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학대학 현행 2+4학제, 기초과학도 붕괴시킨다
약교협 국회토론회 개최... 통 6년제 서두르지 않으면 문제 확산
약학분야는 물론 기초과학분야도 피해..재학생은 현 제도 찬성많아
현행 약대학제인 2+4년제의 통6년제로의 전환을 위해 약학대학교육협의회의 잰걸음이 빨라졌다. 이미 2+4년제를 통한 졸업생이 배출되기 시작했고, 현 학제의 문제점이 많은가운데 더 미룰수 없다는 판단과 사회적으로도 약대 6년제에 대한 통 6년제의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약교협은 지난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통합6년제 제도화를 위한 국회토론회를 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와 공동으로 개최했다.이날 '기초과학 육성과 약대학제 발전방향 토론회'를 주최한 나경원, 김승희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토론회는 기초과학의 발전과 창의적인 약학 인재를 양성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승희 의원은 "현 체제에서의 약대 편입이 기초과학의 블랙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분명히 문제점이 있다"며 지적했으며, 나경원 의원은 "논의 후 내용을 전달해 주면 학제 개편에 대해 교육위가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또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은 "2+4 방식의 약대 학제가 기초과학의 붕괴를 초래하고 약학교육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통 6년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이날 토론회는 각 위원회에서 20여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주제발표에서 이의경 교수는 " 6년제의 통합교육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며, 통합 6년제로 개편시 약사의 직역별 균형적 배출을 통한 사회적 활용 및 기여 확대와 교육내용의 체계화, 내실화, 책임성 강화로 약대교육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2+4는 교육의 질적인 완성도가 부족하고, 약사의 사회적 활용에도 제한을 받고 있다며 이는 통 6년제를 통해 해결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즉, 현 학제는 창의력과 도전 정신을 갖춘 우수 약사 인력 양성이 미흡하며 약학입문과 약학전공의 연계 단절로 융합적 인재 양성 어려워 창의적 글로벌 인재 양성이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약대 6년제의 직역 다양화도 차질을 빚어 연구 약사 진로를 위한 대학원 진학이 감소하고 고령의 무경력 신입 사원으로서 취업에 난항을 겪는 것은 물론, 개국약사로 취업이 쏠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접학문 학과 학생의 자퇴나 휴학이 증가하며 이공계 교육 파행에 따른 기초과학 기반이 흔들리고 있고, 약대에 입학하려는 사람들이 PEET 준비 등 추가적인 입시준비에 매달리면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이 교수는 "약학입문과 약학전공, 실무실습으로 이어지며 상호 연계할 수 있어 교육 내용의 체계화, 내실화, 책임성이 강화돼 약대 교육이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화여대 화학나노과학과 김성진 교수는 2+4 학제가 기초과학을 황폐화 시키고 있어 통 6년제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현 제도의 최대 병폐는 기초과학 학과들의 교과과정을 약대 편입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학생들이 도중에 약대 입시를 위해 자퇴해 버리는 경우가 많아 기초과학분야 대학은 점점 황폐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런 제도 아래서는 기초과학에 흥미를 가지고 들어온 학생들 조차도 쉽게 60학점만 채워 나가려는 약대진학 준비생들 탓에 소수의 학생들만이 기초과학 분야에 남게 돼 다양하게 강의를 세분화해 개설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심화학습의 한계도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고등학교에서 약대로 바로 입학해 약사나 기초약학 연구자로 정진하게 하는 제도로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병주 영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체계적인 약학교육, 기초과학의 붕괴 방지, 사회적 비용의 축소, 약학 교육의 효율성 제고, 분절된 교육의 통합 등을 위해서는 6년학제의 유지를 전제로 현재의 2+4 체제보다는 단일 6년제가 타당하다고 주장하고 현재까지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학제 개편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개편된 약학교육 학제에 대한 성과분석을 통해 약학교육 학제개편을 위한 체계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가 제시한 첫 번째 안은 순수한 단일 6년제, 두 번째 안은 부분 6년제(4+2)로 4년제 약대 졸업과 2년의 실습 교육을 거친 이후 약사국시를 통해 약사를 양성하는 방안이며 세 번째 안은 현재의 약학교육 체제인 2+4 양성체제다.
