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의약품유통/▷약사, 약사회,약대,약국,학회

판매자가격 표시제에 일반약 가격 다르다고 고발?

jean pierre 2012. 1. 2. 08:03
반응형

약국별 가격차 고발 방송에 약국가 분노
“판매자 가격표시제에서는 당연한 현상”

2012년 04월 02일 (월) 07:57:13

김종필 기자 jp11222@naver.com

◆약사회 나서서 잘못된 인식 바로잡아야


지난 1990년대 후반.

 

서울 부도심의 한 지역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종로나 영등포 지역 도매약국들에서 판매되는 가격에 약을 파는 약국이 등장했다. 이 약국은 (주)형화라는 법인을 둔 곳으로 저렴하게 약을 판매하면서 알려진 약국이었다.

 

이 당시만 해도 대도시의 번화가 약국밀집 지역에 몰려있던 대형 도매약국들만 가격을 싸게 파는 시기였다. 나머지 약국들은 표소가 제도에 표시된 가격으로 일률적으로 의약품을 판매했다.

 

당시 이 약국의 주변에 있던 약국들은 당연히 난리가 났다.

 

 

일반인들이 약을 더 싸게 구입하려고 종로나 영등포 지역에 일부러 가던 시대에서 동네에서도 약을 더 싸게 살 수 있게 되어서 고객을 빼앗기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이 당시는 의약분업 전이라 대다수의 약국은 평범한 소형 1인 약국들이었다는 점에서 종로통의 대형약국들처럼 현대적인 인테리어에 대형으로 오픈한 해당 약국은 고객에게 새롭게 다가왔다.

 

이런 이유로 동네약국을 중심으로 약사회 측에 문제 제기를 하게 됐으며 결국 해당약국과 법적 분쟁까지 벌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약국이 부도심 곳곳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새로 생긴 약국의 이름도 종로나 영등포의 유명 도매약국을 염두에 둬서 해당 명칭을 약국 명에 집어넣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종로약국’ 등이 대표적이다.

 

어쨌든 결국 법적 분쟁까지 갔었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이런 분위기의 흐름으로 전국 곳곳에 비슷한 중대형 약국이 속속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하나의 트렌드로 되어 버렸다.

 

약국의 규모가 다르다 보니 사입 가격이 달라지게 되고 이에 따라 약을 더 싸게 판매할 수 있는 약국이 증가했다. 당연히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보다 큰 약국들이 속속 생겨났고 이들 약국들 간의 가격경쟁이 치열해 졌다.

 

아울러 이들 약국들 중 상당수는 유명의약품에 대해 사입한 가격이하로 판매하면서 고객이 찾으면 다른 의약품을 속칭 ‘끼워넣기’ 판매해 거기서 마진 손실을 상쇄시키는 방법을 써서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의약품 특수성 무시한 방송

 

특히 더 큰 문제는 이런 흐름이 표소가 제도를 폐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이다. 사실상 표소가 이하로 판매하는 약국이 급증하고 가격 차이도 들쑥날쑥 이다 보니 표소가 자체가 무의미 해진 것이다.

 

이로 인해 의약품은 비슷한 흐름을 보였던 화장품과 같이 판매자가격 표시 제도를 도입하게 된다.

 

판매자 가격 표시제도는 가격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질서 있는 가격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다. 이에 따라 약국에서는 해당 의약품을 구입한 가격이 제각각이므로 약국 사정에 맞게 판매자가 직접 마진 등을 고려해 판매하도록 했다.

 

약국에서는 일일이 자신의 약국에서 판매하는 가격을 의약품마다 모두 붙이는 등의 수고를 해야 했다.

 

그러나 약국들로서는 자신의 약국 규모나 의약품 사입 량에 따라 적정 마진을 남겨 의약품 가격을 책정해 가격표를 붙이는 방식이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사입가가 다소 높았던 약국들로서는 표소가 제도 당시의 가격파괴 약국들로 인한 소비자들로 부터의 불신을 다소 해소할 수 있게 되면서 가격 경쟁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런 흐름은 비단 의약품 뿐 아니라 상당수의 공산품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의 과자류나 아이스크림류 등을 비롯해 가전제품 등 어지간한 공산품은 대부분 판매자 가격 표시제로 판매가 되고 있으며 매장별로 같은 제품에서도 가격차이가 벌어지고 이를 소비자들은 당연시 여기고 있다.

