 정부에 대한 불신을 넘어 반감이 제약계에 극대화될 조짐이다.
한 제약계 인사는 “정부가 7대 제약강국을 비롯 거창한 프로젝트를 제시했지만, 지금 제약계는 이런 정부의 위선에 치를 떨고, 증오심을 느끼는 이들도 많다. 당근은 없이 채찍만 줄기차게 휘두르는 상황에서 무엇으로 7대강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냐”는 비아냥의 목소리가 절대적이다고 밝혔다.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의 시행을 위해 복지부가 눈을 가린 꿩 마냥, 오로지 눈앞의 먹이만 보고 더 큰 시각을 갖지 못하는 ‘愚’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많다.
건보재정에서 약값 지출을 줄인다 하더라도 그 뒤에는 제약계의 희생이 또 다른 국가적 손실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이 현실로 닥치면 정부는 훨씬 더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도 지속적인 압박에 대기업들도 하나 둘 제약업에서 손을 떼고 순수 제약기업들도 의약품외 다른 분야로 사업을 급속하게 다각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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