그는 "대안마다 나름대로의 장단점을 지니고 있으므로 자율성이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과 제도가 변경돼 유통성 있는 학제로 정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패널들, 기초과학 붕괴. 2+4약대 문제점 우려
2부 토론회는 문애리 덕성여대 약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되었으며, 각계에서 대웅제약 이종욱 부회장과, 경북대 생명과학부 이현식 교수, 연세대 약대 한균희 학장, 양태희 전약협 회장,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 김형기 서기관이 토론자로 나서 의견을 개진했다.
▲대웅제약 이종욱 부회장=약대를 졸업해 제약업체에 들어오면 30세가 넘는 경우가 즐비하다.나이가 많은 사람은 아무래도 열정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제약산업 분야에는 약사가 해야 할 역할이 있지만 그것 외에도 약학전공자가 활약할 많은 분야가 있다.제약산업이 우리나라에서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약학 분야 전문가가 필요하다.
특히 산업 분야에 진출하려는 경우는 4년 정도 교육을 통해 바로 진출하게 되면 환영한다.
▲경북대 생명과학부 이현식 교수=화학, 생명과학과 등에서 40% 이상이 이탈하고 있는 상황이며,약대를 준비하는 학생이 80%에 달해 재수를 하면서 휴학을 반복하다 자퇴하기도 한다.
이런 양상은 기초과학의 붕괴를 우려하지 않을수 없다. 지도학생이 44명인데 24명이 휴학을 했다. 심도있게 가르쳐야 하는 기초과학을 얕게 가르쳐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약대 2+4학제는 개편이 시급하며 약대에서 반드시 1학년때부터 선발해 교육해야 한다.
▲연세대 약학대학 한균희 학장= 신설약대인 우리학교의 경우 4년간 160학점의 커리큘럼이 제시됐고 1년의 실무실습 기간을 제외하면 3년간 전공을 다 가르쳐야 한다.바이오, 제약산업에 대한 교육은 생각하기 어렵다.
통합 6년제가 돼서 1학년부터 교육을 시작한다면 처음에는 융합형 소통형 인재 양성의 기본이 되는 교육에 집중하고 2학년부터 전공을 개설하면서 5~8과목을 교육한다면 전체적인 커리큘럼 운영에도 도움이 되고 미래형 약학자 양성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전국약학대학학생회협회 양태희 회장(충남대 약대 5학년)= 2+4학제 문제에 대해서는 패널이 지적한 문제에 대해 의견이 다르다. 대학원 진학률이 낮다는 점은 군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하고 약대 졸업생이 다른 분야로 진출하기 어려운 것은 6년제에 맞는 처우개선이 필요하다.
이공계 이탈 부분은 약대 학제 개편에 따라도 해결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이공계 졸업자에 대한 처우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
현재 약대생들은 통 6년제를 반대하는 의견이 우세하다. 약대생 1254명 대상 조사 결과 현행 2+4학제를 찬성하는 학생이 전체의 77.5%, 반대는 22.5%였고, 현행 체제가 사교육비 부담을 조장하고 있다고 답한 학생이 80%에 달했다.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 김형기 서기관=구체적인 언급을 하기가 조심스럽다. 분명한건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오늘 지적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겠다.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계속 논의하고 학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합의가 되면 그때가 개편 시점이라고 본다.
토론회를 마친후 정규혁 약교협 이사장은 "약대 6년제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회를 통해 시급함이 드러났다.이번 토론회 평가를 거쳐 교육부 및 국회와 심도 깊은 협의를 해 나가겠다. 빠른 기간 내에 약대가 통합6년제로 전환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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