그런데 유독 이런 현상을 삐딱하게 보는 시선이 있다. 바로 방송 고발 프로그램이다.

 

이는 판매자 가격 표시제도를 도입한 공산품을 판매하는데 있어 매장별로 가격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것임에도 가격차이가 나서 다소 높은 가격을 받는 곳을 도둑놈 취급한다는 점이다.

 

특히 일반 공산품과 달리 의약품은 그 특수성으로 인해 고객이 직접 약을 고를 수 없도록 되어 있다는 점을 간과한 채 고객이 약을 지명구매 하지 않으면 약사들이 고객에게 바가지를 씌운 다는 식으로 방송하는 것이며 이런 식의 고발 프로그램이 심심찮게 방송되는 것이다. 이로인해 상당수의 약국들이 억울해 하며 하소연 하고 있다.

 

◆일반 약에 오리지날 개념?

 

지난 3월 마지막 주 KBS 소비자고발에서 역시 이런 방송내용이 다시 방영됐다.

 

프로그램의 제목은 ‘약 값은 약사 마음대로?’ 이다. 당연히 판매자 가격 표시제도는 약사가 여러 가지 요소를 감안해 자율적으로 책정하는 것임에도 방송에서는 제목자체가 가격이 정해진 품목을 약사가 마음대로 붙인다는 식으로 오해하기 쉽다.

 

방송은 같은 성분의 약은 오리지널 약과 카피 약으로 구분되며 소비자가 별도로 오리지널 약을 요구하지 않으면 약사가 같은 성분의 카피 약을 비슷한 가격으로 판매하며 폭리를 취한다는 내용이다.

 

방송은 이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무좀약을 여러 약국에서 구입하면서 2천원의 가격 차이를 보여줬고 역시 두통약에 대해서도 같은 성분 중에서 약사가 다른 약을 권유했으며 같은 약이라도 약국별로 가격차이도 달랐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약사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이런 식이라면 표소가가 아닌 모든 공산품은 동일한 것인데 왜 유독 약에 대해서만 이러는지 알 수 없다는 푸념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일반약에 대해 오리지널, 제네릭 표현을 쓰지 않음에도 방송에서 이런 표현을 쓴다는 것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일반 약은 대부분 외국에서 오리지널 약이 특허가 만료되면서 국내업체들이 같은 성분의 약을 다른 이름으로 생산 판매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객이 원하는 약이 있으면 해당 약국에 구비되어 있으면 그것을 주는 것은 당연하며 해당약이 없으면 약국에서 비치된 약을 주는게 당연한 것임에도 마치 의도적으로 약국이 고객이 원하는 약을 주지 않는 다는 식으로 방송하는 것은 크게 잘 못된 것임을 지적했다.

 

약사들은 요즘 소비자들도 정보가 많아져서 그런 상술에 넘어가지 않으며 같은 약에서 가격차이가 나면 소비자들이 알아서 싼 곳을 찾아 가는 시대라는 주장이다.

 

이런 현상은 이미 공산품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같은 제품이라면 가격이 싼 약국을 찾아가는데 따른 기회비용 등을 고객들도 잘 파악하고 알아서 원하는 곳에서 구매하는 상황인데 마치 약국을 도둑놈 취급한다며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일부 약사는 이런 식이라면 차라리 표소가 제도를 다시 부활하는게 낫다며 약사회는 즉각 정부와 방송국에 강력하게 항의해서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기도 A약사는 “물론 같은 지역 간에도 약국 간 경쟁이 있어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약국을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므로 소비자들이 알아서 잘 구입할 것이다”며 이 방송의 저의가 다른데 있는 것 같다며 억울해 했다.

 

역시 경기도의 B약사도 “약국에 따라서는 여전히 비양심적인 곳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극소수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요즘 고객에서 바가지를 씌웠다가는 금방 무너지는 시대다”며 방송이 보다 형평성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