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심층진단-약사감시②

범죄단속인지 지도감독인지 구분안돼

"향정약 감시땐 범죄자 된 듯한 느낌"

세부적이고 경직된 과도감시는 再考

또 다른 약사감시의 문제점은 범위의 광범위 성이다.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체크해야할 항목이 많다는 점이다. 약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약국이라는 사업장을 운영한다는 죄(?)치고는 너무 가혹하다는 주장이다. 경기도의 한 약사는 “심정 같아서는 약사감시를 나오는 담당자를 약국에 1년간만 앉혀놓고 상황이 어떤지 실감해 보라고 하고 싶다”고 밝혔다.

어떤 행정처벌이건 한번도 걸려본 적이 없는 약사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그 약사는 100%의 약사나 약국이 주의든 과징금 이든 어떤 처벌도 약사감시로 인해 받지 않은 경우가 없다는 것은 약사감시 자체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해 주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단순히 생각나는 것만 큰 범주로 나열해도 약국의 시설의 준수여부, 마약류의 관리실태, 약사의 조제여부, 의약품 관리사항 준수, 전문 약의 일반 판매등 입에서 줄줄이 나온다며 그 사항들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체크해야할 항목이 수십 수백 가지는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한 대형 약국가. 이런 지역은 무자격자 판매단속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약사는 “물론 약사로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고 생명을 좌우 할 수도 있는 의약품을 취급해야 한다는 상황에서 의약품의 안전한 유통을 위해 갖춰야할 조건은 갖춰야 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본업을 팽개치고 일년 내내 약사감시 준비에만 매달릴 수 도 없지 않느냐”고 밝혔다. 다시 말해 약사감시를 준비하다보면 일년 내내 거기에 시간을 할애해도 모자랄 지경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보건소건 식약청 이건 감시를 나올 때 들고 오는 체크 항목을 기재한 카드를 보면 보건소의 경우 큰 항목만 12개가 넘고 응용해 만든 세부내용은 수십 가지나 된다. 이런 식으로 유관기관 7곳에서 수시로 들락거리며 약사감시를 하면 정말 멀쩡한 사람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들을 밝힌다. ◆표준화 안된 단속 더 큰 문제는 이런 체크사항들이 관청마다 혹은 감시원마다 제각각 이라는 점이다. 쉽게 말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감시와 단속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항목에서 10가지 체크사항이 있다면 그중 9개는 잘 준수했고 1개에서 실수가 나타났다면 그대로 죄인이 되 버리는 식의 단속이 진행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것이 감시 기관이나 감시원에 따라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서 관리를 잘한다고 해도 반드시 위반사항에 걸리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일례로 보면 반품의약품을 보관하다가 미처 처리하지 못했을 경우 개봉의약품 판매로 처벌하거나 같은 경우도 약사입장에서 보면 억울하지만 감시원 입장에서 보면 분명 위반행위라는 점은 뭔가 상호간 조율해야할 부분이 반드시 존재함을 시사한다. 이런 정도는 감수할 수 있지만 사소한 잘못이 아주 커다란 잘못으로 적발되는 경우는 정말 힘들다는 약사도 많다. 범법행위를 한다는 악의적 마음이 없다는 것은 분명한데도 일단 결과론 적으로 체크사항에 해당된 경우에는 순식간에 범법자로 둔갑해 심적 고통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 사안이 과중한 것이라면 수용할 수 있겠지만 경미한 사안이 분명한데도 감시원에 따라서는 원칙대로 규정에 정한대로 고의성 여부를 떠나서 그대로 범법행위로 몰고 간다. 약사들은 이와관련 “사안이 고의성이 없고 경미한 것이라는 경고나 주의 수준에서 넘어가는 다소 융통성 있는 감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최근 약국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시설, 서비스 수준도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너무 다양한 단속 기준은 약사를 곤혹스럽게 한다. 경기도의 한 개국 여약사는 일종의 3진 아웃제 비슷한 제도의 도입도 적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즉 해당약국이 특정 사항에서 감시에 체크됐다면 그 사안이 중대한 사항이 아니라면 1차주의, 2차 경고, 3차 행정처벌처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감시원의 태도를 지적하는 약사도 많다. 지나치게 고압적이라는 것이다. ◆단속 융통성 필요 약사감시라는 것이 어떠한 잘못이 있어서 그것을 캐내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닌 보다 안전한 의약품 공급체계를 관리하기 위해 실시하는 지도감독이라는데 의미를 둔다면 이런 식으로 약사감시를 해선 안된다고 주장한다. 서울의 한 개국약사는 “얼마전 무자격자 의약품판매를 위한 단속에서 약사감시원이 환자를 보는 앞에서 조제실로 들이닥쳐 마치 범죄현장을 수사하듯이 뒤지고 환자 앞에서 약사에게 마치 죄인 다루듯 하는 약사감시 자세를 보고 서글픔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일은 비단 이 약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상당수의 약사들이 한두번 겪어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말을 하는 약사들을 상당수 볼 수 있다. 많은 약사들은 약사감시원이 약국 문을 들어서는 순간 약사를 마치 범죄자 다루듯 상대하며 특히 검찰.경찰의 경우 정도가 심한 경우도 많다고 지적하고 약사회에서 강력하게 이 부분을 설득력 있게 항의해 시정조치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검경의 주요 약사감시 대상은 주로 불법 의약품이나 가짜 약 취급문제, 향정 약 부분이나 마약류에서 이뤄진다. 향정 약이 마약류로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해당 관련법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 문제로 인해 약사들은 본의 아니게 마약사범이 되기도 하고 강도 높은 범법자가 되기도 한다. 특히 향정약 중 일부가 소실되거나 자연파손등으로 인해 재고 개수가 일치하지 않으면 곤욕을 치르기 십상이다. 그동안 수년전 부터 약사회와 의료단체 등은 치료용 약의 향정신성 의약품을 마약류에서 분리해야한다는 의견을 내고 관련법안을 발의하기 위해 노력하고 실제로도 수명의 의원이 발의했지만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일선 약사들은 이런 점에서 마약류법안 분리를 요구하고 있다. 만약 단속과 처벌이 보다 융통성을 발휘한다면 이런 요구도 줄어들 것이다. 의도적으로 마약류를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여러 가지 고의성이 없는 이유로 재고량에서 미세한 차이가 나더라도 원칙만 내세워서 마약류법에 의해 처벌할게 아니라 보통 융통성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메디코파마뉴스 김종필기자 (jp1122@nate.com)

기사 입력시간 : 2009-07-29 오후 4:12:42